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판도라(Pandora)는 제우스신이 만든 인류 최초의 여성이다. 제우스는 아프로디테가 준 아름다움, 헤르메스가 준 언어능력과 아폴론이 준 음악과 지혜의 능력 등을 종합해 ‘판도라’라는 여인을 창조했다. 제우스는 판도라에게 상자를 하나 주면서 절대로 열어보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호기심 많은 판도라는 상자를 열어보고야 말았다. 상자를 여는 순간 상자 속에 들어있던 온갖 재앙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인류는 슬픔과 질병, 가난과 전쟁, 증오와 시기 등 온갖 시달림을 받게 됐다고 한다. 깜작 놀란 판도라가 황급히 뚜껑을 닫는 바람에 희망만 빠져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인간을 위협하는 재앙들이 동시에 일어나는 나쁜 현상을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고 말한다. 지난해 국내외적으로 한국판 판도라상자가 열리면서 우리에게도 많은 고통과 좌절을 안겨줬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발발로 국제유가 인상, 물가폭등, 고환율에 시달렸다. 북한의 무모한 핵 도발은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코로나19 팬데믹은 국민건강은 물론 우리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정치권의 음모와 비리, 암투 등으로 양극화는 더욱 심화됐으며, 부동산가격 폭등으로 서민경제를 더욱 옥죄고 있다. 

우리의 삶과 역사는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었다. 한해 농사를 망친 농부가 봄이 되면 또다시 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며 가을에 결실을 기대하는 마음가짐이 어쩌면 판도라 상자 속에 남은 마지막 희망이 아닐까 한다. 우리 모두가 부정보다 긍정을, 좌절보다 희망을, 분열보다 화합을 말하는 계묘년 한해가 되길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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