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라는 속담이 있다. 추석(秋夕)은 가을저녁 즉, 가을 중에 달빛이 가장 아름답고 좋은 밤이란 뜻이다. 오곡이 익어가는 풍요의 계절인 만큼 이날만큼은 잘 먹고 잘 입고 잘 놀며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추석 전에 벌초를 해 조상 묘지를 곱게 단장하고, 추석날이면 송편을 빚어 차례를 지낸다. 우리는 지금까지 조상의 음덕으로 이렇게 잘살고 있음을 잊지 않고 감사의 마음으로 차례를 올린다. 추석은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 가족 간에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의 공간이며, 부모에 대한 공경과 자식에 대한 사랑이 꽃피는 효를 실천하는 장이기도 하다. 

정치권은 추석이나 설 명절이 되면 정치현안에 대한 민심잡기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추석이면 민족의 대이동으로 수도권과 지방, 세대 간, 직업 간 전방위 소통이 이뤄지다보니 ‘추석밥상민심’이 향후 정치의 향방을 좌우하기 때문일 게다.  

농촌은 지금 고령화에 따른 일손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다. 급속한 고령화로 65세 이상의 농업인이 46.8%에 달하며, 40세 이하는 3.6% 이하로 농촌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한편 농업인들은 쌀 수확을 앞두고 쌀값 하락 우려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농촌과 농업은 민족의 고향이며 뿌리이며 우리의 식량창고다. 여기에 경쟁력, 비교우위론, 경제논리의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된다. 정치권은 정당의 지지율에만 연연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민심과 농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살피고 농촌·농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획기적인 정책을 펼쳐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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