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남 보성 ‘보성싱싱농원’ 김소영 대표

김소영 대표는 딸기 체험전문가로 성장했다.
김소영 대표는 딸기 체험전문가로 성장했다.

 

남편 권유에 홀린듯 귀농한지 벌써 13년
생산·가공·체험 등 융복합해 경쟁력 키워
체험농장 전문지식 바탕으로 수출 소망

전남 보성군은 호남정맥 북쪽으로 산에 둘러싸인 분지 형태를 띠고 있고, 보성강 댐 등에서 공급되는 수분이 많아 아침 안개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농작물의 부족한 수분은 안개로 충당할 수 있을 정도. 특히 보성녹차는 부족한 강수량을 안개로 충당하기 때문에 성장과 건강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보성군 조성면은 백제부흥운동 때 부흥군의 마지막 거점 중 하나로 추정되는 곳. 패망한 백제 유민들이 마지막으로 항전하다 일본으로 건너갔다는 기록도 전한다. 

그래서 조성면에서 백제 유민을 기리기 위해 격년으로 열리는 ‘동로성 축제’는 볼거리로 꼽힌다.

조성면 조성봉산길을 조금만 걸으면 신방마을과 봉산마을 경계에 자리한 ‘보성싱싱농원’을 만날 수 있다. ‘보성싱싱농원’ 김소영 대표(41)는 올해로 귀농 13년째인데, 딸기 관련 체험전문가로서 인기가 높다. 

농사짓기 좋은 보성으로 귀농

“우리 농원은 뒤쪽으로 국사봉, 관수산, 주월산, 가마봉, 장군봉 등에 둘러싸여 있고 그 아래 신방마을과 봉산마을이 들어앉은 경계에 위치합니다. 그리고 두 마을의 멀지 않은 거리에 강동제와 호동제, 신방저수지 등 10여 개의 크고 작은 저수지가 있어요. 그만큼 농경문화가 발달한 곳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들’ 평야만 봐도 알 수가 있을 거예요.”

김소영 대표는 고흥이 고향이다. 이후 고등학교와 대학을 순천에서 나왔다. 그리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졸업하자마자 서울의 금융권에 취업을 했어요. 시골에서 살았기 때문에 취업은 반드시 서울에서 해야겠다는 생각도 작용했습니다. 그렇게 6년여 회사생활을 하면서 서울생활을 즐겼어요. 그러다가 남편(정경모·42)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남편의 의견에 따라 떠밀리듯 귀농을 하게 됐지요.”

김 대표는 야구를 좋아했다. 그래서 광주가 연고인 프로야구팀 기아타이거즈 팬클럽에 가입했고, 주말이면 야구경기장을 찾았다. 거기에서 팬클럽 총무를 맡고 있던 남편을 만난 것이 지금의 인연으로 이어졌다고.

“어느 날 남편이 도시가 싫다고 그러더라고요. 다람쥐 쳇바퀴 같은 삶이 싫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고향에 가서 토마토 농사를 하자고 제안했지요. 당시는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남편의 뜻을 따라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그래서 남편의 고향인 보성으로 귀농을 하게 됐습니다.”

생산만으로는 한계...
가공․체험으로 눈 돌려

남편의 고향 보성에 내려온 김 대표는 전세금을 뺀 돈과 대출을 받아 지금의 자리에 3900여㎡(1200평)의 토마토 농장을 만들었다. 말 그대로 전 재산을 투자했다.

“농장 주변에 집도 샀는데, 화장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집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참 고생이 많았습니다. 매일 공부하면서 토마토를 재배했지요. 그러면서 전남도농업기술원의 마케팅 교육을 받았는데 그것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거기서 어떻게 토마토를 팔아야 할지를 깨달았거든요.”

김 대표는 도매상에 넘기는 판매방식을 포기했다. 그리고 주요 오픈마켓에 입점하는 방식을 택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처음 농사였는데도 인터넷 판매가 나름대로 성공했어요. 그래서 생산량을 다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3년차 정도 됐을 때부터 이익이 전혀 되지 않는 거예요. 토마토값이 계속 떨어지니까 재미가 없었죠. 그런 상황 속에서 전남도농업기술원에서 진행했던 팜파티 교육을 받았는데, 거기서 수확체험 프로그램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한두 해가 지날 때쯤 토마토로는 체험농장으로서 한계가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래서 귀농 5년차쯤에 지금의 딸기농장으로 과감하게 전환했지요. 지금은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고객만족 우선한 공간 계획

김 대표는 전국으로 발품을 팔았다. 서울, 강원도, 제주도까지 찾아서 살피고 질문하고 배웠다. 남편은 대구의 제빵기능장에게 3개월 합숙훈련을 받기도 했다. 김 대표는 특히, 딸기 체험농장으로 바꾸면서 체험공간을 대대적으로 늘려나갔다. 체험객이 느끼는 공간에 대한 여유나 힐링 등을 고려해서다.

“지금은 농장 규모가 5000여 평이 넘습니다. 그리고 딸기 수확프로그램으로 시작했던 체험은 현재 피자, 쿠키, 케이크만들기 등으로 다양하게 늘었어요. ‘그로우그로우’라는 체험형 카페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방문을 원하는 고객들의 전화도 끊이지 않아요.”

김 대표는 일손 구하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시골이라는 특성이 마땅한 사람을 구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내년에는 좀 더 안정되고 체계화된 농장으로의 성장을 바라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딸기 체험농장의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수출도 꼭 해보는 것이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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