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품연구원 박호영 박사팀, 무청의 웰빙 효과 발견

무의 부속물쯤으로 여겨졌던 무청이 무와는 완전히 다른 웰빙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이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한국식품연구원(원장 백형희, 이하 ‘식품연’) 식품기능연구본부 기능성소재연구단 박호영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무청에 든 다당체(식이섬유의 일종)가 장 건강과 체지방·체중 감량을 돕는단 사실을 밝혔다. 이는 국제학술지인 ‘식품과 기능’(Food & Function) 표지에 실렸다.

연구팀은 실험동물인 생쥐를 대조그룹(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를 일절 제공하지 않은 그룹)·프럭토올리고당(프리바이오틱스의 일종) 제공 그룹·무청 추출물 제공 그룹·무청 다당류 제공 그룹) 등 네 그룹으로 나누고, 네 종류의 서로 다른 먹이를 먹은 생쥐의 장내에서 8주 후 어떤 변화가 일어났나를 살폈다. 프로바이오틱스(장내 유익균)인 비피두스균·유산균이 8주 새 어느 정도 증식했는지를 비교한 것이다.

박호영 연구원은 “무청에서 발견한 다당류를 먹은 생쥐의 장에서 비피두스균·유산균 등 유익균이 프럭토올리고당 섭취 생쥐보다 2~3배 많이 증식했다”며 “무청 다당류를 먹은 생쥐에선 에너지 대사와 면역기능을 조절하는 단쇄지방산도 더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무청 추출물과 무청 다당체를 8주간 섭취한 생쥐그룹에서 체지방량은 20%, 체중은 12% 감소했다. 이는 무청과 무청 다당체가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임을 시사한다.

무청과 무청 다당체를 먹은 생쥐의 장 염증 수치가 낮아지고, 장누수증후군(장 내벽에 미세한 구멍이 생기는 질환) 관련 지표도 개선됐다.

연구팀이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한 무청의 웰빙 성분은 람노갈락투로난-I이란 다당체로, 식이섬유의 일종이다.

연구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무청의 다당체가 유익균의 증식을 돕고 장관 벽을 자극해 면역을 증진하며 ‘만병의 근원’으로 통하는 염증을 없애는 것을 확인했다.

박호영 연구원은 “무청에 든 다당체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개선을 돕는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다”라며 “‘마이크로바이옴’은 장 건강뿐만 아니라 뇌 인지기능, 호르몬 조절 등 인간의 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과 생태계의 합성어로,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가리킨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좋은 미생물과 나쁜 미생물이 공존하는 상태인데, 다양성이 파괴돼 나쁜 미생물이 많이 생기면 염증과 질병 발생 위험이 커진다.

무청의 웰빙성분으로 확인된 다당체는 사람은 분해·소화하지 못하지만, 장내 세균에겐 훌륭한 먹이가 되는 일종의 프리바이오틱스다. 무청의 다당체인 람노갈락투로난-I은 무청뿐만 아니라 귤 껍질·피망 등 다른 식물의 세포벽에서도 발견된다.

연구를 함께 한 경기대 식품생물공학과 신광순 교수는 “무청의 다당체는 불용성 식이섬유의 일종으로 대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변비 예방에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무청 다당체 관련 연구결과를 사람에게 적용하기 위한 임상연구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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