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雨傘)을 순수한 우리말로 ‘슈룹’이란 사실을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됐다. 드라마 ‘슈룹’은 중전과 후궁사이에 자신의 아이를 세자로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조선시대 궁중판 ‘스카이캐슬’을 보는 느낌이다. 많은 엄마들은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더 깊은 모성애로 자녀양육의 우산이 돼 모든 것을 바친다. 

우산은 왕의 권위와 신성한 지위를 상징하는 물건으로 여겨졌다. 보호의 상징물로 뙤약볕에선 양산, 비가 올 때는 우산 역할을 한다. 때론 우산을 쓰지 않는 것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강인함으로 표현된다.

드라마 ‘슈룹’ 속 중전은 아들 5명을 둔 엄마다. 장남 세자는 일찍 죽고 네 명은 개성이 뚜렷한 사고뭉치로, 궐 안팎에서 온갖 문제를 일으킨다. 중전은 궐에 갇혀 사는 자녀들의 처지를 안쓰러워하며 타인을 위해 배려하고 정의를 실천하는 용기를 가르치려 노력한다. 그러나 후궁들은 택현(擇賢, 적장자 계승이 불가능할 시 어질고 현명한 자를 선택하는 제도)을 앞두고 자기 아들을 세자로 만들기 위해 온갖 로비와 과외를 시킨다. 아이들은 오직 엄마를 위해 사는 것처럼 혹사당한다. 

‘자식농사처럼 자기 마음대로 안 되는 농사도 없다’는 말이 있다. TV 드라마 속 조선시대 엄마들의 모습은 오늘날 대학입시를 앞둔 자녀를 둔 엄마의 상황과 별로 다르지 않아 보였다. 자식을 잘 키웠다는 기준이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을 나와 선망 받는 직업을 갖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어려서부터 자녀들의 개성을 키워주고 스스로 행복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을 도와주는 ‘엄마의 슈룹’ 역할이 참다운 교육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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