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폐지 대안 토론회 등 열어 위상 끌어올렸다는 평가
여협 행사서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들 여성정책 소개
‘위대한 여성, 하나 된 여협’ 슬로건 출마…취임 3년

■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은 “여성의 문제는 여성이 앞장서서 해결하기 위해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은 “여성의 문제는 여성이 앞장서서 해결하기 위해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하나 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활동을 적극 펼치겠습니다.”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은 올해 취임 3년째다. 지난 2021년, ‘위대한 여성, 하나 된 여협’을 내걸고 제21대 회장 선거에 출마해 선출됐다. 지난 2년간 해마다 진행하는 3·8세계 여성의 날 행사와 전국여성대회를 진행하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들과 서울시장 후보들의 여성정책을 행사에서 소개토록 해 여협의 위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그뿐만 아니라 여성가족부 폐지 대안 토론회, 차세대 군복무제 토론회, 여성 정치참여 확대 토론회 등 다양한 토론회를 열어 정책 제안과 마련을 위해 힘써 왔다.허명 회장을 만나 지난 2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여성이 앞장서 여성문제 해결해야”
“과거보다 여성의 지위가 향상이 됐음에도 세계경제포럼, 이코노미스트지 등 저명한 기관에서 발표하는 성별격차 보고서에 우리나라가 수년간 하위권에만 머물고 있다는 사실은 아직 대한민국 도처에 여성에 대한 차별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허명 회장은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농촌 인구 중 여성의 비율은 51%에 달하지만, 한 조사에 따르면 남성농업인보다 낮은 지위로 인식하고 있는 여성농업인이 81%에 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성농업인들에게 정부 지원이 계속돼 왔으나, 여성농업인들은 여전히 농가 내 지위향상 혹은 농가소득 불평등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에 이러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고 설명했다.

허명 회장은 계속해서 “여성의 문제는 여성이 앞장서서 해결하기 위해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여성이 받는 부당한 대우를 개선하는 일에 우리 모두 적극적으로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2년을 정리한다면.
취임 뒤 여협의 모든 마음을 하나로 모아 여러 활동을 펼쳐 왔다. 제주도를 시작으로 시·도여성단체협의회를 방문해 도지사 간담회 등 여협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힘써 왔다. 결과적으로 지난 2년간 여협의 위상은 과거보다 높아졌다.

-올해 여협이 창립 64주년을 맞았는데.
여협은 여성대표성 확대 방안, 직장 내 성별임금격차와 모성권, 저출산 해결방안, 여성대상 폭력과 성범죄 피해자 보호 방안과 관련한 연구를 시작하려고 한다. 관련 토론회와 연구를 통해 정부에 더욱 구체적으로 건의하겠다.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여성가족부는 출범 이후 20여년간 여성의 지위 향상, 여성의 권익보호에 많은 성과를 보인 부처이나, 그럼에도 권력형 성범죄, 젠더갈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아울러 여성정책은 고용노동부, 여가부, 법무부 등 다양한 부처가 분산해서 하기에 정책의 일관성이 없었으며, 기존 여가부는 아동, 청소년, 가족, 노인, 남성, 여성 정책을 분리해 협소한 정책을 펼쳤기에 여가부는 권한이 점차 제한되고, 위상은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볼 수 있다.

-여가부 폐지 찬성과 함께 독일의 가족부 형태의 개편을 제안했는데.
여협은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안철수 위원장을 만나 양성평등부터 가족구성원들의 복지까지 관할하는 독일식  ‘가족부’ 1장관 3차관(양성평등, 저출생, 복지) 체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사회

아이를 마음 놓고 낳아 기를 수 있는 사회

소득격차와 같은 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사회, 아이를 마음 놓고 낳아 기를 수 있는 사회, 소득격차와 같은 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이는 여성정책이 아니라 ‘가족정책’에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저출생 문제 해결은 출산장려가 아닌 ‘개인의 삶의 질’ 제고로 전환해야 한다. 가장 중심에는 여성을 두고 사회구조적 원인에 집중하고 그 원인을 해소해야 한다.

아울러 ‘복지’라는 분야는 한 부처에서 전담해야 효율이 증가한다. 흩어진 노인·청소년·가족·복지 정책을 한곳으로 모으고 아이 낳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당시 독일식 1장관 3차관 체제를 제안했던 것이다.

-우리 사회에 젠더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에서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젠더갈등은 심각한 수준이다.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성인지적 관점을 기초로 한 현 정책들에 대한 전반적 재고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농촌여성들에게 한 말씀.
더욱 세심한 여성농업인 정책이 마련되고 확대돼 우리나라 여성농업인들이 합당한 권리와 지위를 누리길 바란다. 여협은 도농 구분 없이 여성리더 역량과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여협이 여성들의 구심점으로, 보이지 않는 성차별 개선을 위해 앞장서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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