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농촌진흥청 동물바이오공학과 양현 연구사

달걀에서 유용단백질을 생산하는 닭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양현 연구사
달걀에서 유용단백질을 생산하는 닭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양현 연구사

 

유용단백질 생산유전자 조절시스템 자체 개발
희귀질환치료제 등 의약품 분야 활성화 기대

의약품 원료 생산 닭 개발 박차

“동물에서 유용단백질이 유래한 것은 염소에서 200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것입니다. 두 번째 실용화의 영광은 달걀입니다. 달걀에서 유용단백질을 생산하는 닭은 미생물이나 세포 기반의 공정, 포유동물 기반의 시스템에 비해 많은 이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제 닭은 고기나 달걀을 제공하기 위한 가축의 범주를 넘어서 유용단백질 생산의 원료동물로서 활용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지요. 

현재까지는 생체 내 기능 검증과 달걀에서 유용단백질 생산을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해 갈 길이 먼 상황입니다. 농촌진흥청에서도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에 맞춰 고부가가치 형질전환 닭 개발을 위한 노력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바이오공학과 양현 연구사(35)는 그동안 달걀에서 바이오의약품 생산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유전자 조절 시스템(프로모터)을 개발하는 등 달걀의 유용단백질 생산 핵심기술 개발에 앞장서 온 연구자로 손꼽힌다.

양현 연구사는 ‘닭의 유용단백질인(오브알부민) 프로모터의 길이에 따른 유전자 발현 활성 및 에스트로겐 반응성 분석’ 등 학술논문 3건을 비롯해 ‘유전자의 조절 영역’ 등 8건의 산업재산권 등록과 출원, 그리고 ‘재조합단백질의 생산 효율 높이는 방법 개발’ 등의 다양한 성과와 홍보 등을 이어오고 있다.

 

선진국보다 효율성 높은 기술 개발

“달걀에서 바이오의약품과 같은 유용단백질을 생산하기 위한 닭 개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달걀에 유전자 운반체를 미세 주입하는 방법은 유용단백질을 발현하는 닭을 개발하기 위해 가장 널리 이용되는 방법이지요. 

운반체는 발현시키고자 하는 목표 유전자와 프로모터 염기서열로 구성돼 있습니다. 운반체에서 프로모터는 목표 유전자가 닭의 어느 조직에서 얼마나 발현될지를 결정하는 역할로, 동물에서 유용단백질 생산 분야의 핵심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닭에서는 오브알부민(달걀 흰자위의 주 단백질) 유전자의 프로모터가 가장 효율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다양한 형태의 오브알부민 프로모터는 이미 대부분 외국에서 선점하고 있습니다. 이에 국내에서 달걀을 통한 유용단백질 생산을 위해서는 새로운 프로모터의 개발이 첫 번째로 해결해야 할 과제였습니다.”

그래서 양현 연구사와 동료들은 미국에서 개발한 오브알부민 프로모터가 불필요한 염기서열을 없애고 2개 영역을 이어붙인 형태에 착안했다.

“저와 동료들은 오브알부민 프로모터와 닭 난관에서 발현되는 다른 유전자의 프로모터를 이어 붙여 미국과는 다른 새로운 프로모터들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 개발한 프로모터들은 사람과 닭 체세포, 그리고 닭 난관조직 유래 세포에서 단백질 생산 효율을 평가했습니다.”

그렇게 양 연구사가 개발한 프로모터 중 4종의 프로모터는 미국이 개발한 프로모터에 비해 닭 난관세포에서 단백질 생산 효율이 약 2~20배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또한, 새로운 프로모터들은 미국이 개발한 것과 비교해 약 15~43% 염기서열 길이를 감소시킨 특징을 보였다. 

 

달걀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다

“달걀에서 유용단백질을 생산하는 닭 개발을 위해서는 고농도로 농축된 유전자 운반체가 필요합니다. 운반체에 포함되는 전체 염기서열(프로모터+유전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운반체 생산과 농축 시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크기의 이점은 달걀에서 발현시킬 목표 유전자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새롭게 자체 개발한 프로모터의 우수성(단백질 생산 효율, 크기 감소)과 차별성(개발 방식)을 인정받아 산업재산권 출원·등록을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양 연구사 등이 개발한 ‘달걀의 유용단백질 생산 핵심 기술’은 외국에서 선점한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앞으로 달걀에서 유용단백질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닭은 일 년에 약 330개의 달걀 생산과 짧은 번식기간으로 인해 단시간에 큰 축군 조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달걀에서 생산할 수 있는 유용단백질은 주로 바이오의약품이죠. 미국에서 개발된 닭의 유용단백질은 인체 희귀질환치료제(제품명 KANUMA)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KANUMA 1병(20㎎)은 원화로 약 1천만 원에 달합니다. 일본에서도 여러 제품들이 최근에 속속 개발되고 있어요. 

이제 우리나라 차례입니다. 국내에도 인체 의약품이나 동물약품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국내에 필요한 유용단백질을 달걀을 통해 생산하고 실용화한다면, 이러한 원료용 달걀의 경제적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곧 개발이 실현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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