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 서광범 의원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 소속 서광범 의원(국민의힘, 여주1)은 뼛속까지 농업인이다. 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셨다는 서 의원은 10년 간의 농협생활을 마무리하고 곧장 2만 평 규모로 고구마농사에 뛰어들었다. 이후 난(蘭)시장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호접란을 17년이나 재배하며 다른 농업인들처럼 희로애락을 모두 겪었다.

서광범 의원은 농업인의 어려운 처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의원으로 임기 동안 농정해양위원회에서 활동하겠다고 약속했다.
서광범 의원은 농업인의 어려운 처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의원으로 임기 동안 농정해양위원회에서 활동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자체 책무로 양성평등 실현·안전한 작업환경 명시
농정 예산 늘리고 면세유 구입 지원 등 촉구
4년 임기 동안 농정해양위원회 활동 약속

-최근 여성농어업인 육성 조례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경기도 여성농어업인 육성 및 지원 조례는 2009년 만들어졌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며 농촌 의 양성평등 실현과 농작업 여건 개선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여성농업인들의 지적이 있었다. 조례 개정안을 대표발의했고, 지난달 도의회를 통과했다.

나도 남성이지만 여전히 농촌은 남성중심적 사회다. 올해부터 경기도는 매년 10월15일을 여성농어업인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할 수 있게 됐으며, 관련예산 3000만 원도 지원될 수 있게 됐다. 이미 시행하고 있는 지역보다 뒤처진 점이 없지 않지만 여성농업인의 위상을 조금이라도 높이고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대표발의 의원으로서 성취감이 클 것이다. 그리고 개정안에는 양성평등의 개념 정의와 지자체 책무에 이를 확대하기 위한 내용을 추가했다. 경기도 여성농어업인 육성 기본계획을 만들 때 농작업 여건 개선과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을 핵심 정책과제로 삼도록 했으며, 여성농어업인 육성정책자문회의를 심의기구로 변경함으로써 지위를 격상시켰다.

-농업인의 어려운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알 것 같다.
농사를 지으며 실패의 쓴맛을 제대로 본 사람이 바로 나다. 어떻게 보면 직장생활이 몸은 편했다. 직장생활을 끝내고 농사에 뛰어들었지만 정말 만만치 않은 일투성이었다. 호접란이 당시 중간묘를 1200원에 사다 9000원에 팔았다. 그것도 첫 출하로 그 가격을 받은 것이다. 달마다 경영비꼴로 100원씩 들었다고 하면 2400원이 원가인 셈인데 남는 돈이 적잖았다. 근데 45년 만에 폭설로 내 돈 5000만 원, 대출 5000만 원으로 지은 하우스가 내려앉아 버렸다. 거기다 빚도 2000만 원 지게 됐다.

추운 여주에서 잘 자라기 힘든 호접란의 특성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던 내 탓도 있지만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진다는 게 농업의 가장 큰 어려움일 것이다. 결국 호접란 농사를 그만뒀지만 지금 현실은 그때보다 더 안 좋은 게 사실이다. 난가격이 내가 농사짓던 10여년 전 그대로다. 기름값이며 인건비며 경영비는 죄다 오르는데 제품가격은 예전 그대로니 농업인은 어떻게 살라는 것인가. 품삯도 안 나오는 지경이다.

-그 경험이 도의원으로서 자양분이 되지 않았나.
호접란만 해도 겨울철에 들어가는 난방비가 큰 부담이다. 예전엔 그래도 심야전기가 싼 편이었는데 지금은 그렇지도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기름값도 요동을 쳤다. 올해 농사용 전기요금이 크게 올랐고, 내년에 더 오른다고 들었다. 하우스 농사를 지어본 입장으로 경영비가 줄줄이 오르면 농업인들이 손에 쥐는 돈이 얼마 안 된다. 그런 이유 때문에 면세유 지원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경기도는 휘발유, 경유, 등유, 가스 등의 공급가와 보조금 기준 단가 차액의 50%를 리터당 최대 200원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에서 매우 좋은 정책이라 호평을 받았지만 농업용 면세유 구입비 지원이 11월까지 종료됐다. 하우스 농가는 최소 3월까지는 지원돼야 한다고 보고 사업연장을 촉구했다. 농사를 지으며 실패한 경험이 이제 돌이켜보면 도의원으로서의 자양분이 된 것 같다. 그래서 농정해양위원회를 4년 임기 동안 지킬 생각이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이자 어려운 현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농업인이라는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식량안보가 한층 중요해졌다.
쌀값이 널뛰기를 하면서 쌀농가의 시름이 깊었다. 쌀값이 제가격을 받아야 생계를 이어가는 농업인에게 2022년은 참 힘든 해였을 것이다. 농정해양위원회로서 그리고 여주를 지역구로 둔 도의원으로서 쌀은 언제나 그랬듯이 우선순위로 두겠다.

지난해 행정감사에서 일본계 품종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국내 육성품종을 집중적으로 보급하며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다 뒷걸음친 원인을 지적하고 구체적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식량안보가 한층 더 중요해진 요즈음에 쌀 국내 육성 품종의 확대와 콩 등의 식량작물 보급에 농업기술원을 포함해 각 시군의 농업기술센터, 종자관리소 등이 최선을 다해줘야만 경기도에서부터 식량자급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본다.

-예산 확충도 중요한 문제다.
전체 예산에서 농업 관련예산 비중은 3.5%에 불과하다. 농업에서 필요한 정책들을 펼치려면 최소 5%까지 확보해야 하고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5000억 원이 더 편성돼야 한다. 농정예산을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대안으로 제시한 게 시군비 100%로 하는 사업들을 단 몇 %라도 도비로 매칭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여주의 경우 맞춤형 화학비료 지원사업이 있는데 시비로 12억 원 예산이 책정됐다. 도비로 1억 원만 지원하면 시비 예산을 더 할애할 수 있다. 예산이 늘면 농업인들이 그만큼 혜택을 보는 것이다. 이런 사업이나 정책들이 농업분야에 수두룩하다. 담당공무원이 모르고 넘어가면 지원할 수 있음에도 그렇지 못한 사례가 있어선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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