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론

나 승 렬
농촌진흥청 기술협력국장
본지 칼럼니스트

 

얼마 전에 출범한 농어업선진화위원회에 대한 농민들의 기대가 크다. 위원회가 G7국가 도약의 꿈을 다시 키울 수 있는 산업이라는 희망을 주는 일을 한다면 큰 수확일 것이다.
지구상의 정치·경제 강국인 G7국가들은 모두 농업도 강하다. 가장 기본적인 농업지표인 곡물자급도의 경우, 수출국으로서 100%를 넘거나 자급도가 80~90%로서 거의 자급수준이다. G7국가들의 농식품 수출도 200억불이 넘는다(물론 두 경우 모두 일본은 예외). 그런데, 현재 우리 농업은 선진국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곡물자급도, 농식품 수출, 농가소득도 아직은 선진국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50여년의 역사와 최근 트랜드를 보면, 한국의 농업도 선진농업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많다고 확신한다.

1950년부터 본격화된 농지개혁으로 탄생한 자작농들은 농업생산성 증대에 큰 역할을 했다. 1970년대의 새마을운동은 도시와 농촌의 소득균형을 달성하고,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정신을 전국으로 확산시켰다. 1977년에 세계최고의 쌀 단위당 수확량을 기록하면서 달성한 녹색혁명은 새마을운동과 함께 우리 농정은 물론, 국정의 금자탑으로도 평가된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우리는 2차세계대전 이후 후진국에서 선진국수준으로 오른 유일한 나라로 기록되고 있다.
현재 세계시장 점유율이 1위인 농식품의 면면을 보면 가능성이 더욱 있다. 홍삼, 김치, 유자차, 고추장 등이 세계일류 농식품인데, 하나같이 건강식품이다. 건강 등 웰빙을 중시하는 트랜드에 부합하는 식품들이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시장을 개척한 농업경영인들도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서울영동농장대표 김용복 씨는 1980년대에 농산물수출 1천만불탑을 수상했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 농산무역 조기심 대표는 우리나라가 세계 2~3위의 농업강국 네덜란드를 제치고 일본 파프리카 시장 점유율 1위를 만드는데 핵심역할을 한 주역이다. 올리브치킨을 개척한 선구자 BBQ 제네시스 윤홍근 회장은 세계 1위의 식품 프랜차이즈업체를 꿈꾸고 있다.
한국의 성공적인 농업기술개발과 보급을 통한 주곡자급과 새마을운동 등 농촌개발 경험에 대해 개도국에서는 우리를 적극 벤치마킹하려고 한다. 지난해 6월 남미의 파라과이 루고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농촌진흥청을 방문해 자국 영세농의 소득증대와 농업발전을 위해 한국의 농업기술 공여를 요청했다. 아프리카의 우간다 부통령도 방문해 우리 기술 전수를 요청했다.

전 세계 인구 60억중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배고픈 사람들이 11억이나 되고, 이들 대부분이 개도국에 살고 있다. 개도국에 대한 농업기술 전수로 개도국은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우리나라는 국가브랜드가치 향상과 미래시장 개척이라는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더구나, 녹색성장의 시대가 도래했다. 향후 세계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은 헬스 케어, 바이오 장기 등 건강산업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도 농업과 식품산업이 각광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다.

농어업선진화위원회에 참여하는 분들이나, 농업계 모두가 “우리 대한민국이 농업선진화로 G7국가로 도약하는 꿈을 다시 꾸도록 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할 때다. 이제 더 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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