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업·농촌 활력화, 여성의 힘으로~ - 충남 당진 꽃양꽃색

충남 당진에서 스마트팜을 구축해 함께 화훼를 재배하는 청년여성농업인 삼인방의 스마트팜 도전기. 아직은 서툴고 처음이라 어렵지만, 농업의 기회는 스마트팜에 있다는 청년여성농업인들. 이들의 진지하고 열정적인 화훼농사 스마트팜 도전기를 통해 농업 무엇이 좋고 어려운지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퐁퐁 소국의 줄기가 제멋대로 피었다. 꽃양꽃색 청년여성농 (왼쪽부터)김에스더, 박미아, 문소영씨는 내친김에 특이한 소국으로 ‘크리스마스 리스’를 만들자며 꺄르르 웃었다.

화훼 비전에 주목스마트팜으로 구체화
전량 직거래와 친환경 재배로 자부심 높여

안전한 꽃 생산
꽃양꽃색 공동대표 문소영, 김에스더, 박미아씨는 당진에서 시설하우스 10동(1300평)과 노지 700평에 스마트팜을 구축해 화훼를 생산하고 있다. 꽃양꽃색의 주력작목은 농촌진흥청이 육성한 장미, 국화, 거베라이며, 베드와 토경에서 재배하고 있다. 이들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안전한 꽃을 생산하겠다는 정체성을 갖고 유기자재로 만든 해충기피제와 직접 개발한 살균제를 통해 친환경 재배한다.

3년째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땅의 힘이 좋아지고, 토경재배 터는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한다. 그래서 심심치 않게 개구리가 왔다가는 시설하우스다.

“여기 꽃은 개구리가 먹어도 안전해요.”

올해 첫 수확하는 국화는 친환경으로 미생물이 구축된 땅에서 재배돼 어느 때보다 안심됐다고 한다.

“재배하는 꽃에 대해 PLS(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 검사를 받았어요. 농약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결과지를 모으고 있어요.”

농사지은 지 1년이 되지 않아 무농약 인증은 아직이라고 했다. 유기농 인증은 무농약 인증을 3년 유지하면 자격이 주어지는데, 이들은 꽃양꽃색의 꽃을 유기농으로 인증 받을 날을 고대하며 화훼시장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장미를 고압나트륨등으로 보광재배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이번에 전력이 덜 들어가는 LED등으로 전면 교체했어요. 냉난방도 기름이 아닌 지하수를 이용합니다. 소득이 안정화되면 저탄소농축산물인증도 준비할거예요.”

직거래로 농가소득 높여
청년여성농들은 도시지역 팝업스토어와 마켓에 참가하며 화훼 직거래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꽃이 가장 신선할 때 직거래하기 위해 도시지역에서 접근성이 좋은 충남 당진에 농지를 마련했어요.”

이들은 수확한 꽃의 줄기를 제단하고, 잎을 떼어내 택배작업을 함께 한다. 경매에 나가지 않는 고품질 꽃을 골라 직거래하면서 내보이는 뚝심은 여느 베테랑 농부와 다를 바 없었다.

주 고객층은 5명의 플로리스트로 구성된 협동조합이라고 한다. 플로리스트들은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다량의 화훼를 구매해 중요한 고객이 됐다. 업계에 입소문이 나면서 플로리스트 고객이 하나둘 늘고 있다.

아이디어스 등의 스마트스토어에서도 꽃양꽃색의 꽃을 구매할 수 있다.

문소영씨는 “최근 가정에 꽃병을 두고 힐링하는 소확행 문화가 자리 잡고 있어, 일반소비자들의 주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디어스에 한 소비자는 ‘처음에는 줄기만 있어 어떨까 싶었는데, 물오름 뒤에는 자고 일어날 때마다 꽃이 펴서 집안 분위기가 바뀐다’는 후기를 남겨 눈길을 끌었다.

경매에 내지 않고 택배를 통해 꽃을 전량 직거래하는 청년여성농들.

귀농인에 맞춘 청년농 육성도 필요
농촌에 스마트팜 악덕업체 횡행

생계 달린 귀농인, 교육은 '언감생심'
하지만 지역에 연고가 없다보니 농촌은 척박한 땅이었다고. 종친이나 지인이 없어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청년창업사관학교, 청년창업보육센터 등 청년농 맞춤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관련 정보를 이들도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저희는 생계가 달려 있어서 교육에만 몰두할 수 없어요. 농업기술원이나 농업기술센터에서 하는 단기교육에 참여해 주변 교육생들에게 ‘농사일은 어떻게 하고 왔냐’고 물으면 부모님이 봐주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죠.”

의지할 사람이 없다보니 이들은 더욱 똘똘 뭉쳤다. 농촌진흥청에서 발행한 재배기술서를 토대로 화훼 종묘를 식재하고, 재배 중에 문제가 생기면 직접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을 찾아가 관련 연구원,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며 발품을 팔았다고 한다.

“화훼는 수요가 적어서 스마트팜 교육이 딸기, 오이 작목 위주에요. 지금까지 600시간 넘게 교육을 들었는데, 화훼교육은 aT에서 있었던 단 2시간30분짜리 교육이 전부였어요.”

