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해 농사를 말하다 - 최준열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작물기초기반과장

논과 밭의 주요 농작물들이 뜨거운 햇살에 그 키를 높이고 있는 7월이다. 최준열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작물기초기반과장 인터뷰를 통해 벼와 보리 등 주요 논밭 작물들의 농사 상황과 시기별․계절별 농작업 관련 주의사항, 관리요령 등을 점검해본다.

장마철 멸강나방․먹노린재․벼멸구 집중 방제해야
벼도열병은 습하고 질소비료 시비 많을 때 다발
씨앗 소독부터 시기별 적정약제 안전 사용해야

 

최준열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작물기초기반과장 

Q. 쌀·보리 등 주요 식량작물의 국내 재배 현황은.

A.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식량작물 재배면적은 벼가 72만7054㏊, 맥류 3만1898㏊, 두류 7만5650㏊, 서류 3만9949㏊다. 이는 2021년에 비해 밀 재배가 2035㏊ 증가(32.7%)하고, 콩은 9512㏊ 증가(17.5%)한 수치다. 다른 식량작물들과 비교해 볼 때, 밀과 콩 면적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직불금 등 지원금을 통해 식량자급률을 높이려는 정부 지원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Q. 농산물 수입 확대로 주요 농작물의 영농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데다, 최근 기후변화로 열대거세미나방 등의 외래해충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들의 발생 현황은.

A. 열대거세미나방은 유충이 옥수수 등 벼과 작물 80여종을 가해할 정도로 먹이 범위가 넓은 문제 해충이다. 북미지역에서 편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날아가 2016년 아프리카 대륙에서 발견된 이후 계속 동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9년 6월에 처음 발견된 이후 매년 발생하고 있다. 아직 토착화되지 못한 채 매년 중국 등에서 날아오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데, 올해도 지난 5월30일 위기관리 단계를 ‘주의’로 격상했다. 

이 외에도 멸강나방, 먹노린재, 벼멸구 등으로 인한 많은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 발견 즉시, 지역과 관계자들에게 알리고 적절한 방제를 서두르는 것이 중요하다.

Q. 최근 벼 도열병이 많이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는데, 발생 특성과 현황, 방제법은.

A. 벼 도열병은 어린모부터 수확 전까지 잎, 목, 가지, 벼알에 계속 발생해 큰 피해를 주는 곰팡이병이다. 비가 자주 내려 습하고 흐린 날이 지속되고 기온이 낮을 때 질소질 비료를 많이 주거나 주변 잡초를 제거하지 않은 논에 잘 발생한다. 최근에는 기후온난화로 비가 잦아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인데, 지난 2021년 전북지역에서 이삭이 나올 때 잦은 비로 인해 이삭도열병이 대발생해 큰 피해를 준 일이 있다. 

벼 도열병은 표준시비량에 맞춰 적정량의 비료를 주고, 논 주변의 잡초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장마 기간에는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발생 초기에 기상환경을 고려해 등록된 약제를 살포해 주변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Q.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 증가가 우려되는 세균벼알마름병 발생 현황과 방제법은.

A. 이 병들은 주로 출수기의 벼알에서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종자로 병이 전염되기 때문에 소독한 건전 종자를 파종해야 하며, 이삭이 패기 전후에 등록 약제로 병을 예방 방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열병과 달리 온도가 높고 연속적으로 비가 내리면 병이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Q. 무인항공기(무인헬리콥터, 드론 등)를 이용한 방제 방법은. 

A. 국내 전체 논 면적의 약 25%에 드론 방제작업이 적용되는 등 더욱 늘어날 것이다. 최근 등록된 농약 중에도 항공방제용 농약들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드론 등을 이용한 항공방제 시에는 농약이 바람에 날려 주변 작물에 피해를 줄 우려가 있고, 이로 인해 친환경농업 인증이 취소된 사례도 있다. 따라서 항공방제는 약제 선택, 살포구역 관리 등 안전사용지침을 반드시 지켜 비의도적 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 

Q. 본격적인 여름철인데, 장마와 폭염 등으로 인한 병해충 발생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 병해충 대발생 사례와 방제법 그리고 관련 연구의 진행 정도는.

A. 최근 들어 봄철 이른 고온과 맥류 등숙기 즈음의 봄비로 병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가을에도 늦은 고온과 잦은 강우 등으로 벼 세균벼알마름병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2021년에는 맥류 등숙기 때 연속적인 강우로 붉은곰팡이병이 대발생했고, 8월 하순 이후 비가 자주 내리고 온도가 낮아 도열병이 대발생한 바 있다. 

국립식량과학원은 병해충 발생 양상의 지속적 파악과 병해충 방제법 홍보를 비롯해 병해충 저항성 품종 개발에 관심을 갖고 저항성 검정법 개발, 저항성 자원 선발 등의 업무을 진행 중이다. 병해충이 발생하기 좋은 환경조건이 만들어질 때 정밀예찰로 조기에 문제를 발견하고, 등록 약제를 살포하는 것이 기본이다. 농진청 등 관련 기관의 정보 문자와 SNS 등에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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