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재동 aT센터서 제1회 농업 메타버스 컨퍼런스 열려

농업계 메타버스 전도사인 민승규 전청장은 디지털농업자산포럼을 출범시킨 데 이어 11일에는 제1회 농업 메타버스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농업계 메타버스 전도사인 민승규 전청장은 디지털농업자산포럼을 출범시킨 데 이어 11일에는 제1회 농업 메타버스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농업계 메타버스 전도사인 민승규 前 농촌진흥청장(한경대 석좌교수)이 지난해 벤처농업대학 출신 명인들과 손잡고 디지털농업자산포럼을 출범시킨 데 이어 11일 제1회 농업 메타버스 컨퍼런스를 개최해 또한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메타버스는 가상공간이 아닌 ‘또 다른 세계’(Another Real)이며, 농업이 메타버스의 후발주자나 방관자가 아닌 선도자가 돼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누누이 강조해 온 그의 철학이 이번 컨퍼런스에서 공유됐다.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은 축사에서 “농진청은 농업과 농촌분야에 메타버스를 도입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 네오위즈와 모바일 농장가상게임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어 농작물을 재배하면 유저에게 국산농산물을 제공하고 있다. 가상 스마트팜에서 농사짓기, 도시민의 농촌공간 가상체험도 있다. 농기계 조작도 메타버스에서 이뤄질 날도 멀지 않았다. 농업에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은 이처럼 무궁무진하다”며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민승규 전 농진청장 “농업이 메타버스 선도해야 생존”
농진청, 스마트팜과 동일한 ‘메타팜’ 업그레이드 속도

돈 되는 조합

농촌진흥청 성제훈 디지털농업추진단장은 농업과 메타버스가 만나면 돈이 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농업 기술개발을 종합하고 패키지화해 농업현장과 산업체에 신속히 확산시키기 위해 2020년 신설된 디지털농업추진단의 수장인 성 단장은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가상 토마토농장 메타팜은 온도와 이산화탄소, 일사량을 조절하고 생육상태와 생산량 변화를 가상 체험할 수 있다”며 농업분야 메타버스 활용사례를 소개했다.

메타팜은 실제 스마트팜과 유사한 메타버스 환경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메타팜은 생산에만 국한되질 않는다. 생산된 농산물을 MZ세대가 선호하는 상품을 기획·유통·판매까지 해결하는 플랫폼과 커머스와 연결돼 판매까지 가능하다는 게 성 단장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자율주행 무인트랙터, AI 병해충 인식, 스마트팜 무인 관제, 농업 데이터 저장소 구축 등 활용영역은 현재 진행형이다. 성 단장은 “농업과 메타버스가 만나면 현실과 가상 모두에서 소득을 올릴 수 있고, 고된 노동에서 해방돼 지속가능한 농업이 현실화된다”고 강조했다.

 
제1회 농업 메타버스 컨퍼런스에서는 농업이 메타버스를 선도하는 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됐다.
제1회 농업 메타버스 컨퍼런스에서는 농업이 메타버스를 선도하는 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됐다.

지방소멸의 키 ‘메타버스’
백약이 무효인 지방소멸 문제도 메타버스가 중요한 키가 될 것이란 전문가의 진단도 잇따랐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이승환 박사는 메타버스가 활용된 사례를 들며 우리 생활 속에 성큼 파고들고 있는 메타버스의 현재를 요약했다.

이 박사는 “타임지가 2021년 최고의 발명품으로 선정한 '렌데버'는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노인들을 위한 가상현실 플랫폼으로, 요양시설에 머무는 노인 2명 중 1명은 렌데버로 노인들의 행복감을 40%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이 박사는 이어 “우리나라 유수의 대기업도 메타버스를 발판으로 워케이션(휴가지에서 일을 병행하는 근무형태)으로 일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글로벌 가상대학으로 지역을 떠나지 않는 젊은 인재가 넘쳐날 수 있다. 가상매장을 통해 체험하고 전 세계에서 구매하는 지역특산품도 가능해진다. 특히 농업명인과 명품, 명소라는 희소성을 바탕으로. 저평가된 우리나라 농업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이정현 전략기획위원장은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는데 제한적인 낙후지역 지원정책, 지역의 인구특성 반영이 어려운 인구감소지역 지원정책, 일회성 공모로 단편적 지원에 머무는 저출산 대응 인구정책의 한계를 진단하며, 메타버스가 자연스럽게 사람과 돈이 몰리도록 할 발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수도권에 집중된 사업이 아닌 독립된 사업육성을 위해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가상사무환경의 메타버스 근무제, 가상공간에 농지를 팔고 수확 후 농산물을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초보농민에게 사계절 내내 교육이 가능하고, 가상 농업명인이 시뮬레이션으로 지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지방소멸 해결을 위해선 기존방식의 답습 대신 담대한 도전이 필요하다며, 한국형 지역모델 개발에 메타버스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타버스 선도하는 전남 신안
물리적 공간에서는 소멸 고위험군(郡)인 전남 신안군이 메타버스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사례로 소개됐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신안군은 무인도 951개를 포함해 1025개 섬이 분산돼 있고, 인구는 3만8300여 명이며,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37%나 되는 등 발전에 여러 제약요소가 있다. 메타버스 가상현실에서 기반시설을 갖추기 위해 1도(島) 1뮤지엄을 통해 21개의 뮤지엄이 조성 중이다. 섬마다 상징하는 꽃을 발굴하고 사계절 내내 농수산물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는 메타버스 콘텐츠를 채우기 위한 것으로, 14개 읍면의 테마별 정원투어가 가능한 정원 메타버스, 미술관과 박물관, 기념관 투어가 가능한 뮤지엄 메타버스, 축제 메타버스, 해양자원 메타버스, 친환경 농수산물 메타버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군수는 “1월 중 메타버스 테마별 사업계획을 수립해 중앙정부에 국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2024년에는 테마별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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