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별 지원 통해 여성 발명인·중소기업인으로 성장 도와
​​​​​​​여성 출원율 2001년 3.9%→ 2021년 30% 20년간 8배↑

■만나봅시다- 김순선 한국여성발명협회장

“여성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지원하는 것, 더 나아가 생활 속에서 찾아낸 자신의 발명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김순선 한국여성발명협회장은 올해 30주년을 맞은 협회의 주요 역할에 대해 이같이 설명하고, 13대 회장으로서 “발명 저변 확대는 물론 신규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지난 2월 취임한 김 회장은 경기 평택에서 농업회사법인 ㈜참미소를 운영하며 5개 특허를 출원한 발명가로서도 명성이 자자하다. 하지만, 직접 농사를 짓고 가공을 하고 판로를 개척하는 여성농업인이자 사업가인 그에게도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다”고. 김 회장을 만나 한국여성발명이 지나온 과정과 오늘을 짚어봤다. 

김순선 한국여성발명협회장은 “농업을 기반으로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특허 등 지식재산권이 가진 힘을 느낀다”며 “특허를 보유하게 되면 국가지원과 연계해 사업을 시작할 수 있고 그 외 다양한 정부 지원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김순선 한국여성발명협회장은 “농업을 기반으로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특허 등 지식재산권이 가진 힘을 느낀다”며 “특허를 보유하게 되면 국가지원과 연계해 사업을 시작할 수 있고 그 외 다양한 정부 지원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13대 회장으로서 앞으로 2년간 협회를 이끌어갈 중점 사업은.
이제 온전한 일상회복에 더 가까워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우리 협회에서 추진해 오던 ‘여성발명왕EXPO’에는 국내 여성발명인들만 직접 참가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국내·외 여성발명인 모두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코로나 기간 동안 중단했던 ‘세계여성발명포럼’도 재개하며 ‘전 세계 여성발명인의 축제’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엑스포를 준비한다.

올해 7월20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 5월25일까지 참가신청을 접수하는데, 많은 관심과 신청을 부탁드린다. 

아이들에게 양질의 발명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민간의 발명교육 전문인력을 양성해 학교 발명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신규 사업도 추진한다. 

-한국여성발명협회는 올해 30주년을 맞았는데.
1993년 몇몇 여성발명가가 모여 설립한 협회는 특허청 산하기관으로서 ‘여성발명진흥사업’을 추진하며 우리 사회에 여성발명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전파해 왔다. 또 여성의 산업재산권 획득과 경제적 자립을 돕는 다양한 지원사업을 단계별로 수행하고 있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협회에서 추진하는 ‘여성발명창의교실’이라는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발명에 대한 이해와 창의성을 일깨울 수 있다. ‘생활발명코리아’는 아이디어를 실제로 만들어보고 특허 등 지식재산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미 사업을 하는 여성발명인이라면 여성발명왕EXPO에 참가해 발명 제품을 전시·홍보할 수 있다. 협회는 이처럼 단계별 지원을 통해 여성들이 발명인으로, 중소기업인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

-발명 관련 인식도 변화를 겪었을 것으로 짐작되는데.
사람들은 발명이라고 하면 우리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제품을 떠올린다. 하지만 우리가 생활 속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제품 아이디어 역시 발명이다. 지난 30년간 이런 점을 널리 알리고 여성들이 발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해 왔다. 

우리나라 여성의 출원비율은 2001년 3.9%에서 2021년 30%로, 20년간 8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는 지난 20년간 협회가 추진해 온 여성발명진흥사업이 큰 역할을 해 왔다고 본다. 생활발명코리아는 올해 10회를 맞았다. 이 사업에는 매해 2천여 여성의 아이디어가 접수된다. 여성들의 발명 활동 참여 관련 문턱이 많이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전 세계 여성발명인 축제

‘여성발명왕 엑스포’ 7월20~22일

5월25일까지 참가신청 접수

-㈜참미소의 지금까지 특허 등록 과정이 궁금하다. 
쌀눈은 쌀 80㎏에서 80g을 추출할 정도로 소량이지만, 쌀 영양소의 66%를 차지한다. 도정 시 대부분 떨어지는 탓에 섭취가 쉽지 않았다. 쌀눈 가공업은 시아버지 영향이 크다. 시아버지께서 식용유인 ‘현미유’를 생산, 군납했는데 신군부가 현미유 관련 통폐합에 나섰다. 맥이 끊길 뻔했는데 며느리가 잇게 된 셈이다. 

참미소는 쌀눈을 볶아 고소한 ‘미소쌀눈’ ‘꽃송이버섯쌀눈’ 등을 생산한다. 첫 특허는, 성분은 탁월하지만 가격이 비싸 판로에 어려움을 겪던 ‘꽃송이버섯’ 농가의 사연을 접하고 발효 가공에 나서면서 개발하게 된 꽃송이버섯쌀눈이다. 

-농촌과 농업회사법인들이 겪는 어려움은.
쌀을 찧을 때 나오는 가장 고운 속겨를 ‘미강’ 또는 ‘쌀겨’라고 부른다. 여기서 현미유를 뽑아내기도 하고, 쌀눈을 추출한다. 다 같은 쌀눈이라도 쌀이 좋아야 품질도 좋다. 그래서, 참미소는 추청(아끼바레)만 사용한다. 직접 농사도 짓지만, 인근 농가에서도 사들인다. 쌀눈에는 가바, 옥타코사놀, 식이섬유, 미네랄, 비타민B1·B2·B2, 칼슘 등이 주요 성분이다. 법적으론 곡물부산물로 간주됐다. 

그런데, 몇 년 전에 쌀겨가 폐기물로 간주되면서 사람은 물론 사료로도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당시 엄청난 고통을 받았다. 관련 농가 등이 나서 다행히 지난해 자원순환기본법 시행령 개정으로 규제대상에서 제외됐지만, 벌금 등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농촌에선 인력 구하기가 정말 힘들다. 여성으로서 기계를 살펴보는 것 또한 어려운 분야다. 쌀눈 관련 기계 특허도 준비 중이지만 보류했다. 현장검사는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해썹(HACCP) 등 서류라도 간소화했으면 좋겠다. 여성농업인에게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 

-여성농업인들이 특허 출원하려면.
곡물 가공 방법, 김치 발효 방법 등 자신만이 가진 새로운 방법이 있다면 특허가 될 수 있다. 일반적인 경우, 변리사를 통해 공식적인 서류, 즉 명세서 작성과 제출 등의 특허 출원 절차를 진행한다. 다만, 정부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이 있으니 우리 협회를 비롯한 타 기관에서 추진하는 사업을 먼저 꼼꼼하게 확인한 뒤 지원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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