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규제혁신안에 대마성분 의약품 국내 제조·수입 허용 포함

안동을 포함해 헴프특구지역이 전국 8곳에 지정돼 있다. (사진출처:경상북도)
안동을 포함해 헴프특구지역이 전국 8곳에 지정돼 있다. (사진출처:경상북도)

세계 50여개 국가는 의료용 대마 허용 등 완화 흐름 뚜렷
의료용 CBD 성분은 마약류 제외·헴프산업진흥법 제정 의견도

지지부진하기만 하던 대마산업 규제 족쇄가 풀려 의료용·식품·화장품 등으로 산업화의 길이 열릴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규제혁신 100대 과제에 대마성분 의약품의 국내 제조와 수입을 허용함으로써 신산업 지원에 나서겠다고 공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대마산업화 추진협의체를 구성하고 ‘산업용 헴프 전주기 안전 관리체계 마련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내년에 헴프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대마 관련 규제는 세계적으로 완화 흐름이 뚜렷하다. 세계보건기구의 권고에 따라 UN 산하 마약위원회는 이미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했으며, 미국은 대마초 합법화 법률을 통과시키기는 등 세계 50여개 국가는 의료용 대마의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대마산업 활성화를 위한 관련법 개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헴프산업을 육성해 세계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규제혁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대마 규제 해제에 대한 지역의 기대는 이미 상당하다. 경북 안동을 포함한 8개 지역에 헴프특구지역이 지정돼 약 42만㎡ 면적, 35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해 산업화를 위해 다양한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재배면적도 2017년 31.1ha에서 올해 88.5ha로 급증했다.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김창혁 박사는 “2028년이면 헴프 세계시장은 15조 원으로 전망된다. 신경안정, 항염, 진통 등의 효과가 있는 CBD를 활용한 제약회사 매출이 급성장한 사례가 있는 등 바이오 원료물질의 보고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의 설명대로 CBD는 미국을 포함한 선도국들이 의약품과 화장품,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규제의 벽에 막혀 개발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마약류에 대마가 포함돼 있어 대마씨앗과 대마씨유는 껍질이 완전히 제거된 씨앗이 THC와 CBD가 일정 기준 이하인 경우에만 식품과 화장품 원료로 쓸 수 있다. 김 박사는 해외에서 CBD 성분은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을 참고해 성분별로 구분하는 게 시급하다는 주장을 내놨다.

노중균 한국대마산업협회장 역시 규제혁신과 함께 정책적인 육성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노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헴프산업진흥법 제정이 필요하다. 헴프는 난치병 환자 치료부터 농업의 고부가가치를 통한 농가소득 증대, 관련산업 진흥을 통한 국가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농식품부가 헴프 육종과 신품종 육성을 통한 산업화와 품종 보호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고 노 회장은 덧붙였다.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은 “환각작용이 있는 THC 함유량이 0.3% 이하인 경우 대마에서 제외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식약처도 이 개정안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한 만큼, 의료용 뿐만 아니라 섬유와 사료, 기능성 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용도로 산업화할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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