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농촌진흥청 양봉생태과 조유영 연구사

세계최초로 실크의 뼈 형성 기작과 뼈건강 기능성 구명
기능성 천연실크조미료 개발...맛·칼슘흡수 증진 확인
실크 식의약 소재 개발로 국민건강·농가소득에 기여

 

​조유영 연구사
​조유영 연구사

식의약 소재 개발로 
실크 활용성 대폭 확장

“실크는 옷감으로 매력 있는 소재지만, 그 밖에 식의약 소재로도 팔방미인임을 더욱 실감했습니다. 실크의 식의약품 개발 과정은 산 넘고 또 산 넘는 과정이었습니다. 특히 세계 최초의 실크로 만들어진 의료기기의 허가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련을 겪었지요.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실크를 일상생활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인지, 양잠농가에 도움이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등등에 대한 고민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면서 실크를 활용한 기능성 조미료로 일반 국민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결국은 기능성 실크 조미료를 개발할 수 있게 한 것 같습니다. 이 기술이 시장에 널리 사용돼 국민들의 뼈 건강을 지켜주고, 양잠농가들이 얼굴에 웃음꽃을 피울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 조유영 연구사(51)는 실크를 이용해 맛과 칼슘 흡수 증진, 골다공증 개선 등의 효능을 가진 ‘기능성 실크천연조미료’를 개발하는 등 세계 최초로 실크의 뼈 형성 기작 규명과 뼈 건강 기능성을 구명한 연구자다.

조 연구사는 그동안 ‘실크는 뼈 형성을 촉진시키는 단백질의 발현을 증진한다’ 등 학술논문 3건을 비롯해 ‘누에고치 가수분해물을 포함하는 칼슘 흡수 촉진용 조성물’ 등 4건의 산업재산권등록, ‘기능성 실크천연조미료 및 실크 칼슘흡수 촉진용 조성물’ 등 4건의 기술이전 등 다양한 연구성과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조 연구사는 이 같은 공로로 대통령표창(발명의날, 2021), 학술상(한국잠사학회, 2022), 농촌진흥청장상(농업기술대상최우수, 2017)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실크단백질의 뼈 형성 기능성 밝혀

“골다공증 유병률은 여성이 압도적으로 높아요. 골감소증은 여성과 남성의 격차가 크지 않고 연령 증가에 따라 유병률이 증가합니다. 골다공증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비스포스포네이트라는 제제는 파골세포를 억제해 뼈의 파괴를 막는데, 약제 특성상 위장관을 통한 흡수율이 매우 낮아 투여량의 약 1%만이 흡수되며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지요. 

또 음식이나 음료수와 같이 섭취할 경우, 거의 흡수되지 않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경구(입을 통한) 투여 시에는 공복에 투여하는 것이 원칙이고, 약제 복용이 어려운 경우 주사제를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우리가 음식으로 섭취한 칼슘은 성인은 20∼40%, 소아청소년은 40%정도 흡수되는데, 이런 사실을 종합해 칼슘 흡수율을 높이면서 골다공증을 예방·개선하고 부작용도 없으며, 쉽게 섭취할 수 있는 식품소재 개발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와 질병관리청의 유병률 조사 자료에 따르면, 50세 이상에서 5명 중 1명(22.4%)은 골다공증, 2명 중 1명(47.9%)은 골감소증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실크는 두 종류의 단백질로 이뤄진 천연단백질로 무기물 등 물질 흡착능력이 매우 우수합니다. 저와 연구팀은 그동안 실크단백질을 의료용 소재로 사용하기 위해 고막용 실크패치, 치과용 실크차폐막, 실크 인공뇌막, 실크 가글 등 다양한 실크 의료기기를 개발했습니다. 그렇게 의료용 소재로 실크를 이용하면서 실크단백질이 뼈 형성에 도움을 주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이에 따라 실크의 구성 요인인 ‘피브로인’과 ‘세리신’ 성분을 각각 분리했고, 각 단백질의 뼈 형성 기작을 세계 최초로 밝혀내 유명학술지에 게재할 수 있었습니다.”

 

실크조미료로 맛·건강까지 잡았다

조 연구사는 실크단백질을 칼슘과 같이 섭취하게 되면 기존의 건강기능식품으로 알려진 칼슘흡수 증진제인 폴리감마글루탐산과 칼슘을 섭취했을 때보다 20%가량 칼슘 흡수가 증진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실크단백질을 난소가 절제된 쥐에 투여하면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의 대표적 약물인 알렌을 투여했을 때와 유사한 수준으로 골밀도가 회복되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부작용이 우려되는 골다공증 치료제 대신 식품으로 골다공증을 개선할 수는 없을지, 쉽고 편하게 칼슘 흡수율을 높일 수는 없을지 고민하다가 실크를 이용해 평소 음식을 조리할 때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식품소재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다양한 추출조건을 시도한 끝에 탄생한 실크 식품소재는 감칠맛은 물론 소금과 설탕보다 더 높은 짠맛과 단맛을 함유하는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소금과 설탕의 사용양도 줄일 수 있었죠. 또한 기존에 알려진 실크 추출법에 비해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최대 93배까지 증가했습니다.”

조 연구사가 개발한 기능성 실크 조미료를 요리에 사용하면 앞서 언급한 모든 기능성을 한꺼번에 음식으로 섭취하면서 누릴 수 있다.

조유영 연구사는 이외에도 실크 활용범위를 넓히기 위해 식품소재, 화장품소재, 의료용 소재, 생물공학적 소재 등 다양한 용도의 개발을 수행했다.

“개발된 기능성 실크조미료는 기술이전을 통해 건강도시락 제조업체, 천연염장 연어·광어 통조림 제조업체, 의성마늘 이용 천연조미료 제조업체 등 식품업체에 기술이전을 했습니다. 씹어 먹는 칼슘제의 기호성 증진을 위해 올리고당을 사용하던 것을 기능성 실크 조미료를 이용해 기호성과 칼슘흡수율을 높일 수 있도록 건강식품 제조업체에 기술이전을 실시했죠. 

이 기능성 실크조미료가 조미료, 칼슘흡수제, 골다공증약 등의 국내시장 1%만 점유해도 1079억 원의 시장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요. 또한 실크 식품소재의 보급을 통해 양잠산업의 기반 강화와 양잠농가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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