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창업 생태계 조성 정책토론회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성창업 생태계조성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여성들이 잠재력을 발휘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뤘다.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성창업 생태계조성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여성들이 잠재력을 발휘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뤘다.

3040 기혼여성, 경력단절로 경제활동 참여 급감

“여학생 롤모델 여성CEO, 미디어에 더 노출돼야”

저출생·고령화사회에서 여성의 경제활동은 경제성장과 사회문제 해결에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 향후 5년간 베이비붐 세대의 노동시장 이탈로 노동공급 부족과 취업자 증가 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는 경제성장과 생활수준 유지에 결정적 요소다.

그러나 남녀 경제활동 참여율의 격차는 18.1%로 OECD 38개국 중 7번째로 높고,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도 6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성 10명 중 4명은 결혼과 임신, 출산, 돌봄 노동 등의 이유로 경력단절을 겪는다.

지난 5월 말 기준 20대 여성 고용률을 살펴보면, 65.3%로 20대 남성 59.3%보다 높지만, 경력단절이 본격화되는 30대에 들어서면 여성이 68%로 남성의 89.3%에 비해 20% 이상 급감한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여성창업 생태계조성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과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동주최한 토론회는 여성들이 잠재력을 발휘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미래 여성 경제인의 탄탄한 생태계를 위한 정책 기반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자금·교육·제품개발 지원정책 절실
발제에 나선 이승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술변화에 따른 산업과 창업환경의 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이공계 여성 인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2021년 기준 여성기업 수는 전체 기업 수 절반 수준이지만 혁신기업 중에서는 여성기업 비중이 10% 이하로 매우 낮다”며 “최근 5년간 여성벤처 창업자 육성과 지원사업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여성 창업자의 특성과 양성 과정을 확인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미혼의 경우 성별과 전공 관계없이 70~80%대 수준의 경제활동참여율을 보이지만, 기혼여성의 경우 60%로 크게 떨어져 여성의 경력단절이 경제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공계를 전공한 기혼여성 중 출산, 육아 등의 사유로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 여성은 20.3%(2021년 기준)를 차지했다. 경력단절된 여성은 3040대에 집중됐고, 사유 비중은 육아 47.9%, 결혼 25.1%, 임신·출산 20.2%로 드러났다.

이정희 여성스타트업 포럼 의장은 발제를 통해 여성들의 창업 생태계 변화를 짚고, 활성화 방안으로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의장은 “여성 창업에 대한 사회 전반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성 기업은 점차 증가 추세지만 대부분 도소매업과 숙박, 음식업에 치우쳐 있다”며 “여성 기업의 경우 가업을 잇거나 생계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창업을 선택하는 것이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발도상국일수록 기회추구형(기술형)보다는 생계형(소비재) 창업가가 더 많다”며 “여성기업을 위한 자금, 교육, 제품개발 등의 지원정책을 확대해야 청년과 기술 기반 여성창업가가 점차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산·육아로 ‘기업가 정신’도 급감
김보례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여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여성기업이 기업활동을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가 마인드 전환이 중요하다”며 “여성 특유의 강점인 섬세함과 안정성 추구를 살린 기업가 정신이 사회적으로도 논의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연구위원은 유치원 때부터 기업가 정신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유럽의 선진 교육프로그램을 설명하며 “출산과 육아 이후 급격히 떨어지는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지연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초·중등 진로교육현황조사에서 희망직업을 ‘경영자’로 꼽은 여학생 비율이 저조한 결과에 대해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인물을 미디어에 노출해 여학생들로 하여금 여성CEO가 교사, 간호사만큼이나 익숙한 선택지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요기업과 학교 간 연계 진로 멘토링 프로그램 확대,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강제 육아휴직제, 여성임원 비중 확대 등 제도적 변화 등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가 여성 창업을 활성화하고 여성이 일하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와 사회가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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