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29일 밤에 일어난 서울 이태원 압사 사고는 비극적 참사가 아닐 수 없다. 156명의 젊은이의 생명을 순식간에 앗아간 대형 참사에 사망자와 유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핼러윈 축제에 어른들이 동조하고 상술이 더해지면서 이런 참사를 빚게 된 것에 안타까움이 더한다.

핼러윈의 역사는 명확하지는 않다. 기원전 켈트족이 1년을 열 달로 보고 한해의 마지막 날인 10월31일 날, 추수 감사와 음식을 차려 죽은 이의 영혼을 달래며 신에게 제를 올리던 풍습이 연결됐다는 설이 있다. 또 다른 기원은 가톨릭교회가 11월1일을 만성절(All Hallows’ Day) 전야제인 10월31일에 축제를 이어갔고 ‘신성함(Hallow)’과 ‘전날 밤(eve)’이란 의미의 ‘핼러윈(Halloween)’이란 설이 있다. 

미국의 핼러윈 특징은 사탕과 의상이다. 특히 집집마다 무서운 해골인형을 세워두고 커다란 호박에 구멍을 파고 등불을 넣어놓은 잭 오 랜턴(Jack-O-Lanterns: 호박귀신 촛불)을 경쟁적으로 꾸며놓기도 한다.  미국의 핼러윈축제는 디지털시대에 편승해 한국에 급속히 확산되면서 이미 유치원에서 유행한 지 오래다. 이번 핼러윈 참사를 보면서 한국의 가장 보편적인 가치관이나 사회질서가 새로운 문화에 도전을 받는 느낌이 든다. 미풍양속의 공동체문화는 사라지고 개인주의와 쾌락이 만연하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두려움이 앞선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의 비극적 참사에 대해 기성세대의 한사람으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사고의 근본 원인을 찾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더 이상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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