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해 농사를 말하다 - 오기원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논이용작물과장

긴 장마와 집중호우로 농업피해가 이어지고 있어 농가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가운데 특히 불어난 물로 인해 벼가 침수되고 논이 유실되는 등 벼재배 농가와 논에서 기타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국내 논농업 현황과 논에 재배되는 여러 작물의 여름철 관리포인트, 기후변화에 대비한 연구에 대해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오기원 논이용작물과장에게 들어본다.[편집자 주]

벼 외에 사료작물·콩·쌀보리·밀 등 재배 증가
그린라이스·중간물떼기 등 저탄소농법 속속 개발

Q. 논에서 재배되는 작물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데, 그 종류와 면적 변화 추이는.

A. 정부는 수입에 의존하는 주요 곡물의 국내 생산을 확대하고, 안정적인 쌀 수급을 위해 전략작물직불제를 시행하고 있다. 겨울철에는 밀이나 조사료를 재배하고, 여름철에는 콩이나 가루쌀을 이어짓는 이모작을 하면 직불금(250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우리나라 논 면적은 10년 전에 비해 약 19만㏊ 감소했는데, 쌀 소비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다. 반면, 정부 정책 영향으로 논에 재배되는 사료작물, 콩, 밀 등의 재배면적은 최근 10년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사료작물(7만4천㏊), 콩(1만3천㏊), 쌀보리(1만1천㏊), 밀(8천㏊), 겉보리(6천㏊) 순이다. 이밖에도 노지채소(4만5천㏊), 맥주보리(3300㏊), 들깨(1800㏊), 감자(1600㏊), 인삼(1200㏊) 등이 재배되고 있다.

 

Q. 논은 벼농사를 상징하는데, 우리나라 벼농사 현주소는.

A. 우리나라 농경지 153만㏊ 중 논이 77만6천㏊로 51%를 차지하고 있다. 논에는 벼가 72만㏊ 재배될 정도다. 지역별 품종을 보면 경기도 참드림, 강원도 오대, 충청도 삼광, 전북 신동진, 전남 새청무, 경북 일품, 경남 영호진미 등이 지역 브랜드로 발전돼 왔다. 최근에는 수요자 참여형 품종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벼농사는 기계화율이 99.3%에 이를 정도로 매우 발달됐다. 생산비를 더 낮추기 위해 드론을 활용한 병해충 방제, 육묘에 드는 노력을 줄이기 위한 드문 모심기 등 재배기술도 보급하고 있다.

 

Q. 논콩 생산성과 논에 적합한 콩 품종 개발 현황은.

A. 콩은 재배기간 동안 필요한 물의 양이 다른 작물에 비해 많기 때문에 논에서 콩을 재배하면 물관리가 편리하고 토양수분함량이 밭에 비해 높아 밭재배에 비해 콩 수량이 약 30% 증가한다. 현재까지 육성된 논콩은 선풍(2013), 대찬(2014), 아람(2016), 청자5호(2017), 선유2호(2019), 장풍(2021)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선풍과 대찬이 논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고, 선유2호는 숙기가 짧아 이모작용으로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장풍은 꼬투리가 달리는 높이가 25㎝로 다른 품종들에 비해 높아 침수피해도 줄일 수 있다.

 

Q. 가루미 등 특수미 재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앞으로 전망은.

A. ‘분질미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은 쌀 가공식품산업을 활성화함으로써 밀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쌀 수급과잉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2027년까지 가루미 20만톤을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서 가루미 품종인 ‘바로미2’ 재배면적을 2023년 2천㏊ 수준에서 2026년 4만2천㏊로 확대할 계획이다. 

가루미 연구와 최근 늘어나는 가공용 쌀에 적합한 벼 품종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가공용 벼는 떡, 즉석밥, 장류, 과자, 주정 등 밥쌀용을 제외한 모든 용도의 벼를 말하는데,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찰벼, 중간찰벼, 유색미, 기능성 벼 등 가공용 벼를 육성해 보급해 왔고, 2022년 전국 벼 재배면적 72만㏊ 중 약 11% 수준인 7만6천㏊에서 재배되고 있다.

 

Q. 지구온난화로 폭염, 냉해, 국지성 호우, 태풍 등 기상재해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농진청의 온난화와 기상이변에 대비한 연구는.

A. 농진청은 기후변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품종 즉 ‘그린라이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린라이스로 개발하고 있는 ‘밀양360호’는 논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16% 줄일 수 있고, 비료 투입량을 1/2로 줄여 메탄 발생량을 최대 23.9%까지 줄일 수 있다. 메탄가스를 줄이는 ‘중간물떼기 기술’은 국가에서 인증하는 감축 수단으로 등록돼 이미 시행되고 있다. 고온에서도 등숙이 잘되는 품종, 냉해에 잘 견디는 품종, 그리고 도열병, 흰잎마름병, 바이러스병, 멸구 등 병해충에 강한 품종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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