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산물의 가치 재발견 – 울퉁불퉁팩토리 조찬희 대표

“이맘때면 파프리카가 열려야 되는데 꼭지에서 열매가 안 나온다고, 가뭄 때문인 것 같다는 농업인들의 소식을 들을 때면 신경이 쓰여요.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방향으로 식품을 기획해 소비 할 수 있을까 고민되더라고요.”

울퉁불퉁팩토리 조찬희 대표(29)는 의미 있는 식품을 개발하고 싶었다. 이를 실현하고자 비품농산물만 사용한 가공식품과 요리를 서울 신사동에서 ‘울퉁불퉁키친’을 통해 선보이게 됐다.

서울 신사동에서 울퉁불퉁키친을 운영하며 비품농산물 소비촉진과 판로를 개척해나가고 있는 조찬희 대표.
서울 신사동에서 울퉁불퉁키친을 운영하며 비품농산물 소비촉진과 판로를 개척해나가고 있는 조찬희 대표.

중독적인 맛의 소스류 개발해 소비자 입맛 저격
비품농산물 이용한 요리레시피로 활용도 높여

낭비되는 농산물 없어야…
요리사라는 꿈이 확고했던 조찬희 대표는 특성화고등학교에서 조리를 전공하고, 졸업하자마자 해외 고급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레스토랑에서는 최상급 식재료를 사용해요. 육류와 농산물을 필요한 부분만 잘라 사용하고 버려서 음식물쓰레기가 많이 나왔어요. 낭비되는 농산물을 줄이고, 효과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병제품의 소스·절임류를 생산하게 됐죠.”

이 과정에서 조 대표는 ‘울퉁불퉁팩토리’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비품농산물에 대한 편견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병제품은 최소 1년의 유통기한으로 농산물의 생명을 연장해줘요. 버리지 않고 저장할 수 있는 식품이 돼서 만족스러워요.”

조찬희 대표는 마멀레이드 소스와 피클을 직접 가공해 자체홈페이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마멀레이드란 껍질과 과육을 넣어 졸인 젤리 형태의 잼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오렌지, 귤, 레몬 등 상큼한 과일을 주원료로 만들지만, 조 대표는 철원 파프리카, 퇴촌 토마토, 창녕 양파, 제주 비트 등 우리농산물을 활용했다.

울퉁불퉁팩토리에서 생산되고 있는 비품농산물 가공식품들.
울퉁불퉁팩토리에서 생산되고 있는 비품농산물 가공식품들.

비품농산물에 가치를 더하다
조 대표는 자체홈페이지의 주문내역을 분석했다. 도시민들이 울퉁불퉁팩토리에서 개발한 가공식품을 꾸준히 주문했다고 한다. 서울 신사동에 처음 팝업스토어를 오픈한 이유도 조금은 생소한 식품인 마멀레이드를 홍보하고 소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소스류 제품들은 대체로 바비큐, 스테이크 등의 육류와 샌드위치에 활용도가 높다고 조 대표는 설명했다.

“‘파프리카 쥬키니 처트니’ 제품은 강렬하고 중독적인 맛에 매료된 도시민의 구매가 늘고 있어요. 울퉁불퉁팩토리의 인기제품이에요.”

이 제품은 두유를 혼합한 ‘치폴레 비건마요’로 제품군을 추가 생산하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마멀레이드 소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자 조찬희 대표는 팝업스토어 울퉁불퉁키친을 운영하며 샌드위치, 튀긴 알감자 토마토스프, 버섯 듬뿍 라자냐 등 소스를 이용한 메뉴를 개발해 함께 판매하고 있다.

“농업인에게 못난이, 파지, 비품 농산물이 나오면 울퉁불퉁팩토리로 연락을 주세요. 맛있는 식품으로 변신시켜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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