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해 농사를 말하다 - 김시동 농촌진흥청 가금연구소장

올여름은 어느 해보다 심한 폭염으로 축산농가들의 피해가 컸다. 특히 닭과 오리의 집단폐사가 많아 가금류 농가들의 시름도 깊었다. 국내 가금산업 현황과 신품종 육성 성과, 가금류 농가들의 막바지 사양관리 요령, 조류인플루엔자 등 각종 질병의 예방대책에 대해 김시동 농촌진흥청 가금연구소장을 통해 살펴본다. 

 

“영양과 건강 때문에” 닭·오리 사육․소비 증가
 올인·올아웃과 계사 청결관리로 질병 예방해야
 개량종에 밀린 토종닭, ‘우리맛닭’이 부활 선봉장

 

김시동 농촌진흥청 가금연구소장
김시동 농촌진흥청 가금연구소장

Q. 우리나라 가금산업 현황과 향후 전망은.
A. 국내에서 주로 사육하고 있는 가금류는 육계, 산란계, 오리, 토종닭 등이다. 육계(토종닭 포함)는 2023년 2분기 기준 약 8800만수, 산란계는 약 7300만수, 오리는 약 880만수가 사육되고 있다. 

가금산업이 국내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산액 기준으로 보면, 육계는 2022년 돼지, 미곡, 한육우 다음으로 2조9천억원(농업생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율 5%), 달걀은 5위로 2조3천억원(4%), 오리는 8위로 1조4천억원(2.5%)이다.

Q. 국내 닭과 오리 사육농가 현황과 소비량은.
A. 2023년 닭 사육농가 수는 3077가구다. 국민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2021년 14.7㎏에서 2022년에는 15.1㎏으로 증가했다. 닭고기 공급량 증가와 인구감소의 영향으로 연평균 1.2%씩 증가해 2032년에는 16.5㎏ 수준으로 전망된다. 

오리 사육농가 수는 2021년 375가구에서 2022년 474가구로 전년대비 약 26.4% 증가했다. 이는 산지가격 상승으로 농가들의 입식 의향이 증가한 이유로 보인다. 국민 1인당 오리고기 소비량은 2021년 1.98㎏에서 2022년 2.32㎏으로 증가했다. 

Q. 닭, 오리 이외에 새롭게 부상하는 가금류는.
A. 닭이나 오리 이외에 많이 알려진 축종은 메추리가 있다. 한국메추리산업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메추리는 2000년 초반까지 산업이 크게 발전해 전국에 300농가 이상이었으나 최근에 메추리 농가의 전업화·현대화가 이뤄지면서 2023년에는 87호로 감소했다. 반대로 농가당 사육두수는 4~5배 정도 증가해 농가당 평균 약 23만수를 사육하고 있다. 

연간 메추리알 생산량은 2021년 1억5천만개, 2022년에는 1억6천만개가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메추리알은 주로 인천 강화, 경기도 김포와 여주 등에서 대부분 생산된다.

다만 메추리는 다른 축종에 비해 사육에 적합한 사료나 시설 등이 부족한 실정이다. 하지만 메추리 사육농가들 대부분이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제도) 인증을 받고 시설 또한 현대화로 개선해 나가고 있어 소비자와 국가의 관심이 더해진다면 많은 발전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Q. 가금류 주요 질병과 방제 대책은.
A. 1990년대 이후 과거에 없던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HPAI), 가금티프스, 전염성빈혈증 등과 같은 다양한 질병들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질병을 제어하기 위한 백신과 항생제, 차단방역 기술, 방역시설 등이 빠르게 발전해 과거보다 피해는 작아졌으나 여전히 위협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외부로부터 쥐나 야생동물, 조류 등이 침입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차량이나 사람이 계사에 출입할 경우에는 내·외부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하며, 계사별로 발판 소독조를 설치하고 반드시 소독 후 계사에 출입해야 한다. 계사 내 닭을 한꺼번에 비우고(올아웃) 청소나 소독 등을 하고 한꺼번에 입식(올인)하는 것을 원칙으로 계사 내 온·습도, 가스 등 사육환경을 잘 관리하는 것이 질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Q. 토종과 외래종의 장단점, 품종 개량의 성과는.
A. 토종닭은 생산성이 낮아 일제강점기 이후 외국에서 도입된 생산성 높은 개량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점점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1980년대 후반부터 국내 토종닭 실태조사와 복원사업을 추진해 토종닭 유전자원을 수집하고 계통조성을 실시해 ‘우리맛닭’을 품종 개발했다. 

이후 종계농장, 실용계농장, 전문외식업체 등으로 이어지는 수평계열화 형태로 산업을 확장하고 꾸준히 새로운 토종닭 종계를 보급하며 개량을 거듭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토종닭 달걀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산란용 토종닭’ 개발 연구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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