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원예과 범혜랑 연구사

구매욕 높이는 맞춤형 장미품종 개발에 주력
2009년부터 20여 품종 개발...로열티 절감 기여

전라북도농업기술원 범혜랑 연구사
전라북도농업기술원 범혜랑 연구사

장미 품종 국산화를 위해...
“장미의 첫인상은 ‘예쁘다’ ‘아름답다’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미는 또한 열정과 순수함 등 사람들의 마음에 따라서 다양한 의미로 사랑을 받고 있지요. 저와 동료들은 이런 장미를 더 나은 품종으로 고객에 돌려주기 위해 신품종 개발과 보급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장미는 품종에 대한 선호도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농가, 유통업자, 종묘업체 등과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선제적으로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품종 개발자들은 애써 개발한 신품종이 사장되지 않고 꾸준히 시장과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한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원예과 화훼실에 근무하는 범혜랑 연구사는 장미 신품종 ‘피치팡팡’을 개발해 2019년 품종등록을 완료했고, ‘아모르젠’ ‘로미오’를 품종 출원해 재배심사 중이다. 또한 ‘몽생미쉘’ 품종은 출원 예정이다.

“장미 재배면적은 계속해서 감소하는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화훼류 중에서 가장 높은 생산액을 차지하는 품목이기도 하지요. 지난 2001년 장미가 품종보호 대상 작물로 지정된 이후 국내에서도 품종 육성자의 권리 보호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장미 수입에 따른 해외로의 로열티 유출이 많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사진 왼쪽부터 피치팡팡, 로미오, 몽생미쉘
사진 왼쪽부터 피치팡팡, 로미오, 몽생미쉘

 

소비자 맞춤형 다양한 품종 개발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장미 로열티 추정 지급액은 23억6천만원이다. 가장 많은 양이 생산 유통되는 절화류지만 해외 품종 의존도 또한 높다.

“우리 농업기술원에서는 재배농가의 로열티 부담을 줄이고, 우수한 품종으로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해 신품종 육성에 힘써왔습니다. 지난 2009년부터 해외에서 유전자원을 수입해 개발에 집중해 온 결과 2021년까지 20여 신품종을 개발했습니다. 특히 최근 육종한 ‘피치팡팡’ ‘아모르젠’ ‘로미오’ ‘몽생미쉘’은 재배농가, 플로리스트, 육종가, 종묘업체 등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범 연구사와 동료들이 개발한 ‘피치팡팡’은 연한 복숭아색을 띠는 폼폰형(공 모양)의 스프레이 품종이다. 소륜(꽃송이가 작은 화형)으로 생장이 빠르고, 응애 등 병충해 저항성이 높아 재배관리가 편하다.

“피치팡팡은 조생종입니다. 저온 적응성이 우수하고 연중 품질이 균일하지요. 정식 초기에는 가지가 약하기 때문에 절곡 작업에 유의해야 하는 단점도 있습니다. 또한 가시가 많아 작업할 때 다소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줄기가 강건하고 주당 소화수(달리는 꽃의 수)가 많아 다수확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또한 고온기에도 색 변화가 크게 없는 우수한 품종입니다. 또 ‘아모르젠’은 파스텔톤 연분홍빛을 띠는 대륜 스프레이 품종인데, 특유의 연분홍빛 때문에 결혼식이나 부토니에르(정장 옷깃 장식용 꽃) 등 다양한 곳에 잘 어울립니다. 화형이 서양인들이 선호하는 스타일로 인기 있는 품종 중 하나예요. 아모르젠은 그러나 예민해서 별도의 작업 가위나, 앞치마, 작업자의 소독이 꼭 필요합니다.”

농가소득 올리고 로열티도 줄이고~
이 밖에도 범 연구사가 개발한 ‘로미오’는 살구색을 띠는 중륜의 스탠더드(표준형) 장미다. 개화소요일수가 매우 짧고 생육이 빠르며 수량성도 우수한 품종으로 특히 농업인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평가다. 다만, 온도 차가 심한 봄·가을에는 광합성작용을 하는 동화지(외부에너지를 고유성분으로 변화시키는 가지)의 잎이 탈락할 수 있기 때문에 온도관리가 중요하다.

“로미오는 꽃 중앙에 초록심이 있어 플로리스트에게 특히 인기가 있어요. ‘몽생미쉘’은 2022년에 개발한 품종으로 연한 분홍색을 띠는 스프레이 장미입니다. 몽생미쉘은 야생화 같은 하늘하늘한 느낌인데, 절화용으로 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소화가 크고 줄기가 길며, 잎에 광택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몽생미쉘은 또한 다른 장미와 달리 진한 향기가 있어 정원용으로도 아주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발판 삼아 앞으로도 농가와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는 장미 품종 개발에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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