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와 꿀벌에 관한 놀랍고도 재미있는 이야기

■  국민공감 녹색기술 시리즈 1 - 잠사·양봉편
    누에와 꿀벌에 관한 놀랍고도 재미있는 이야기⑥…꿀벌도 아파요

 

최 용 수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잠사양봉소재과

꿀벌은 수 만개의 개체가 좁은 장소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각종 전염병의 발병 가능성이 높지요. 감염성 또는 기생성 질병이 일단 발병하였을 경우 집단생활의 특성상 봉군전체에 급속히 전파됩니다. 이는 치료행위가 수행되지 않는 한 개별봉군의 피해 뿐 아니라 인근 봉군에 전파해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꿀벌의 질병을 야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들로 미생물과 원생동물을 얘기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바이러스병과 같은 질병을 매개로 하는 것은 응애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지요. 질병을 유발하는 주요 균은 서양종꿀벌 바이러스성 질병이 13종, 토종벌 바이러스성 질병이 4종, 원생동물성 질병이 3종, 진균성 질병이 2종, 기생성 질병 8종으로 문제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꿀벌은 스스로 외부의 병원균에 대해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두부선, 가슴선, 독샘 등의 질병에 저항할 수 있는 펩타이드성 항균 단백질들이 이것이지요. 이러한 항균단백질들이 꿀벌이 집을 짓고 먹이를 저장하는 과정에 밀납이나 꿀, 로얄제리, 프로폴리스에 섞어져 병에 대한 저항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들의 생활터전인 벌집자체나 주요 먹이 등에 항균 단백질을 섞어둠으로 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저항을 꾀하는 것입니다.


빠른 진단이 최선의 예방책
최근에는 꿀벌의 자체적인 저항성을 가지고는 이기기 힘들 정도의 강한 내성을 가진 균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꿀벌의 체력이 점점 저하돼 꿀벌이 가지고 있던 바이러스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다양한 병상이나 이상증후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꿀벌의 바이러스성 질병은 기존의 방법과 다른 방법으로 진단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비용이나 시간, 노력이 다른 병에 대한 진단 보다 수고가 필요하다는 것이 기정사실이지요. 결국 가장 중요한 꿀벌 바이러스성 질병의 예방법은 빠른 진단에 그 우선순위가 주어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퇴
이러한 꿀벌 바이러스는 꿀벌이 사라지는 현상을 일으키는 주요원인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생존 할 수 없다고 얘기 한 적이 있습니다. 꿀벌이 우리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는 것이지요. 여러분은 꿀벌 바이러스가 꿀벌을 사라지게 하는 관점에서 본다면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질병인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걸릴 뿐이지 극복하지 못하는 질병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꿀벌 바이러스 또한 인간의 힘으로 극복이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퇴(白戰不退)’라 했듯이 우리가 꿀벌의 질병을 가장 잘 이해한다면 사람의 손으로 반드시 이들 질병을 예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조기 진단을 통해 바이러스성 질병의 치료법도 개발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람만 아픈 것이 아니라 꿀벌도 아픕니다. 건강한 꿀벌을 만들어 내고 그 꿀벌이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우리 역시 꿀벌의 건강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 하면 안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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