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를 다녀와서 -

■   잠깐만 …

[고성= 조계옥 명예기자]

 

5월인데도 한낮에는 여름 같은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 마을의 홀몸노인 어르신과 함께 고성공룡세계엑스포 구경을 가는 길 곳곳에는 안개가 짙게 깔려 있었다.
그녀는 연로하고 몸이 쇠약하여 종일 방안에서 TV를 보며 지내는데, 고성에 관한 소식을 빼놓지 않고 본단다. 홀몸노인 돌봄 차 갔더니 “엑스포에 사람이 많이 왔다면서?”라고 물었다. 이웃노인들이 공룡엑스포를 다녀와서 구경이 좋더라고 자랑을 하더라며, 자기에게는 ‘그림의 떡’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나도 아직 공룡엑스포 구경을 못했고, 그 한숨의 의미를 아는 터라 공룡엑스포를 구경시켜 드리겠다며 약속을 했었다. 

우린 ‘바다의 문’ 공룡열차 승강장에서 열차를 타고,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마시며 공룡세계 그 체험의 현장으로 갔다. 매표소 출입구 건물은 원시인이 살고 있을 것만 같은 특별한 모양으로 지어져 있었다. 건물 앞에는 세계 여러 나라 국기가 게양되어 있었고, 그 아래에 놓인 평상에는 관람객들이 쉬고 있어 한가롭게 보였다.

 


출입구를 들어서니 왼쪽에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물품 대여소가 있었다. 휠체어 하나를 빌려 노인을 태우고 본격적으로 구경을 시작했다. 광장에는 1억년 전 백악기시대 육식 공룡  티라노사우루스 골격 화석이 서 있었는데, 어마어마한 크기의 공룡모습에 노인이 놀라워했다. 관람 동선을 따라 첫 번째 간 곳은 한반도 공룡발자국 화석관이다. 입구에 아프리카 전설에 등장하는 ‘조바’라는 괴물 이름에서 유래된 조바리안이 떡 버티고 서 있었다. 노인과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들이 “우와! 진짜 크다”면서 목을 뒤로 젖혀 괴상하게 생긴 공룡머리를 올려다보기도 하고 다리를 껴안기도 했다.
공룡관, 세계화석관, 광물체험관, 세계음식관, 세계풍물관등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이어 아래 바닷가에 있는 공룡 발자국을 구경했다. 세계 3대 공룡이 지나간 자리라니 꼭 봐야 할 것 같다. 행사장 곳곳에 체험 할 수 있는 시설물 들이 있어 관람이 지루하지 않았다. 이윽고 입장에서부터 전시장, 행사 참여, 휴식 등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드는 ‘상상’의 공룡 세계를 관람하고 나왔다.
넌지시 노인에게 엑스포를 관람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무엇인지 물어 봤다. 그 질문에 노인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처음 보는 것들이라 모두 신기하고 재미있었지만 사람들이 북적거려 좋았고, 특히 병아리 같은 아이들을 보니 어찌나 사랑스럽던지”라며 분홍빛 저녁노을을 쳐다보았다.
그의 가슴 속에는 가족에 대한 진한 그리움이 가득 차 있는 듯 했다. 그렇다. 5월은 가정의 달인데 우리는 ‘가족! 그 사랑의 둥우리’를 가끔 잊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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