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들녘이 펼쳐지는 회룡포로 가는 길은 풍요롭고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여기에 빨갛게 익은 감나무와 길가에 핀 코스모스, 구절초가 정겹고 힐링을 더해 준다. 경북 예천군 용봉면 회룡포(回龍浦)는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 주변의 가파른 산에 막혀 350도 휘감아 돌아 만들어진 일명 ‘물돌이 마을’이라 한다. 전경을 한눈에 보려면 마을 앞 비룡산의 ‘회룡포 전망대’에 오르면 된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마을은 항아리처럼 생겨 육지 속의 섬으로 착각한다, 넓게 휘돌아 흐르는 강물과 맑고 깨끗한 백사장, 냇물을 건너기 위해 설치한 ‘뽕뽕다리’가 정겨움을 더한다.

마을에 들어서면 옛 고향의 가을정취가 물씬 풍긴다. 돌담길을 따라 빨갛게 익은 홍시가 땅에 떨어져 뒹굴고, 주인의 손길이 닿지 않은 대추가 주저리로 열렸다. 

회룡포 마을은 녹색농촌체험마을로 국가지정문화제 명승 제16호로 지정됐다. 관광기반이 잘 조성돼 있고 체험학습은 물론 민박도 가능하다. 제방 길을 따라 2㎞나 되는 둘레길은 아침산책에 제격이다. 마을에 식당은 없지만 마을에서 멀지 않는 면소재지에 순댓국과 오징어불고기식당은 맛집으로 이름나 단골손님들이 줄을 선다. 민박집 주인이 갓 수확한 주먹 만한 사과대추는 맛이 좋고 가격도 시장의 반값이라 푸짐하게 살 수 있다. 

회룡포 가을여행을 다녀오면서 마음 한구석 아쉬움도 없지 않다. 이 아름다운 관광마을을 발전시키고 대를 이어갈 청년들이 보이지 않는다. “나 이제 그곳으로 돌아가련다./내 마음 받아주는 곳/ 아~ 어머니 품속 같은 그곳/ 회룡포로 돌아가련다.” 치열하고 각박한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련다는 ‘회룡포’란 노랫말이 애절함이 아닌 현실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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