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인삼이 세계시장 절반 차지…한국산 고작 3%대

세계 인삼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는 반면, 국내시장은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인삼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는 반면, 국내시장은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 인삼강국 재도약 위한 컨퍼런스 공동 개최
국내시장은 주춤하는 반면 세계시장은 꾸준히 성장
고품질 신품종 개발·보급해도 농가 ‘자가채종’에 의존

농림축산식품부가 매일경제, 충남 금산군이 함께 인삼강국 재도약을 위한 컨퍼런스를 지난 19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천년 넘게 우리나라를 상징해온 인삼강국 위상에 걸맞게 미래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해외시장을 넓혀가는 한편, 흑삼과 가공제품으로 다변화하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1500여년 역사의 고려인삼은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 수출되며 지난해 수출액은 역대 최대인 2억7천만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세계 주요국의 인삼 수출비중을 보면 한국은 겨우 다섯 손가락 안에 들고 있다. 캐나다 인삼이 50%에 육박하고 있으며, 중국과 홍콩, 미국에 이어 한국은 3%대에 머물고 있다. 4위인 미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6위 파키스탄(2.2%)이 턱밑까지 치고 올라와 있을 정도로 종주국 위상은 날로 추락하고 있다.

코로나19 반짝특수로 8천억원을 돌파하다 다시 7천억원 아래로 떨어진 국내시장과 달리 세계 인삼시장은 2016년 40억달러에서 2021년 70억달러를 돌파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수출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박범인 금산군수는 고려인삼의 세계화 전략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군수는 “우리나라 인삼의 사포닌 종류가 36~38종 정도인데, 중국산은 40종까지 늘어나 오히려 품질 면에서도 뒤처지고 있어 우려된다”면서 “사포닌 이외 다른 약리성분을 발굴해 고려인삼에 특화된 강점을 널리 알리고, 전문기구인 한국인삼산업세계화위원회도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인삼강국 재도약을 위한 컨퍼런스를 지난 19일 개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인삼강국 재도약을 위한 컨퍼런스를 지난 19일 개최했다.​

국가별 현지전략으로 도전해야
기현민 KGC 인삼공사 글로벌기획실장은 뿌리삼 의존에서 탈피해 건강기능식품 제품으로 수출시장을 개척해 2025년 수출로만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장담했다.

기 실장은 “세계 2위 건강기능식품 시장인 중국에 1천억원 이상의 광고마케팅 비용을 동원해 정관장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시장을 리딩할 수 있게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건강기능식품에 구매빈도가 늘어났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삼에 대한 인식도 나아지고 있는 점은 호재로 판단했다.

세계최대 건강기능식품 시장인 미국에 대해서는 특화원료와 제조설비의 현지화를 통해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기 실장은 “국내시장 1위라는 자신감을 갖고 세계 1위 도전에 과감하게 나서겠다”고 말했다. 다만 매출신장과 별도로 국내삼 수요창출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에는 복용이 불편한 캔형의 뿌리삼을 고집하지 않고 시장과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생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선순환 시스템 만들자
양태진 서울대 식물생산과학부 교수는 신품종 개발과 보급, 그리고 다양한 가공제품 출시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 교수는 “국내 인삼 재배면적은 1만5천㏊인데 자가채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점은 약점”이라고 지적하며 “충남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금선’의 경우 단위면적 대비 다수확, 다습한 기후에서도 잘 견딘다. 병해충에도 강하고 가공에도 적합한 여러 장점이 있지만 인삼농가는 자가채종에 의존하면서 품종 전환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충남만 해도 전체 농가 중 90%가량이 자가채종에 의존하고, ‘금선’ 비중은 10%대에 머물면서 고품질 인삼 생산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인삼특성에 기인한 품종개발의 어려움도 크다. 인삼은 다른 작물에 비해 신품종 개발이 어려워 한 세대가 최소 4년인데다 한 개체에서 얻을 수 있는 씨앗은 40개 정도에 그쳐 증식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끝으로 양 교수는 “과거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명품 인삼 품종개발 로드맵을 가동하자”고 제안했다.

글로벌 인삼거래 메카로 육성
장혁훈 매일경제신문 농업전문기자는 고려인삼의 재탄생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장 기자는 “한국 인삼시장은 고려인삼만을 다루는 가장 폐쇄적인 시장이라 문제”라며 “화기삼, 전칠삼 등의 유통은 홍콩시장이 독점하고 있는데 글로벌 인삼 종주국이 되려면 유통시장을 우리가 선점해야 한다”고 밝히며 해법으로 글로벌 온라인 인삼거래소 개설, 메타버스 시스템 도입, 온라인 거래 플랫폼의 민간과 연계 모색을 제안했다.

“고려인삼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인 승열작용을 과학적인 정공법으로 규명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세계인삼연구소 설립과 인삼분야 노벨상격인 세계인삼과학상도 제안했다.

장 기자는 “세계인삼연구소는 종자부터 재배, 제품화에 이르기까지 인삼 벨류체인 전체를 담당하고, 품종별 약리작용 연구를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 개발에 활용하고, MZ세대에게 거부감을 주는 쓴맛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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