■ 꽃 탄생비밀을 말하다 - 백색 대형 국화 ‘백강’

꽃잎 빠짐현상 없고 줄기 강해 화환용 인기
표준재배법 적용해 연중 재배·출하 가능
약제 방제 줄여 10a당 63만원 비용 절감

국화는 국화과에 속하는 숙근 화훼류다. 화훼류 중 비중이 높은 작목으로 국내 화훼류 재배면적과 생산액의 10%를 차지하는 중요한 작물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1992년부터 국화 신품종 개발 연구를 본격 진행해 소국과 대국 등 다양한 품종을 개발해오고 있다.

흰녹병은 국화 재배와 수출, 검역에서 가장 문제가 많은 병해 중 하나다. 현재까지 재배되는 주요 백색 스탠다드 국화 품종 가운데 흰녹병 저항성 품종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이에 원예원은 2015년 흰녹병 저항성 품종인 스탠다드 백색 대국 ‘백강(白强)’을 육성했다.

백색 대형 국화 ‘백강’
백색 대형 국화 ‘백강’

‘백강’ 품종은 자연 일장(낮의 길이)에서 10월 중순(10월15일경)에 개화하며, 꽃 크기는 13.4±0.8㎝이고, 꽃잎 수는 277.9±13.2매로 많아 꽃의 중심이 비는 노심 현상이 없다. 줄기는 단단하고 강하며 측지 수는 약 10∼12개로 중간 정도다. 절화수명은 3∼4주로 일반 국화(2주)보다 2배 가까이 길다.

무엇보다 ‘백강’의 가장 큰 특징은 ‘흰녹병 저항성’을 들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흰녹병 저항성을 지닌 대국 품종으로는 최초다. 흰녹병 저항성이 있는 스프레이 국화는 있었지만 그동안 대국은 없었다. 

흰녹병은 잎 뒷면에 사마귀 모양의 돌기가 생기고, 잎은 갈색으로 변하며, 잎 앞면에는 황색 점무늬가 발생한다. 흰녹병은 국화 상품성과 수익성을 30% 이상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병해로, 흰녹병 발생률이 높은 봄에서 초여름이면 농가들은 ‘국화 흰녹병 주의보’를 내리고 가장 주의를 기울이는 시기다. 

이런 골칫거리를 해소해 준 국화가 바로 ‘백강’이다. 이로써 국화 농가들은 흰녹병 걱정을 덜 수 있게 됐고, 기존 방제에 비해 약제 사용량을 30% 정도 줄일 수 있어 10a당 63만원가량의 비용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또한 난방비도 기존 품종보다 20% 정도 절감할 수 있다.

‘백강’은 일반적인 국화 표준재배법에 준해 재배할 수 있고, 연중 재배·출하가 가능하다. 그러나 여름 고온기를 넘긴 삽수를 정식해 재배하는 전조 억제 재배(단일식물의 자연 개화기를 전등 조명으로 늦추는 재배)에서는 삽수 또는 발근묘 냉장이 매우 중요하다.

가을 전조억제 재배 시 국화는 13℃ 이하의 온도에서 쉽게 로제트화(근생엽이 방사상으로 땅 위에 퍼져 무더기로 나는 그루)해 개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개화에 미치는 냉장의 효과는 품종에 따라 차이가 많으나, ‘백강’ 품종은 반드시 삽수를 2∼3주간 냉장처리(2℃) 후 사용해야 한다. 또한 암막을 이용한 촉성재배 시에는 낮의 길이 11시간30분, 밤의 길이 12시간30분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강은 국립종자원에 2016년 품종출원(2016-287) 했고, 재배심사를 거친 후 2017년 품종등록(등록번호 제6552호)이 완료됐다. 농진청과 수의계약을 통해 통상실시권을 가진 업체나 농가를 통해 보급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화는 스탠다드 국화인 ‘대국’ 중심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간한 ‘2021년 화훼재배현황’에 따르면 2021년 국화 총 판매액 386억원 중 대국이 341억원으로 88%에 달한다. 대국 가운데에서도 90% 이상이 흰색 국화다. 여전히 백색 대국 품종은 일본 품종인 ‘신마’와 ‘백선’ 등 2품종이 우리나라 백색 대국의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정재아 농촌진흥청 화훼과 연구관은 “국화 ‘백강’은 국내에서 선호하는 화형으로 소비자 기호도가 높고 설상화가 단단해 꽃잎 빠짐 현상이 없고 줄기가 강해 화환용으로 이용하기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관은 “특히 재배 시 흰녹병에 강해 국화 재배농가에도 가을∼봄 작형에 유리하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현장맞춤형 기술지원으로 우리 품종이 국내시장에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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