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지 않는 기록 ‘최연소 천하장사’ 방송가 종횡무진
입담 센 예비 MC…6시 내고향 ‘홍보 장사 만만세’로 시동 
​​​​​​​가수 데뷔 18년 만 ‘건달’역 맡아 정극 연기 첫 도전 

■만나봅시다- 방송인 백승일의 도전은 계속된다
“‘농촌을 살리자’는 콘셉트로 KBS ‘6시 내고향’의 한 코너인 ‘홍보 장사 만만세’를 진행하는데, 방송 촬영은 3~4시간 정도지요. 일손을 돕는다며 잠깐 농산물 상자를 포장하고, 고구마·감자를 캐는 데도 땀을 한 바가지나 흘립니다. 하하하.”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민속(프로)씨름단에 입단한 그해에 강호동이 세운 18세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운 ‘17세 최연소 천하장사’ 기록 보유자인 방송인 백승일의 말이다. 
3년 전 ‘6시 내고향’을 만나 농촌의 듬직한 ‘홍보 장사’로 거듭난 그는 18년 전 가수로 데뷔한 이래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아내, 가수 홍주와 함께 3집 ‘지금부터 청춘이다’를 냈지요. 요즘은 지방자치단체 행사도 많아졌어요. 정말 하루가 기분 좋고, 촬영이 재밌고, ‘앞으로도 요즘만 같아라’라고 주문을 외우면서 막 다니고 있습니다.” 

최연소 천하장사, 방송인 백승일에겐 농작업에 맞춰 큰 덩치를 수그리는 것도, 쪼그려 앉는 것도 고된 노동이었다. KBS ‘6시 내고향’의 코너 ‘홍보 장사 만만세’ 첫 촬영을 마친 뒤 3일 동안 앓아누웠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최연소 천하장사, 방송인 백승일에겐 농작업에 맞춰 큰 덩치를 수그리는 것도, 쪼그려 앉는 것도 고된 노동이었다. KBS ‘6시 내고향’의 코너 ‘홍보 장사 만만세’ 첫 촬영을 마친 뒤 3일 동안 앓아누웠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샅바 놓고 마이크를 잡기까지
오라는 데 많은 요즘이지만, 그중 가장 신경이 쓰이는 곳은 드라마 촬영 현장이다. 정극 연기에 첫 도전하는 백승일은 ‘건달’역으로 곧 시청자들을 만난다.

“‘검사와 건달들’(가칭)이라는 드라마인데, 덩치에 맞는 역할을 맡았지요. 첫 드라마 출연이라 긴장이 많이 됩니다. 10회 중 6회에 출연하고 대사도 있습니다. 감독님께서 예쁘게 봐주신 거죠. 열심히 촬영에 임하고 있습니다.”

백승일은 “비록,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샅바를 놓고 마이크를 잡을 수 있었던 건 ‘천하장사’라는 타이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돌이켰다. 

씨름은 주어진 경기시간이 1분이지만, 0.1초 순식간에 승부가 나는 경기가 허다하다. 몸 전체의 근육과 기술을 고루 사용할 줄 알아야 하며, 순발력과 근력, 정신력, 지구력, 체력 등을 요하는 경기다. 

“상대방의 허리와 다리에 감은 샅바를 잡고, 무릎을 세운 뒤 경기가 시작되지요. 선수들은 샅바를 잡는 순간부터, 또 무릎을 세우면서 상대방 선수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전략을 세웁니다.”

프로씨름 모래판에서 그가 거머쥔 황소트로피만 19마리다. 그가 사는 경기 파주 집에 14마리, 그의 고향인 전남 순천 본가에 5마리가 있다. 

K-1, 2년 계약 ‘10억 제의’ 포기
소속 씨름단이 해체되면서 최홍만과 함께 격투기인 K-1 제의를 받았다. 2년 계약에 10억원, 7번 싸우면 됐다. 백승일은 최홍만과 다른 선택을 했다. 거액을 포기하고 그가 선택한 길은 ‘가수’였다.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육상선수로 뛰었을 만큼 빼빼했어요. 그래서 한때는 모델이 되고 싶었지요. 또 노래를 곧잘 불러서 씨름단 회식 때는 다 내가 불렀어요. 가수만큼 잘한다고 생각했지요. 마침 기획사에서 앨범을 내자고도 했고요.”

수개월 연습을 하고 첫 앨범 ‘나니까’를 냈지만, 가수는 또 다른 세계였다. 노래도, 말도, 스텝도 꼬였다. 첫 무대가 SBS ‘인기가요’였는데, 스스로 부끄러워서 모니터 도중에 TV를 꺼버렸다. 그래도 천하장사라는 타이틀이 방송가에서, 무대 위에서 4~5년을 버티게 해줬다. 

“버티는 와중에도 내 자신이 초라하고 열도 받고, 잘못된 선택을 했구나 싶었지요. 예능 프로에 출연해도 말도 몇 마디 하지 못한 채 있는 듯 없는 듯… 점차 출연 요청도 잦아들었어요.” 

물꼬를 터준 건 아내, 가수 홍주였다. 완전히 주저앉았을 때, 기획사 대표도 “이제 포기하자”고 했을 때 마침 만났다. 백승일·홍주 부부의 전쟁 같은 사랑 이야기는 채널A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애로부부)를 통해 뒤늦게 알려지면서 화제를 낳았다. 

‘가수 홍주’를 만나 배우고, 사랑하고 
“아내는 당시 잘나가던 신인가수였어요. 노래방을 같이 갔는데, 가수가 노래를 못한다면서 ‘당장 때려치우라’고 혼을 냈어요. 그게 인연이 돼서 노래 레슨도 받고, 지금은 함께 무대에도 서고… 우리 부부를 좋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순천시내에서 살았고, 씨름만 해서 농업·농촌을 잘 몰랐다. ‘홍보 장사 만만세’ 녹화 전부터 일도 거들고, 손도 잡으면서 이런저런 진솔한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도록 움직였다. 

‘홍보 장사’ 백승일의 눈에 비친 농촌은 ‘부지런한 곳’이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농사일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1년 수확 농사라서 제때를 놓치면 안 되기에 바쁠 때는 쉴 틈도 없는 곳. 봄에 땅을 파서 씨를 뿌리고, 마지막 수확할 때까지 해야 할 일이란 어마어마하게 많다.

“그래서 우리 어머님들, 아버님들 허리 굽고, 손 오그라지고, 수술하고요. 사실, 홍보 장사 만만세를 촬영하면서 얼마나 일을 거들겠어요. 농사일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

‘6시 내고향’을 만난 뒤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가수로서 설 무대는 물론 TV광고, 드라마, 예능 등 방송가를 종횡무진하며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듬직하고 미더운 구석이 있어 보이는 체구에 파이팅 넘치는 고음의 목소리와 익살스런 애교로 무장한 그는 준비된 방송인이었다. 

“노래도 하고 싶고, 예능도 하고 싶고, 강호동 형과 이만기 형처럼 MC도 하고 싶습니다. 천하장사 출신 ‘최고 MC 백승일’을 기대해주세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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