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포커스 - 반복되는 가뭄, 농업용수 대책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물관리 관련정보는 부족한 현실이다. 겨울가뭄이 극심한 올해는 물론이고 기상이변이 심화되는 현실에서 대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출처:한국농어촌공사)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물관리 관련정보는 부족한 현실이다. 겨울가뭄이 극심한 올해는 물론이고 기상이변이 심화되는 현실에서 대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출처:한국농어촌공사)

불확실한 현장정보·인력대응 한계 점차 커져
농어촌공사 “관리시설 9.1% 증가했지만 인력은 31.4% 감소”

전라남도를 비롯한 남부지역 가뭄이 정말로 심각하다. 12월 기준으로 전남지역 누적 강수량은 830.6mm로 평년의 1390.1mm의 67%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전남지역이 1973년 기상관측 이래 최악으로 대대적으로 물 사용 20% 줄이기 캠페인을 벌일 정도다. 농업용수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남지역 농업용 저수율은 48.1%에 머물며 평년 대비 78.5%에 그치고 있다.

더 심각한 건 저수지와 보 등의 기반시설 노후화도 위험수준이란 점이다. 저수지 85%, 보 47%가 50년 이상 경과한 시설이지만 유지관리 국고보조는 연간 1500억~1600억 원 수준에서 10년째 제자리라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식량안보의 한 축인 양질의 농업용수 확보가 중요해지는 가운데 인력과 불확실한 현장정보에 의존하는 방식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그 연장선으로 농림축산식품부는 농경지가 감소해도 개수로를 통해 공급되다 보니 물 이용량의 42%를 차지하는 농업용수 감소로 직결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 개선노력을 하고 있다. 그 해법으로 농업인의 요구 또는 그간의 경험에 의존하던 것에서 수문의 원격가동을 통한 물 흐름의 실시간 관리, 자동물꼬 설치로 손실을 줄이고 얕게 대기로 사용절감은 물론이고 저탄소농법으로 전환도 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30만㎡ 이상 저수지 1278곳에 대한 내용적 조사를 2025년까지 마치고, 50만㎡ 이상 저수지 810곳은 실공급량 계측으로 적정한 물 공급이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농업용 수로도 폭과 높이의 규격을 정하고, 고도 등을 정하는 한편, 수로 계통도의 3차원 디지털화에도 나서고 있다. 원활한 물 공급이 되지 않는 지역과 밭작물·시설작물 집단 재배지역은 관수로 체계를 도입해 이용 효율성을 높인다. 즉, 물이 공급되는 저수지는 정확한 계측, 용수가 이동하는 수로는 수문 원격가동과 관수로 규격 설정, 마지막으로 농경지는 자동물꼬로 각 단계별로 지능형 분석으로 용수의 적정량을 공급하는 것이다.

효율적인 농업용수의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는 탄소중립, 기후위기 대비,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3대 전략으로 통합물관리에 나서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이병호 사장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물포럼에서 “농업용수의 안정적 확보와 관리는 식량안보는 물론 농촌지역과 환경을 지키는 중요한 열쇠로 개발에서 관리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최종 수요자인 농업인 중심의 물관리를 활성화해야 하며, 이와 관련한 제도정비와 지원근거 입법화, 농업인과 유관기관간 적극적인 협력과 소통이 필요하다”면서 토론회 개최 취지를 밝혔다.

주제발표에 나선 한국농어촌공사 통합물관리추진단 박진현 단장은 디지털 대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 단장은 “현장인력도 부족한데 디지털은 뜬구름 잡는다니, 수로 흙을 퍼야 하는데 디지털이 어떻게 해결하냐는 목소리가 있지만 정보의 홍수 속 물관리 정보만 가뭄”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기후이변으로 경험치가 번번이 빗나가고 점차 빈발화, 규모화되는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디지털 대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13일 국회에서는 통합물관리 시대를 맞아 농업용수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13일 국회에서는 통합물관리 시대를 맞아 농업용수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수문 원격가동·관수로 규격 설정·자동물꼬 등으로 선진화
농업용수 절약하면 인센티브 주는 선택형 직불제 도입도 검토

박 단장은 “갑작스럽게 폭우가 온다면 즉각 대처하기 어렵고, 밤샘근무도 이젠 비효율적이다. 현장정보도 불확실해 디지털로 침수피해 저감 확률은 높이면서 현장인력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2013년 대비 2020년 민원은 7.73배 증가하고, 실제 현장에선 약 100배 늘었다는 보고 있다. 관리시설은 9.1% 늘어나는 동안 관리인력은 31.4% 감소하자 농어촌공사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조사 기반을 마련해 표준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74곳에 수요·공급량 실태조사와 1231곳에 대한 내한능력조사 등을 거쳐 물관리계획, 농어촌용수 확보전략, 다목적용수 활용방안 등 정책결정에 활용으로 이어짐으로써 과학적 물관리를 도모하게 된다. 박진현 단장은 “드론과 인공위성 등의 원격탐사와 계측시설을 확대해 디지털 기반을 조성하고 AI 기반 예측·경보기술, 데이터 자동화 기술, 스마트 재해관리 등의 용수관리 디지털 대전환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며, 농업용수를 줄이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선택형 공익직불제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를 개최한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은 “국가 물관리 정책에 농업용수도 적극 포함시키기 위해서 농업용수와 관련된 기초적인 자료 수집, 유지관리를 위한 기본계획 수립, ICT와 IoT기술 기반의 디지털 물관리 시스템 마련 등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속가능한 농촌발전을 위한 농업용수 관리 방안과 효율적인 국가 물관리 체계 마련을 위해 국회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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