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작물식품과 이송이 연구사

토착미생물서 발효관능 우수한 균주 선발
지역 양조업체에 기술이전해 소득·경쟁력 높여
우수한 발효종균 개발로 수입대체 효과까지

 

이송이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작물식품과 연구사
이송이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작물식품과 연구사

토착미생물은 ‘보물창고’
“전북지역 양조장과 누룩 제조장 등의 발효 환경에서 수집한 누룩, 막걸리 등으로부터 양조용 미생물을 분리하고 양조 특성을 검정해 미생물 자원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오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 양조환경에 적합한 효모 균주를 선발하고, 또 수제맥주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역특산 발효주 개발을 위해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내 농식품 가공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지역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트렌드를 반영한 가공기술을 개발하는 일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도내 농산업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나가는 일에 뿌듯함도 느낍니다.”

이송이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작물식품과 연구사(36)는 그동안 양조 발효 관능이 우수한 효모 선발로 전북 지역특산주를 개발하는 등 토착미생물 발효식품시장 활성화에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연구자로 꼽힌다.

이 연구사는 ‘누룩에서 분리한 균주를 이용한 에일맥주의 품질 특성 연구’ 등 학술발표 8건과 ‘상면발효에 적합한 사카로마이세스 세레비지애 효모 및 이를 이용한 주류의 제조방법’의 산업재산권 등록, ‘수제맥주용 효모’ 특허출원 4건 등을 비롯해 다양한 홍보와 컨설팅 등을 이어오고 있다. 

맥주 원료 국산화에 박차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제맥주의 원료는 지금까지도 많은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입니다.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효모, 효소제 등의 수입 비용은 연간 약 830억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에 수입 원료를 대체할 수 있는 국산 맥아와 효모를 활용한 맥주 제조기술, 우수한 국산 효모 자원의 산업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토착미생물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의하면 2014년 주세법 개정 이후,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2024년에는 3000억원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토착미생물 연구를 시작하면서 전북지역 발효 환경에서 수집한 누룩과 막걸리 등으로부터 양조용 미생물을 분리해 자원화하고 수제맥주용 효모 균주를 선발했습니다. 그렇게 동료들과 함께 농업기술원에서 특허출원한 효모 균주는 발효력이 높고 응집성이 우수하며, 에일맥주(맥아 발효 때 표면에 떠오른 효모 사용, 상면발효) 발효 관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효모의 발효력과 응집성이 우수하면 알코올 생산성이 높아지고 효모의 재활용과 여과가 용이해 양조 시 유리하다는 것이 이 연구사의 설명이다.

“맥주는 맥아, 홉, 효모 그리고 물 등 4가지의 재료가 발효과정을 통해 만들어지죠. 맥아는 보리를 발아시킨 후 건조시킨 것으로 발효과정에서 당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며, 홉은 맥주에 다양한 맛과 향을 불어넣으며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합니다. 군산은 국내 유일의 맥아 생산지로 맥주보리 전용 재배단지에서 생산된 맥주보리로 맥아를 만들고, 수제맥주 양조시설까지 갖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맥주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곳입니다. 

전북지역에서 생산한 맥아에 전북지역 발효 환경으로부터 분리한 토종 효모를 통한 발효 가공을 통해 맥주 원료를 국산화하고, 전북지역 특화 수제맥주 개발에 기여함으로써 지역 농산업체의 소득 증대와 경쟁력 강화를 이뤄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발효미생물 DB 구축해 산업화 견인
이 연구사와 동료들은 양조에 적합한 효모 균주를 선발하는 연구를 수행하면서 마침내 양조특성과 관능이 우수한 양조용 효모에 대한 산업재산권을 출원했다. 

“맥주는 발효 온도, 특성 등의 차이에 따라 가볍고 청량한 라거(Lager, 저온발효 맥주)와 묵직하면서 풍미가 있는 에일(Ale) 맥주로 구분할 수 있지요. 전북도농업기술원에서 선발한 효모는 에일맥주 발효 관능이 우수한 균주로 라거맥주로 획일화돼 있는 상업용 맥주시장에서 토종 효모를 활용한 에일맥주로 수제맥주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특허출원한 균주를 지역 양조장에 기술이전해 맥주효모의 수입 대체 효과는 물론, 전북지역 양조장과 협업 등으로 지역 특화 수제맥주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 연구사와 동료들이 국내 발효미생물을 발굴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DB를 구축한 것은 발효식품산업의 기반 강화에 있어 큰 의미를 가진다는 평가다.

“전북도농업기술원에서는 자체 연구사업 수행을 통해 발효특성이 우수한 발효미생물을 발굴해 자원화하고, 신규 미생물 자원의 소유권을 확보해 수입 종균을 대체하는 데에 주력하는 등 발효미생물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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