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더위와 늦은 추위로 과수 꽃의 냉해가 컸다. 꽃의 냉해는 꿀벌의 피해로 이어졌다. 전북도는 지난 4월까지 피해를 본 벌통이 24만개 중 11만8천여개라고 발표했다. 꿀벌 23억마리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양봉협회도 지난달 기준으로 협회 소속농가 벌통 가운데 61%가 꿀벌 폐사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당장 내년에는 얼마나 더 많은 피해로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린피스와 안동대학교의 지난달 발표 자료는 지구 온도 상승 등 기후변화로 벌이 동면에서 깨기 전에 꽃은 이미 피고, 또 냉해 등으로 일찍 지는 일이 반복되며 밀원을 확보하지 못한 것에서 꿀벌의 집단 폐사를 설명했다. 꿀벌은 인류의 먹거리와 생존에 절대적인 존재다. 전세계 식량 100대 작물 중에서 70% 이상이 꿀벌의 화분 매개에 의존한다는 보고서가 이를 증명한다.

인류의 미래는 꿀벌을 통해서 어느 정도 짐작해볼 수 있다. 꿀벌과의 합리적 동행을 항상 고민해야만이 인류가 직면한 다양한 지구적 문제를 직시할 수 있다는 얘기다. 꿀벌을 지키기 위해 밀원을 확보하고, 친환경 농업의 먹거리 정책, 그리고 기후변화 관련 요인들을 줄이는 일이 다급한 인류 공동 과제다. 이 과제 해결을 인류의 가치로 일상화하는 일에 정부와 관련 기관들의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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