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해 농사를 말하다 - 이영란 농촌진흥청 화훼과장

최근 집중호우로 인한 많은 비와 습한 날씨로 화훼농가들의 재배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국내 화훼산업 전반사항과 계절별 주요 재배관리법에 대해 이영란 농촌진흥청 화훼과장에게 들어봤다. 특히 폭우와 과습 등에 따른 화훼 종류별 대응과 관리방안도 짚었다.

고온기-습도·온도관리, 과습 시 병해관리 필요
쑥부쟁이 등 국산 화훼류 천연 산업소재로 유망

이영란 농촌진흥청 화훼과장

Q. 우리나라 화훼산업 현황은.

A. 국내 화훼산업은 2005년에 판매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으나 2010년 이후 시장개방 확대에 따른 수입 증가, 농업인구 고령화, 고유가 등 경제상황 악화로 재배면적과 생산액이 지속 감소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경조사와 선물용으로 화훼류를 소비하기 때문에 절화류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점차 분화류, 초화류, 관상식물 등의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2021년 기준 화훼류 판매액은 5382억원인데, 분화류(38.6%), 절화류(32.3%), 초화류(14.6%), 관상수(6.4%), 화목류(6.4%) 순이다.

화훼 수출은 2010년에 1억달러를 넘었으나 이후 세계경제 불황과 엔저현상으로 점차 감소해 2022년 1245만달러로 줄었다. 하지만 접목선인장은 유럽, 미국까지 진출해 수출액이 늘면서 2021년에 489만달러로 화훼품목 중 1위를 차지했다.

화훼 수입액은 2021년 처음으로 1억달러를 넘어섰고 2022년 1억2500달러 규모이며, 수입 물량도 2만3075톤으로 역대 최대다. 이에 따라 내수시장에서 국산 절화류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온라인 유통 시스템을 활성화하고, 개인·가정용 소비를 늘릴 방안을 찾아야 한다.

 

Q. 여름철 장마와 과습으로 인한 주요 화훼류의 병해충 방제법은.

A. 여름철은 기온뿐 아니라 뿌리 환경도 집중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미스트 시설을 활용해 습도를 70% 이상으로 관리해 식물의 증산을 막고 수분 소실로 인해 잎의 온도가 오르는 것도 막아야 한다.

특히 국화는 고온상황에서 피해가 많다. 따라서 주간 온도가 30℃ 이상 되지 않도록 차광스크린이나 환기팬을 이용한다. 이때 암막은 늦게 닫도록 하고, 저녁 10시 이후는 암막을 일부 열어 환기와 함께 온도 상승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국화의 대표적인 병인 흰녹병(백수병)은 기후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강우가 계속되면 발생이 급증한다. 흰녹병에 강한 품종을 선택하고 건전한 모본을 사용하는 게 중요한다. 비가 올 때 흙이 튀어 오르면 발병하기 쉬우므로 비를 맞지 않게 해야 한다.

나리(백합)는 일사량을 줄이고 고온과 높은 광도에 발생할 수 있는 잎이 타는 현상과 꽃눈 퇴화를 막아야 한다. 꽃눈 분화기 이후에 1주일 간격으로 100ℓ당 식용 염화칼슘 10g을 녹여 관주하면 줄기 생육이 건강해진다.

장미는 뿌리 온도를 20~22℃로 유지해야 하고, 기온이 오르기 전인 일출 직전부터 물을 주면 좋다. 장미에서 주로 발생하는 잿빛곰팡이병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온실이 과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확기에는 방제약제로 등록된 농약을 사용하되 약의 흔적이 없는 훈연제나 유제로 방제한다. 

노균병은 적절한 환기를 통해 공중습도를 낮춰 예방하고, 약제 방제를 할 경우에는 성분이나 작용기작이 각기 다른 제품을 번갈아가면서 살포한다. 병원균이 포자 상태로 잠복하므로 재배포장 외에도 저장시설 방제도 필수적이다.

 

Q. 화훼의 기능성 연구 성과는.

A. 전 세계 천연화장품 시장과 천연 기능성식품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천연원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나고야의정서 발효 이후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국산 천연 소재를 이용한 산업원료 개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자생 화훼자원 가운데 쑥부쟁이속(참취속)에 속하는 화훼류들은 천연 산업소재로서 유망한 자원이다. 쑥부쟁이는 항산화·항곰팡이 효과 등이 보고됐으며, 섬쑥부쟁이는 항산화·항염증, 개미취는 항산화, 참취는 암세포 성장 억제, 항산화, 지방분해 억제, 벌개미취는 피부 미백 효능, 항비만, 간보호 개선 등에 관해 보고되는 등 과학적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많은 연구가 수행됐다. 최근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눈갯쑥부쟁이 추출물의 항산화, 항염활성을 밝히고 이를 특허출원했다.

 

Q. 한반도 계절적 특성에 따른 재배방식은.

A. 우리나라와 같이 사계절이 뚜렷한 환경에서는 노지재배에 많은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판매용 화훼품목이 시장에 알맞은 수확시기 조절과 주년생산을 위해 시설에서 생산된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해 개발된 다양한 스마트팜 재배방식이 화훼재배에 활용되고 있어 작물의 최적 생육을 위한 복합 환경조절 시설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