문소영씨는 화훼 전문가 육성과 화훼시장 확대에 농업기관의 각별한 관심과 연구가 이뤄져야한다고 호소했다.

“교육에서 알게 된 어느 박사님 말에 따르면, 식량작물은 매출을 2배 올리는 게 힘들다고 해요. 인구는 정해져있고 먹는 데 한계가 있어서요. 화훼는 사치품이라서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소비할 수 있으니 비전 있는 작목이라고 했어요.”

문 씨는 식량작물은 지역 내 경쟁을 부추기고, 딸기의 경우 수출이 활발한 점을 들며 이제는 청년농들에게 새로운 기회작물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야 할 때라고 피력했다.

스마트팜 피해사례 대책 있어야
스마트팜을 구축하면서 “비오는 날 일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청년여성농들은 입을 모았다. 이들은 온도, 풍속, 일사, 강우, 습도를 센서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CCTV와 원격제어, 타이머 기능이 가장 도움이 된다고 했다.

“스마트팜이면 자동화돼있어 사람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데, 예상외로 변수가 많아요. 경우의 수를 많이 설정해놓으면 제어기가 따라가지 못하고요. 연결된 퓨즈가 손상돼 제대로 작동을 못해요.”

가장 큰 피해는 정부 지원금으로 마련한 스마트팜의 A/S 문제였다. 스마트팜 업체가 배짱장사를 하는 탓이었다. 시설 오작동으로 작물이 죽어가도 1년의 보증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처리를 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스마트팜을 지원 받으면서 농사에 도움 되지 않는 부가적인 기능을 업체에서 추천하고 쓸데없이 추가해 막대한 설치비가 들었어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의 지원금으로 스마트팜 시설과 농기계를 얻었지만 사용하지 않는 기능이 많아 너무 아까워요.”

스마트팜 업체의 날림공사로 인해 방재실의 지붕 방수가 미비했고, 올 여름 꽃양꽃색의 수해 규모를 더 키웠다고 한다.

김에스더씨는 주변의 차가운 시선이 더 상처라고 했다.

“사기를 당해도 우리가 더 조심했어야 한다고 꾸짖고, 스마트팜 피해를 입어도 왜 알아보고 하지 않았냐며 책임을 회피해요. 농업 관련 기관에서도 현실적인 조언보다는 청년농이 잘하고 있는 점만 부각해 서운해요.”

이들은 정부에서 청년농 육성을 위해 지원하는 각종 청년농지원사업에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팜 업체를 선정할 때 업체 규모, 주력하는 기술 밖에 정보제공이 안 돼요. 피해를 입었을 때 해결책을 마련해줬으면 합니다.”

꽃양꽃색에서는 온도센서를 수시 확인하고 하우스에 설치한 CCTV를 모니터링하며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있다.

꽃양꽃색 청년여성농들은 새벽부터 농장에 출근해 해지기 전까지 일하고, 저녁에는 회의하고 서류준비 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농업경영체 대표로서 주체적으로 밝은 앞날을 그리고 있었다.

“도시에서는 출근시간에 쫓겼지만 이제는 꽃의 생육을 쫓느라 하우스에서 달려 다녀요.”

몸은 힘들어도 꽃망울이 맺히면 성취감을 느낀다는 이들이었다. 화훼는 비전이 있고, 농사지을수록 미래가 그려진다는 청춘들이었다.

“작년보다는 올해가 더 재밌고, 또 올해가 잘 지나면 다음해를 구상하고 뚜벅뚜벅 걸어 나가야죠.”

■미니인터뷰 – 당진시농업기술센터 심화섭 기술보급과장
열린 마음으로 기술·정서적 지원

심화섭 기술보급과장

당진시농업기술센터가 주최하는 소비자와 농업인이 만나는 직거래장터 ‘당장’에서 꽃양꽃색 청년여성농들을 알게됐다.

청년농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눈여겨봤던 것 같다. 직접적인 농업기술 지도에 앞서 농촌사회에 원활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조언해줬다. 인간적인 교류를 통해 정서적 지원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대전MBC 아침마당에 꽃양꽃색 청년여성농들이 농촌에서 살아보기를 주제로 출연한적이 있다. 촬영장에 참여하면서 청년농들이 혼자가 아니라 지역이 함께하는 지원군이 있음을 표현했다.

지난해 많은 비로 꽃양꽃색이 수해를 입었을 때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에게 담당부서를 연결해줬다. 또, 장미를 처음 양액재배할 때 농업기술센터 직원들과 생산적일손돕기를 통해 꽃양꽃색을 방문했다. 단순한 노동력 제공뿐 아니라 작물이 잘 재배될 수 있게 현장 컨설팅을 병행했다. 당시 토양 물빠짐 애로점을 스마트팜에서 비롯된 기술적 문제점임을 찾아 진단하고, 스마트팜 업체와 연결해 개선할 수 있었다.

스스로 화훼를 하다가 안 풀리는 문제가 있으면 꼭 나를 찾아오라고 했다. 재배에 어려움이 있으면 해결해주고, 어엿한 농업인으로 성공해 정착할 때까지 농업환경을 지켜주겠다고 응원하며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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