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해 농사를 말하다 - 문지혜 농촌진흥청 채소과장

장마가 이어지고 있는 7월의 한가운데서 채소농가들의 각별한 재배관리가 요구되는 요즘이다. 계절별 채소작목의 주요 특성을 비롯해 한여름 채소 재배관리 주의사항, 그리고 우리나라의 주요 채소 육종 현주소 등을 문지혜 농촌진흥청 채소과장을 통해 들어봤다.

환경적응형 품종·안정생산기술 개발 주력
장마철엔 배수로 깊게 하고, 무르기 전에 수확해야
전통․디지털육종 융합해 육종 효율성․신속성 제고

 

문지혜 농촌진흥청 채소과장

Q. 우리나라의 대표적 채소들은.

A. 채소는 먹는 부위에 따라 잎채소, 줄기채소, 뿌리채소, 열매채소 등으로 분류하거나 식물학적 특성에 따라 가짓과채소, 박과채소, 파속채소 등으로 분류한다. 일반적으로 과일로 알고 있는 수박·참외·딸기는 초본성이며 부식으로 먹기 때문에 열매채소(과채류)다.

우리나라의 대표 채소는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와 무, 양념으로 사용되는 조미채소인 고추·양파·마늘 등이 있다. 고추는 풋고추와 건고추를 합친 생산액이 2021년에 1조7천억원으로 원예특용작물 중 가장 많다. 딸기가 1조4천억원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Q. 우리 농업에서 채소가 차지하는 위치와 미래는.

A. 우리나라 농업생산액은 59조2천억원으로, 식량작물이 11조9천억원, 원예특용작물이 22조6천억원, 축잠업이 24조5천억원을 차지한다. 그중 채소는 13조2천억원으로 농업생산액의 22.3%, 원예특용작물 생산액의 58.3%에 달하는 매우 중요한 작목이다.

원예특용작물 생산액은 1990년 대비 3.9배 증가했고 특히, 채소는 국민에게 미네랄, 식이섬유, 비타민 등 건강기능 성분을 제공하는 중요한 식재료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농가인구 감소와 농촌 고령화, 기후변화 심화 등은 미래농업의 가장 큰 위기 요인이다. 이에 대응해 농진청 채소과에서는 환경적응형 품종 육성과 안정생산기술 개발, 융복합 기술을 활용한 부가가치 향상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Q. 계절별 주요 채소와 그 특성은.

A. 과거에는 봄 하면 딸기, 여름은 오이·참외·수박, 가을은 배추·무 등 계절별로 제철채소가 생산됐다. 하지만 요즘에는 품종과 시설재배기술 개발, 다양한 작형과 저장기술의 발달로 채소가 연중 보급되면서 제철채소의 개념이 약해지고 있다. 시설채소 면적은 1970년 대비 71.9배 증가한 5만4천㏊에 달하며, 생산액은 전체 채소생산액의 43.2%로 성장했다. 

딸기는 겨울과 봄의 주요 과채류로 수입 과일을 대체하고 있으며, 파프리카와 함께 수출 효자 작목이다. 겨울에 수박도 맛볼 수 있다. 배추와 무는 제주도부터 강원도까지 지역 조건에 따라 다양한 작형이 개발되고 환경적응성이 우수한 품종이 만들어지며 연중 생산되고 있다.

 

Q. 폭염과 장마에 따른 농가의 채소 재배관리 요령은.

A. 폭염 기간에는 물을 충분히 공급해 식물체가 수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한 경우 차광막을 설치한다. 고랭지배추에 잎 끝이 말리거나 색이 변하는 칼슘결핍 증상이 나타나면 석회와 물을 공급해야 한다. 시설하우스는 내부 온도를 낮추기 위해 환풍과 차광시설을 설치하고 제때 가동을 해야 한다.

또한, 장마철에는 배수로를 깊게 설치해 습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추는 줄 지주, 개별 지주를 보강해 쓰러짐을 방지하고, 피복한 비닐이 날리거나 벗겨지지 않도록 땅에 고정해야 한다. 붉은 고추, 수박 등 수확기가 된 과채류는 비가 내리기 전에 수확하는 것이 좋다. 무름병·돌림병·탄저병 등 병해충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도 힘써야 한다.

 

Q. 국내 채소 육종 현주소와 미래는.

A. 우리나라는 1960년대 종자 자급을 이뤄냈고, 1980년대에는 수량이 많고 병에 잘 견디는 품종을 육성했다. 1990년대에는 고품질·기능성 품종을, 2000년대 이후에는 내재해성, 기호성, 노동력 절감형 품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농진청 채소과에서는 육종 소재나 육종기술을 개발해 민간종자회사를 지원하는 연구를 추진하는데, 채소분야는 현재 형질연관 마커는 물론 유전체 기반 세대단축 대량마커, 표현체와 대사체 활용기술 개발 등 디지털 육종기술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통 육종과 디지털 육종의 융합은 신품종 개발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단초다. 앞으로도 채소과는 첨단 농업기술과 현장중심의 기술 개발, 실용화에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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