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북 부안 ‘리얼팜’ 서은정 대표

딸기재배 전문가로 명성...외국인들도 벤치마킹
코로나19로 중단된 수출, ‘K-딸기’ 저력 믿어

서은정 대표
서은정 대표

전북 부안군은 변산반도로 더 많이 알려진 고장이다. 국립공원 변산반도 그리고 새만금 방조제를 통해 군산시 고군산군도와 곧바로 연결된다. 부안은 산과 들과 바다가 촘촘하게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다워 산, 들, 바다의 고장으로도 불린다..

부안읍은 흥덕천이 마을을 따라 길게 흐르고, 석제 등 곳곳에 소류지가 위치한다. 산지와 평야가 복잡하게 뒤섞인 형태의 지형 탓에 자연마을이 많이 발달했다. 부안읍에서 변산반도 뒤쪽 선돌로를 따라 승암산 자락으로 들어오면 7000여㎡(2100여 평)에 이르는 첨단 스마트팜 딸기농장 ‘리얼팜’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은정 대표(39)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농장이다.

시설재배에 적합한 자연조건

“400여 미터 뒤로는 승암산 그리고 더 뒤쪽으로는 변산반도 국립공원이 둘러 있습니다. 바로 앞으로는 석제저수지가 있는데, 평야와 산지가 뒤섞인 곳이 많지요. 그래서 물과 공기가 좋고, 시설재배가 딱 맞아떨어지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은정 대표는 군산이 고향이다. 군산에서 나고 자라고 학교 과정도 마쳤다. 군산대학교 생활과학교실에서 책임연구원으로 10여 년간 근무했다.

“모든 것은 운명인 것 같아요. 딸기농사를 지으며 오직 딸기만 생각하면서 딸기전문가의 길을 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죠. 지금 생각해보면 남편을 만나는 순간부터 이 길이 예정돼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서 대표는 농부와 결혼했다. 평소 친분이 있던 목사께서 남편 박상원 씨(41)를 소개했을 때 느낌이 너무 좋았단다. 

“당시에 30살쯤 됐으니까 주변에서도 자연스럽게 결혼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까 결혼에 관심을 갖게 됐고 남편을 만났지요. 남편은 이미 그때도 농사를 짓고 있었어요. 주로 쌀과 콩 등 이런저런 것들을 재배하고 있었습니다.”

서 대표는 2013년 결혼을 했다. 그리고 두 아이를 키우며 가정과 직장이라는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던 중 2018년 육아휴직을 했다.

스마트팜으로 딸기농사 도전

“휴직을 하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낸 것이 평소에 관심을 조금씩 가져왔던 딸기농사였어요. 어차피 남편이 농사를 짓고 있었으니까 도움도 받을 수 있겠다 싶었지요. 그래서 과감하게 사표를 낼 수 있었습니다.”

서 대표는 당장에 1천여 평의 논을 구했다. 그리고 부안군에서 스마트팜 시설 보조금을 자부담 50%의 조건으로 지원받을 수 있었다.

“제일 먼저 부안군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교육과 컨설팅에 열중했습니다. 농장의 토양과 재배기술 등을 익히고 연구했지요. 그러면서 이듬해 조금이지만 수익을 낼 수 있었습니다. 또 결심한 것이 이왕 스마트팜을 할 거면 제대로 하자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옆 땅 1천여 평을 더 구입해서 지금의 수경재배 첨단 스파트팜 시설을 갖췄습니다.”

서 대표가 또 집중한 것은 건강하고 균일한 품질의 딸기 생산이었다. 

“농장 곳곳에 꿀벌과 호박벌을 키웠습니다. 친자연적인 수정방식이 중요하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또 적화 작업을 한 줄기에 7개의 딸기가 균일하게 자랄 수 있도록 신경을 썼지요. 품질 좋은 지하수를 사용하고, 적합한 영양수 처방 등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 생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해외서도 소문난 ‘리얼팜’

서 대표의 리얼팜은 어느새 전국적으로 소문이 났다. 2021년 3월에는 베트남 농업 관련 관계자들이 리얼팜을 찾아 딸기재배기술을 촬영하며 배우고 갔다. 특히 2021년부터는 전국의 유명 마트에도 ‘리얼팜’이라는 이름의 딸기가 진열되고 있다.

“서울 가락시장에도 ‘리얼팜’ 브랜드로 하루에 400㎏을 출하하고 있습니다. 딸기 수확시기가 11월부터 6월까지 약 7개월이 계속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역의 일손을 많이 활용하고 있지요. 앞으로는 지역의 노인과 장애인에게도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서 대표는 사회복지사로서도 지역에 봉사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스마트팜딸기연구회를 비롯해 군산대 새만금창의재단, 귀농협회 등 크고 작은 지역의 단체 활동도 열심이다. 

“이젠 딸기농사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됐다고 봅니다. 지금까지는 부안군 등의 일관되고 신속한 행정지원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지난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홍콩백화점에 5톤을 수출했는데 코로나19로 중단된 것입니다. 다시 수출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합니다. 지금은 K-딸기가 세계시장의 주류라고 확신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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