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농촌진흥청 개청 60년...과거와 미래, 상상과 현실을 연결하다

▲ 농촌진흥청 개청 60주년을 맞아 열린 기념식에서 농진청 관계자와 농업관련 기관장, 농민단체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창의적 기술혁신과 디지털 생태계 구축으로 농업의 미래성장 산업화’를 이루자는 비전 선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1~3일 열린 농진청 개청 60주년 기념행사 성황
8개 주제관 통해 60년 성과와 미래 100년 조명

 비전·혁신방안 선포...
“기술혁신과 디지털생태계 구축으로
 농업의 미래성장 산업화 이루자”

농촌진흥청은 개청 60주년을 맞아 국가발전을 선도하는 농업, 국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농촌을 만들기 위한 ‘2030 농촌진흥청 비전 및 혁신방안’을 선포하는 등 새로운 100년을 다짐했다.
농촌진흥청 개청 60주년 기념행사가 지난 1~3일 본청에 마련된 농업박람회장과 대강당 일원에서 지역주민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개최됐다.

기념식 첫날 조재호 농진청장은 개회사에서 “농촌진흥청은 불과 60년 전 불가능해 보이던 꿈을 현실로 만들어냈던 선배들의 담대함과 치열함을 되새기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책임 있는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청장은 이어 “농업혁신 60년, 국민행복 100년의 새로운 출발을 국민 여러분도 관심과 애정으로 응원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통일벼에서 신선채소 등의 백색혁명, 그리고 지금의 스마트농업까지 농진청이 언제나 그 중심에 있었다”며 “앞으로 스마트농업을 기반으로 국민을 살리는 농업,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드는데 함께 힘을 모으자”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명사강연에 나선 한경대 민승규 석좌교수(제23대 농촌진흥청장)는 “앞으로는 가상의 세상이 아닌 또 다른 세상이 분명 열리고 있음을 직시하고 농진청의 연구자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며 “자신도 경쟁자도 고객도 아닌 새로운 창조적 발상을 통해 경쟁하고 극복해야 하는 시대”라고 역설했다.
이번 행사는 농진청 개청 60년을 맞아 대한민국 농업·농촌의 성장과 개청 이래 지속해 온 농업기술 개발·보급 성과를 재조명하고, 시대적 변화와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새로운 100년을 맞이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농진청은 이에 따라 본청 행사장에 ‘2022 농업기술박람회’를 동시에 개최해 급변하는 농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한 각종 혁신적인 농업기술들을 농업인과 국민이 폭넓게 공유하는 장으로 꾸몄다.
개청 행사와 함께 열린 농업기술박람회는 농업기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농업생명관, 스마트농업관, 지속가능 농업관, K-농업기술관, 지역특화농업관, 청년농업관, 농산업관, 농업과학관 등 8개 주제관으로 마련해 의미를 더했다는 평가다. 

이밖에도 1~3일 행사기간에는 경영혁신경진대회(연찬관 세미나실), 농업용 로봇경진대회(종합연찬관), 농업인학습단체 토론회(오디토리움), 청년농업인 토크쇼(종합연찬관), 농림식품산업 미래성장포럼(국제회의장), 한국행정학회 농업행정연구회(제2회의실), 소비트렌드 주제발표와 분과별 토론회(국제회의장과 오디토리옴 등) 등이 열렸다. 또한, 국제농업개발학회 학술발표회, 강소농 자율모임체 경진대회(종합연찬관), 특허기술장터(정보화교육장), 청년농아이디어 경진대회(국제회의장), 은빛오케스트라 공연(종합연찬관) 등 알찬 내용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특히, 확장 가상세계인 메타버스를 이용해 개청 60주년 기념식과 유튜브 방송 상황 등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제공해 국민들의 참여와 소통의 폭을 넓혔다.

