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업의 미래 바꿀 주요 실천과제 제안
신임이사장에 김홍상 전 농경연 원장 추대

농정연구센터는 지난달 30일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앞으로의 연구방향을 논의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사진은 농정연구센터와 호흡을 함께한 관계자들이 기념떡을 자르며 30년 역사를 축하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농정연구센터는 지난달 30일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앞으로의 연구방향을 논의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사진은 농정연구센터와 호흡을 함께한 관계자들이 기념떡을 자르며 30년 역사를 축하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농정연구센터 30년은 우루과이 라운드라는 누란(累卵)의 위기에 맞서 모두의 지혜를 모아 해법을 찾기 위해 도전과 실험의 역사적 발자취였다.”

지난달 30일 서울 aT센터에서 농정연구센터 창립 30주년 기념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그간의 업적을 평가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정영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김기영 대산농촌재단 이사장, 황수철 국립농업박물관장, 박진도 전 대통령소속 농업·농촌특별위원장, 김홍상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송용섭 전 충청북도농업기술원장 등 다수의 농업계 석학들이 참석해 농정연구센터 창립을 축하하며 앞으로의 30년을 응원했다.

농정연구센터는 우루과이라운드 타결 직전인 1993년 농정연구포럼으로 출발했다. 절박한 위기감이 극에 달한 시점, 농정연구센터는 농정개혁 화두를 던지며 이슈와 문제제기에 앞장섰다. 특히 2011년 13개 단체가 한데 뭉친 대안농정그룹을 결성해 ‘한국 농업·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전략’을 내놓으며 전기를 맞았다. 농정연구센터가 주도한 지속가능한 농정체제는 문재인 정부 농정의 근간을 만드는 기초로 활용됐다.

황수철 농정연구센터 명예이사장(국립농업박물관장)은 “미래 30년의 담론을 숙의하는 또 다른 포럼, 새로운 미래를 창조할 새 사람을 길러내는 배움터가 시급하다”면서 “농정연구센터가 당장의 현실이 아닌 미래에 대한 방향감각을 기르고 시대교체를 선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제발표에서는 이태호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농산물 시장개방 이후의 농업정책을 진단했다. 이 교수는 “농산물 시장 개방 이전엔 정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해 가격을 조정하고 물량을 제한했지만 개방 이후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개선 정책에 주력했다”면서 “1995년 농림수산 부가가치 순위가 13위이던 것이 시장개방이 거의 완성된 2015년 15위로 초기 우려와는 달리 개방 후 세계시장에 비교적 잘 적응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치화하기 어려운 농업의 공익적 가치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해야 하는 게 숙제”라며 “정보처리기술이 급속히 발달하며 농업인의 동기를 부여하는 정책과 적절히 조화하면 최선의 농업정책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김홍상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은 농업의 미래를 준비한다는 관점으로 주요 실천과제를 짚었다. 김 전 원장은 “예산 총괄부서의 일방적 조정이 아니라 농식품부 스스로 예산을 조정하고 미래과제를 발굴하며, 책임지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농업·농촌 분야에 국한하지 말고 새로운 정책이 창의적으로 개발될 수 있게 예산편성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여러 선진국처럼 평가기준을 5년으로 중기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농지 소유와 이용을 새롭게 재편해 농지의 유통화를 촉진시켜 농업경영인의 진입과 퇴출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시장지향적 산업으로 나아가게 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중소가족농을 정부의 정책지원 핵심대상으로 봐야 하는지 재검토하고, 기업농의 역할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피력했다.

농촌공간계획법 시행을 앞두고 농촌공간이 꼭 농업적 이용만을 강요하지 말고, 단기적인 개별적 이익만을 내세우게 되면 실효성은 낮아지고 생활서비스 기반은 약화되는 현상이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농정연구센터는 임시총회를 개최해 새로운 이사장으로 김홍상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을 추대했다. 김홍상 신임이사장은 2019년 제15대 농경연 원장에 올랐다. 1994년 농경연에 입사해 농림산업정책연구본부장, 기획조정실장, 평가위원장을 맡았고, 농지와 농업용수를 비롯한 농업·농촌분야의 다양한 농정 연구를 수행했다. 특히, 농지은행 제도와 관련 정책사업 도입 연구를 수행하고 제도화에 기여하며 2018년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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