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서 만난 사람 - 강원 양양 ‘달래촌’ 문기령씨

‘착한 농가맛집’ 달래촌, 첫 가공제품 출시
 21가지 국산농산물 분말로 간편 균형식 제공
 밥․밀가루요리․찌개 등에 다양하게 활용 가능

달래촌의 ‘약선채곡’ 제품을 들고 사진촬영에 응한 문기령씨
달래촌의 ‘약선채곡’ 제품을 들고 사진촬영에 응한 문기령씨

건강·힐링 콘셉트로
양양에 귀촌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하월천리. 전형적인 농산촌으로 변변한 소득원이나 볼거리가 없었던 이곳이 지금은 전국적으로 이름난 힐링캠프이자 우수 농촌개발마을로 변모한 데는 한 귀촌부부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울에서 홍보마케팅 관련 사업을 하다가 우연히 자연치유에 관심을 갖게 돼 휴양한방마을을 조성하려고 지난 2004년 연고도 없던 이곳에 터를 잡은 김주성·문기령 부부가 그 주인공이다. 

귀촌 후 부부는 주민들을 설득해 적극적으로 마을개발에 나서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여러 사업을 유치했고, 2010년 소득사업의 일환으로 ‘영농조합법인 달래촌’을 설립했다. 청정 자연환경에서 채취한 달래와 두릅, 취나물 등 산채와 지역 특산물인 송이버섯 등을 이용해 선보인 약산채밥상은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건강밥상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방문객들이 점점 늘어났다. 

2011년에는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농가맛집에 선정됐고, 2013년엔 한 종합편성채널의 ‘착한식당’에 선정되며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손님들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부부는 이곳을 방문했던 고객들과 SNS으로 지속 소통하며 달래촌의 일상을 공유했고, 이젠 그 고객들이 달래촌의 든든한 응원군이자 영업사원이 됐다. 

정부사업을 지원받아 조성한 네이처오피스(Nature Office)에서 식문화 체험, 한방체험은 물론, 교육, 세미나 장소까지 제공하니 개인 손님뿐만 아니라 단체객들의 방문도 쇄도해 달래촌과 마을은 날로 번창했다. 

건강가공식품으로 재도약 꿈꿔
하월천리에 들어와 건강먹거리로 도시민들을 치유하기 시작한 게 어언 20여년. 마흔 중반이었던 부부는 이제 60대 중반의 나이가 됐다.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는 동안 달래촌도 세월과 변화의 물결을 거스를 수 없었다.

“아무리 청정지역이라고 하지만 최근 몇 년 계속됐던 코로나19의 영향을 달래촌도 피해갈  수 없었어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줄었어요. 간간히 예약하고 오는 개인손님만으로는 사업 운영이 어려웠죠. 뭔가 돌파구가 필요했어요.”

이곳에서의 시작이 건강과 힐링에 초점이 맞춰졌던 것처럼 새로운 사업도 이와 맥을 같이 했다. 다만 먹거리로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이 달라졌다고 할까. 

달래촌에서 직접 조리해 손님들에게 내놓던 것을 단 4g의 가루에 담아 고객들이 간편하게 건강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100% 국산 농산물을 분말형태로 가공해 다양한 요리에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화한 ‘약선채곡’(제품명)이 바로 그것이다.

약선채곡은 버섯 3종(송이버섯, 표고버섯, 느티만가닥버섯), 산채 7종(취나물, 곤드레나물, 방풍나물, 솔잎, 머위잎, 산뽕잎, 생강나무잎), 채소 6종(단호박, 유채나물, 무청, 연잎, 도라지, 우엉), 곡물 5종(현미찹쌀, 보리, 기장, 율무, 서리태) 등 총 21가지의 국산 농산물을 분말형태로 가공해 소포장(4g)한 것이다.

소비자들이 원물 농산물을 일일이 구입해 한꺼번에 먹기 힘들지만 약선채곡 한 봉이면 원재료의 영양과 맛을 담은 건강밥상을 손쉽게 차릴 수 있다고 문씨는 설명한다.

‘약선채곡’ 원료 농산물과 낱개 포장

 

“밥이 보약...쌀소비 촉진도 한몫”
‘약선채곡’ 개발 동기는 달래촌 안방마님 문기령씨의 음식철학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소박하지만 부족함 없는 건강한 밥상, 아이와 함께 먹어도 걸림이 없는 밥상, 내가 먹는 밥상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재료 선택부터 조리법까지 건강을 최우선시 합니다. 이번에 ‘약선채곡’을 개발하게 된 동기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맛있고 영양이 균형 잡힌 밥상을 통해 ‘밥이 보약’이라는 믿음을 재확인하고, 쌀 소비 촉진으로 남아도는 쌀 문제 해결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겠다는 신념도 있었다.

게다가 최근 1인가구와 맞벌이부부 증가, 쌀 소비가 줄어들고 간편식 위주의 식사를 많이 찾는 경향, 그리고 육류 소비와 서구식 식습관 확산으로 국민들의 건강이 우려되는 요즘 같은 시대에 간편히 영양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가공식품이 먹힐 것이라는 부부의 판단도 ‘약선채곡’ 탄생의 단초가 됐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지만 특히 자라나는 어린이와 면역력이 약해 건강한 몸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약선채곡’이 제격이라고 문씨는 강조했다.

“‘약선채곡’은 맛있는 영양밥을 짓거나 떡, 만두, 칼국수, 수제비 등 밀가루 요리, 제과제빵, 영양죽, 각종 찌개나 전류 등을 만들 때 넣으면 좋아요. 채소나 잡곡을 좋아하지 않는 애들도 거부감 없이 원재료의 영양을 섭취할 수 있어서 효과적이죠.” 

“힐링푸드 개발에 주력할 터”
지난해 12월 말 출시된 ‘약선채곡’ 원료는 자연산 송이버섯 등 버섯류와 산채, 곡물 등 대부분 지역에서 생산되는 국내산 농산물·임산물만을 사용해 지역 농가의 소득 증대에도 일조하고 있다. 특히 식품안전과 소비자 건강을 위해 양양지역의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인증 식품가공업체에서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으로 생산되고 있다.

“달래촌은 줄곧 건강한 식자재로 건강한 밥상만을 고집해왔습니다. 앞으로도 음식과 약의 근원은 같다는 식약동원(食藥同源) 사상을 지향하며 국민 건강을 위해 지속적으로 건강한 힐링푸드를 개발하겠습니다.”

문기령씨의 새로운 도전이 또다시 히트를 쳐 국민들에게 건강하고 행복한 밥상을 전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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