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곳에 가면 – 전통문화체험장 ‘수원 화홍사랑채’

경기 수원문화재단은 화성행궁 내 화홍문 인근 화홍사랑채에서 풍경종을 직접 만들어 봄바람을 느껴보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잊혀져가는 전통문화를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알리고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는 화홍사랑채를 찾았다.

화성행궁을 모티브로 한 풍경종

수원문화재단, 풍경종 체험으로 시민 역사의식 깨워
화성행궁서 외국인·청년·가족단위에 인기몰이

화성행궁 담은 풍경종
수원문화재단이 위탁 운영하는 공공한옥 ‘화홍사랑채’에 들어서자 오두막과 항아리를 포토존으로 조성해 전통과 자연이 한데 어우러져 있었다. 오는 5월21일까지 봄날에 만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은 풍경종 만들기와 향주머니 만들기다.

화홍사랑채에서 한 꼬마손님을 만났다. 엄마 손을 잡고 풍경종 만들기에 나선 최이안(7)양은 풍경종에 큰 관심을 보였다.

“평소에 화홍동과 행궁동을 자주 와요. 볼일이 있어 아이랑 화홍동에 왔는데, 새로운 프로그램이 생긴 걸 알아본 것 같아요.”

이번 체험프로그램을 기획한 장하나씨가 모녀를 통유리 너머 화홍문이 바로 보이는 교육장으로 안내했다. 이어 체험을 진행하며 수원화성의 사대문인 장안문·팔달문·청룡문·화서문을 소개했다.

풍경종 만들기키트에는 구리 소재의 종, 낚싯줄, 누름볼, 수원화성 사대문을 모티브로 제작한 아크릴 조각 등으로 구성돼 있다.

“색감이 너무 예뻐요.”
“줄에 누름볼을 꿰어보세요.”
“선생님이 줄을 잡을 테니까 이안이가 펜치로 누름볼을 꾹 눌러보자”
“와, 지금 너무 잘하고 있어요.”

교육장에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한데 섞였다. 모든 이의 시선은 아이 손끝을 향해 있었다.

나만의 풍경종 만들어 ‘만족’
꽃과 나비, 사대문 모형의 간격을 정하고, 낚싯줄로 연결하는 작업에 7세 아동 기준 2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아이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가위를 쥐고 낚싯줄을 자르고, 펜치로 누름볼을 조이는 작업을 해나갔다.

풍경종 만들기는 비즈공예와 비슷했다. 비즈처럼 작은 누름볼에 낚싯줄을 연결하는 과정은 바늘귀에 실을 꿰는 작업과 비슷해 집중력과 섬세함이 요구됐다. 그래도 누름볼이 있어 매듭 없이 깔끔한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수업을 이끈 장하나씨는 “아이 손재주가 참 좋다”며 “또래 아이들에 비하면 엄청 잘한 편”이라고 칭찬했다.

교육장을 나오면서 아이의 어머니는 “반복 작업만 하면 도중에 싫증이 날 수도 있을 텐데, 아이가 참여하는 기회가 많아서 만족스럽다”는 소감을 전했다.

직접 풍경종을 만들어보니 누름볼을 집는 과정부터 신중해야했다. 만들기에 집중하느라 저절로 말수가 없어진달까. 꽃 모형, 나비 모형, 사대문 모형 사이 간격을 넓게 잡아 풍경종의 존재감을 키웠다. 취향 가득 나만의 풍경종이 완성됐다.

장하나씨
장하나씨

■ 현장에서 - 화홍사랑채 장하나씨
“전통체험에 재미를 더했어요”

문화재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활동을 고민했다는 장하나씨. 전통체험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에 나서고 있다. 장씨의 반짝이는 눈빛에서 시즌별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에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장씨는 ‘봄바람’을 테마로 한 이번 화홍사랑채 체험프로그램에 풍경종 아이디어를 더한 장본인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풍경종을 기획하게 된 배경은?장하나씨
체험의 만족도를 끌어올리려면 재미가 가장 중요하다. 다된 줄에 모형을 걸기만 하면 재미가 없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찾다가, 절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들은 풍경종의 청아한 소리가 떠올랐다. 시각과 청각 모두 좋은 풍경종이 공감각적인 힐링을 이끌어올 수 있다고 믿는다. 여기에 봄바람이 가진 설렘을 담아봤다.

- 봄시즌 체험프로그램에 시민들 반응은?
시작한지 2주 지났는데 상설체험인 디폼블럭 만들기, 스크래치와 비교해 신청 건수는 비슷한 것 같다. 이전까지 아이 위주의 가족단위 체험객이 많았는데, 풍경종 만들기를 하면서 청년층 참여율도 많아졌고 연령층이 다양해졌다.

- 화성행궁 역사를 어떻게 알리는지?
교육장에 들어서면 먼저 화성행궁을 아는지 운을 띄우는 편이다. 신이 나서 아는 지식을 말하는 아이가 있는 반면에 아닌 경우도 있다. 보통 7세 미만은 집중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바로 체험에 돌입한다.

- 마스크 해제로 활기를 띨 것 같은데...
예전부터 화홍사랑채 체험프로그램에 아이를 맡기고 가는 시민이 있을 정도로 재방문율이 높았다. 그럼에도 2020~2021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고 비대면으로 전환했는데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