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여성 창업열전 - 충북 보은 '단대추농원' 김미숙 대표

충북 보은은 신라 천년고찰 법주사와 속리산이 자리해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보은은 또 ‘명품 대추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속리산 둘레길 3만3070㎡(1만 평) 농지에서 대추를 유기재배하는 김미숙 대표(한국생활개선보은군연합회 부회장)는 자연농법으로 토양을 살린다는 자부심과 함께 대추요리연구가로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김미숙 대표가 차를 우려내고 남은 대춧잎 초순을 소개하고 있다.

버려지는 대춧잎으로 유기농 차() 가공
딸과 치유센터 설립이 자기계발의 원동력

대추 유기재배에 구슬땀
보은군농업기술센터 향토음식연구회원으로 활동하며 꽃차자격증, 약용작물관리사1급, 퓨전떡자격증, 아동요리연구1급 등 다양한 가공식품 교육을 받아 농업기술센터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 김미숙 대표. 매년 보은대추축제 개최를 앞두고 김 대표의 대추요리에 관심을 보이며 단대추농원을 찾아오겠다는 매체의 연락을 수차례 받고 있다고 한다.

“6차산업 인증을 받아 농원에 농촌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공방을 마련했어요. 농원이 속리산 둘레길과도 인접해있어 자연경관도 볼거리지요.”

속리산의 밤낮 기온차가 커 대추의 당도가 높고 품질이 우수하지만, 농약과 제초제를 쓰지 않고 남편과 단둘이 재배해 수확량은 많지 않다. 유기재배가 ‘방치농법’이란 오명을 쓰고 싶지 않다는 부부. 농번기에 9~10회 풀을 깎아 땀 흘려 수확한 유기농 대추는 ‘한살림’을 비롯한 식품회사에 납품하고 개인고객에게 직거래하며 안정된 판로를 확보하고 있다.

김 대표가 직접 레시피를 개발한 대추양갱.
김 대표가 직접 레시피를 개발한 대추양갱.

코로나19에 자기계발 집중
김미숙 대표는 코로나19 여파로 애써 개발한 대추양갱과 대추식혜를 선보일 기회가 많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소규모 인원이어도 코로나19가 농촌사회에 확산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무리해서 농촌체험학습을 강행하지 않았다. 대신 그 시간에 자기계발에 더 집중하기 위해 마음을 다 잡았다는 김 대표였다.

“대추나무에서 5~6번씩 새순을 쳐서 버렸는데, 잎사귀도 유기재배로 돋아난 건데 아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덖어봤는데 의외로 맛이 괜찮았고 지인들 반응도 좋아서 본격적으로 차를 생산해야겠다고 결심했죠.”

김 대표는 대춧잎을 매년 5월에 한 번만 수확하고 있다. 녹차에 비유하면 어린잎을 덖은 ‘우전’에 속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대춧잎은 본래 쓴맛이 강해 병해충도 발생하지 않았는데, 덖으니까 쓴맛이 사라져 차로 마시기에 제격이었다고 한다.

내년에 대춧잎차는 특허청에 등록할 계획이라고.

1년 중 5월 한 차례 채취해 가공한 대춧잎차.
1년 중 5월 한 차례 채취해 가공한 대춧잎차.

대춧잎에 과일 블랜딩한 차 연구
대춧잎 생산에만 안주하지 않고, 지난 봄여름 서울 성수동을 찾아 티클래스에 참여했다는 김미숙 대표.

“도시에서 과일을 섞은 차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대춧잎과 어울리는 과일을 찾으면 차를 다양하게 선보일 수 있을 거예요.”

도시에서는 요즘 다양한 재료를 혼합해 취향에 따라 차를 골라 마시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수요에 맞춰 차 요리연구가들은 녹차, 홍차를 중심으로 환상의 조합을 찾고 차 소비를 늘려나가고 있다.

“차의 매력에 흠뻑 빠졌어요. 차를 자주 마시면 소화도 잘 되고 심신을 편안하게 해줘 몸은 물론 정신건강에도 으뜸이에요.”

김미숙 대표가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하는 이유는 먼 훗날 농원에서 딸과 함께 치유센터를 운영하겠다는 목표가 있어서다.

“딸이 중국 출장을 다녀오면서 다양한 차를 여행 가방에 잔뜩 가져왔어요. 대춧잎차와 궁합이 좋은 차를 개발해보라면서. 정성껏 재배한 대춧잎을 열심히 연구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싶어요.”

■미니인터뷰 – 충북농업기술원 대추호두연구소 이동근 연구사

이동근 농업연구사

“플라보노이드 함량, 대춧잎에 더 많아”

올해 대추호두연구소에서는 대추와 대춧잎에 들어있는 기능성 성분 함량 물질을 비교 분석했다. 플라보노이드는 항산화 활성을 띄는 성분으로 많으면 많을수록 건강에 좋다. 대추의 열매보다도 잎에 상당한 양의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분포된 것을 확인했다.

주로 보은대추(복조 품종) 열매는 비타민C,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비타민A 등의 영양소가 들어있다.

대춧잎에 함유된 성분을 자세히 소개하면 비타민A(베타카로틴) 함량 2만295μg/100g, 비타민C 500μg/100g, 총플라보노이드 2806mg/100g, 총폴리페놀 3382mg/100g, 루틴 2134 μg/g이다.

열매에서는 총플라보노이드 함량이 148mg/100g이었는데, 대춧잎에는 총플라보노이드 2806mg/100g으로 크게 높았다.

앞으로 대춧잎의 기능성 성분에 대해 지속 연구하면서 새순(초순)에는 얼만큼 들어있는지 2023년에 연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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