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 탄생비밀을 말하다 - 나리꽃 ‘레드벨벳’

농진청, 2017년 품종등록...통상실시로 업체·농가 보급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나리 신품종 ‘레드벨벳’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나리 신품종 ‘레드벨벳’

적색·황 복색에 내부반점 없고 상향 개화
기후적응성 높고 웅성불임이라 관리 용이

다양한 화색의 여름꽃 ‘나리’
나리는 백합의 순우리말이다. 6~8월에 다양한 화색의 꽃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여름꽃으로 꼽힌다. 절화(자른 꽃)는 꽃다발이나 장식용 꽃바구니의 주재료로 사용되며, 경관용으로 공원, 화단 등에 많이 심는다. 가정에서는 꽃가루에 의해 꽃이 지저분해질 수 있어서 개화 시 수술의 화분을 제거하는 번거로움이 따르기도 한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우리나라 기후에 적응성이 높고 꽃가루가 없는 웅성불임 나리 품종 ‘레드벨벳’을 육성했다. ‘레드벨벳(Red Velvet)’ 품종은 2003년도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에서 나리꽃 흑적색 계통과 노란색·주황색 복색의 ‘칸쿰(Cancum)’ 품종을 각각 모본으로 교배한 품종이다. 

2013~2014년 2년간 화색·초장·화폭·꽃수 등 농사시험연구조사기준에 따라 1차, 2차 생육 특성검정을 거쳐 2015년 이 계통을 ‘원교 C1-123호’로 명명했다. 이후 3차 특성검정과 기호도 평가를 거쳐 최종 ‘레드벨벳’이란 이름을 붙였다.

개화 빠르고 꽃수도 많아
레드벨벳의 화색은 적색과 주황 복색(둘 이상의 색이 합쳐서 이뤄진 색)으로, 내부 반점이 없고 개화 방향이 상향인 것은 대조 품종인 주황색 나리 ‘브루넬로(Brunello)’와 동일하다. 또한, 웅성불임으로 꽃가루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레드벨벳은 초장이 113.1±4.2㎝으로 대조 품종보다 초장이 19.3㎝ 더 커서 절화용으로 우수한 특성을 지녔다. 엽장과 폭은 14.5±2.0㎝, 2.2±0.1㎝로 대조 품종과 비교해 엽장이 0.5㎝ 짧고, 옆폭은 0.4㎝ 넓다. 

개화 특성은 대조 품종보다 개화일이 약 2일 정도 빠르며, 꽃수는 4.8±1.3개로 1.4개 더 많다. 구근 특성은 자구 수가 3.0±0.0구로 대조구에 비해 1.7배 많다. 소비자 기호평가에서는 ‘레드벨벳’이 5.0만점에 3.9점으로 대조 품종(3.5점)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높은 절화장과 웅성불임 특징이 평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고온기 차광재배로 온도 억제해야
레드벨벳을 재배할 때 유의할 점은 ‘아시아틱’(나리 품종의 하나) 나리 구근을 4±1℃에서 6주 이상 휴면타파 후 정식하면 균일한 생육이 가능하다. 

고온기에 정식할 경우에는 차광재배로 시설 내 온도 상승을 억제해 생육이 정상적으로 되도록 해야 한다. 고온다습 시에는 잎마름병 발생과 진딧물 출현이 우려되므로 방제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레드벨벳은 국립종자원에 2016년 6월1일에 품종출원을 하고, 재배심사를 거친 후 2017년 2월에 품종등록(등록번호 제6516호)이 완료됐다. 현재는 농진청과 통상실시 체결 후 생산 판매권을 가진 업체와 농가를 통해 보급되고 있다. 품종에 대한 통상실시가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농진청 화훼과에 문의하면 된다. 

서경혜 농진청 화훼과 연구사는 “농진청에서는 다양한 화색과 용도의 나리 품종 개발을 꾸준히 진행 중인데, 나리꽃은 최근 정원용이나 경관용으로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수입 나리를 대체하기 위해 농가와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우리 품종에 대한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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