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객이 제과점에 어린아이의 생일케이크를 주문했다. 예약한 고객이 나타나지 않자 화가 난 제빵사가 수차례 전화독촉을 했지만 고객은 빵을 찾으려 오질 않았다. 어린아이가 생일 전날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망연자실한 부모는 빵집 주인의 독촉전화에 화가 나서 빵집을 찾아갔다. 사정을 알게 된 제빵사는 진심으로 사과하고 갓 구운 빵을 드리며 위로의 말을 전한다.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소설 ‘A Small, Good Thing’의 마지막 장면으로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다.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 소설의 제목을 인용해 일본어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즉 소확행(小確幸)이란 신조어를 만들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해지길 바라며 행복을 위해 부자를 꿈꾸며 열심히 살아간다. 미국에서 한 발표에 따르면 돈과 행복은 일정기간 정비례하지만 더 큰 부자가 된다고 더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우리 주변엔 돈이 많아도 불행한 사람이 많기에 공감이 간다.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 박사는 ‘행복지수=소비/욕망’이란 공식을 내 놓았다. 즉 소비가 늘어나면 행복지수가 올라가지만 욕망이 커질수록 행복지수는 떨어진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어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다 패가망신하고 나락으로 떨어진다. 

눈높이를 낮추고 욕심을 버리면 주변의 소소한 일상이 모두 행복이 된다. 본격적인 농사철을 맞아 도시주변에는 텃밭농사가 한창이다. 행복이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텃밭에 나가 ‘주인의 발자국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작물과 대화하고 가꾸는 일 또한 소소한 행복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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