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남 순천 ‘러브티하우스’ 신선미 대표

신선미 대표가 랜딩한 제품을 들어보이며 정성과 맛을 설명하고 있다.
신선미 대표가 랜딩한 제품을 들어보이며 정성과 맛을 설명하고 있다.

차 전통식품명인 아버지 뒤이어 야생차와 20여년
일본 유학서 우리 차와 다도문화에 확신 가져 
야생차 브랜딩 60여종…체험과 치유에 더 집중 계획

순천시는 인구수에서 오랫동안 여수시에 밀려 줄곧 전남 제2도시 꼬리표를 달았지만, 2020년 4월 마침내 여수시를 추월하면서 전남 제1도시로서 자부심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 전남도 동부 지역의 행정 교육 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고, 순천만국제정원이 홍보를 톡톡히 담당하고 있다.

순천은 ‘김매기노래’ ‘밭매기노래’ ‘길쌈노래’ 등 전래 민요가 많은 고장으로 유명하다. 특히 부녀자들의 ‘길쌈노래’는 슬픈 곡조로 자신의 신세타령과 부모에 대한 효성을 해학적으로 잘 풀어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오동나무 열매는 오조리 졸졸/ 새 큰애기 젖통은 몽실몽실/ 엿보다 더 단 것은 진고개 사랑/ 초보다 더 신 것은 새 큰애기 궁뎅이…”

순천시의 중심에 자리한 승주읍은 태고종의 본산인 선암사를 품고 있어 전국에서 불교 신도와 관광객이 연중 모여든다.

승주읍에서 선암사로 가는 외길을 따라 선암사 약1.7㎞ 못 미친 곳에 이르면 야생차와 30여 년을 함께한 신선미 대표(44)의 러프티하우스(승주 괴목2길 괴목마을)가 반긴다.

“주변이 온통 산으로 둘러싸여 적막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 산들이 그 속에서 품고 있는 온갖 야생초들은 저와 많은 사람에게 삶이고 생명입니다. 언제나 넉넉하고 따듯한 어머니의 품 같은 곳이기도 하지요.”

신선미 대표는 순천이 전부다. 순천에서 나고 자랐고 학교도 다녔다. 지금도 순천에서 자연과 함께 야생차를 만들며 순천 홍보도우미로 살고 있다.

“야생차를 만드는 일은 숙명 같은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아버지가 전통식품명인 18호 신광수 명인이에요. 그러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차와 함께 자랐지요. 그렇다고 차를 만들며 살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차를 떠나지 못하고 야생차가 제 전부가 됐으니까 분명히 숙명일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녹차를 덖고 말리고를 반복하며 상태를 살피고 있는 신선미 대표
녹차를 덖고 말리고를 반복하며 상태를 살피고 있는 신선미 대표

 

신 대표는 대학에서 일어일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어학을 더 공부하기 위해 3년여의 일본 유학 생활을 했다.

“일본에 가니까 다도 문화가 많이 활성화돼 있었어요. 특히, 발효를 안 한 불발효차가 인기있더라고요. 워낙 차 문화 속에서 자라서인지 일본의 차 관련 문화와 행사 등이 눈에 들어왔어요. 일어 공부보다 차 관련 공부를 더 했던 것 같습니다. 일본 곳곳에서 열리는 차 박람회와 관련 강의 등을 찾아다니며 들었습니다. 결국은 차를 더 많이 배우고 온 결과가 됐지요.”

신 대표에게 3년간의 일본 유학은 차에 대한 미련을 확신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유학을 마치고 아버지의 차 관련 일을 본격적으로 배우며 도왔다.

“일본 유학을 통해 내가 해야 할 일이 차를 만드는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그렇게 차 만드는 일에 뛰어든 것이 2004년 그리고 2005년 아버지 신광수 명인의 전수자로 등록됐으니까 벌써 20년이 됐네요. 그사이에 결혼도 하고, 사업자등록도 했고, 이런저런 차들을 브랜딩한 것이 60여종에 달하네요. 차를 만드는 과정도, 차를 마시는 일도 결국은 치유입니다.”

신선미 대표의 러프티하우스 제품 전시관. 신 대표가 브랜딩한 제품들이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신선미 대표의 러프티하우스 제품 전시관. 신 대표가 브랜딩한 제품들이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신 대표는 조금은 늦은 2018년 결혼했다. 남편 심완희(49)씨는 지난 2021년 회사를 그만두고 신 대표를 돕고 있다.

“마시는 차를 넘어서 언제나 치유의 차라는 생각으로 만들고 있어요. 그래서 차를 만들고 마시는 체험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체험이 조금 주춤했지만, 다시 활기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차밭에 2층 100여평 규모로 체험시설을 완공할 예정입니다. 차를 비롯한 다양한 다도 문화를 익히는 체험으로 만들어가는 데 힘쓰려고 합니다.”

신 대표가 지금까지 브랜딩한 제품은 야생작설차, 쑥레몬티, 보리순차, 망고홍차, 플레이버스 허니블랙티, 스틱발효차, 블랙티 스트로베리 등 60여 종에 이른다.

“차밭을 거니는 일부터 차를 만들고 마시는 모든 과정이 바로 치유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들이 이곳 러프티하우스에 와서 숨쉬는 것만으로도 평안과 행복을 얻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