 

■  농업인학습단체 토론회 - 변화와 혁신의 시대, 농업인과 학습단체의 역할 재조명

▲ 농촌진흥청 개청 60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지난 1일 열린 농업인학습단체 토론회는 ‘변화와 혁신의 시대, 농업인과 학습단체의 역할 재조명’이란 주제로 생활개선회, 농촌지도자회, 4-H본부 관계자와 농업진흥기관 담당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농민단체가 변화와 혁신 선도하고 
  전문능력․디지털마인드 구축해야”

생활개선회·농촌지도자회·4-H본부 등 역할 재조명
지도사업 패러다임 혁신 등 공공재 역할 강화 주문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한국4-H본부 등 농촌진흥청의 3개 농업인학습단체는 지난 1일 농촌진흥청 오디토리움에서 ‘변화와 혁신의 시대, 농업인과 학습단체의 역할 재조명’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은 개청 60주년을 기념하고, 그동안 농촌현장의 발전을 일궈온 학습단체의 방향과 역할을 새롭게 모색하는 의지로 마련됐다.
농업인학습단체 방덕우 상임대표(한국4-H본부 회장)은 개회사에서 “청년들의 진로 선택지에서 농업이 사라져가는 안타까운 상황, 그리고 기후변화와 불안정한 국제정세로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높아가는 데도 농촌은 소멸 걱정을 해야 하는 형편”이라며 “농업·농촌의 변치 않는 본질적 가치가 제대로 발현될 때 미래가 더욱 밝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현옥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장도 “오늘 개청행사를 통해 생활개선회, 농촌지도자회, 4-H본부 등 학습단체가 한 걸음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고, 무엇보다 단합을 위해 마을을 모을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면서 “농업인학습단체가 협력하고 창조적 플레이어가 돼 농업·농촌 변화에 앞장서나가자”고 힘줘 말했다.

“농촌여성 참여 높여야 농촌발전”
토론회 기조발표에 나선 송용섭 박사(전 충청북도농업기술원장)는 ‘한국농촌지도사업의 성과와 과제’란 주제발표에서 한국농촌과 세계농촌의 변천사를 소개했다.

송 박사는 “농촌지도사업의 핵심성과는 1960년대 농촌진흥청 설립을 들 수 있다. 그리고 70년대 쌀 자급자족을 실현한 녹색혁명, 1980년대 신선채소가 보편화되는 백색혁명, 1990년대 품질혁명, 2000년대 기술혁명, 2010년대 고부가의 가치혁명으로 폭발적인 발전 성과들을 거둬왔다”며 “기술보급사업, 생활개선사업, 농업인교육사업, 농촌지도사업 등에서 시대적 혁신적 변화를 거듭해왔다”고 설명했다.

송 박사는 특히 “농촌의 지도조직 변화와 함께 농업인 학습단체의 변천과 육성 과정이 우리농업·농촌 발전의 걸어온 길일 것”이라며 “공공, 민간, 시민단체 등의 다원적인 농촌지도체계는 국내는 물론 세계농촌지도사업이 대부분 같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송 박사는 농촌지도사 전문화, 최적의 지도사업, 현장농업인교육, 지도사업의 정보화기술 활용, 농촌여성 참여 증진, 지역농산물개발서비스 등이 농촌발전의 필수적 사안들이라고 전제하고 “농촌지도사업 패러다임 혁신, 네트워커, 코디네이터 등의 공공재 역할 수행 그리고, 디지털농촌지도기반 구축, 광역형 규모의 농촌지도서비스 등이 과제로 남았다”고 강조했다.

“민관 협력체계 강화해야”
이어서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강정현 사무부총장은 ‘농업분야 농업인학습단체 주요활동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시대적 상황에 적합한 변화를 강조했다.
강 부총장은 “학습단체 특히 농촌지도자회는 여전히 친목과 소득품목 미분화, 회원 고령화, 공동활동 미흡, 기관 의존적 성향 등이 남아있는 듯 하다”며 “조직구조 혁신을 위해 품목별 지도자회로 재편하고, 기관 의존성을 덜면서 조직의 역량 강화, 회비납부 등 회원의 정예화, 통합리더 양성을 통한 지역사회의 주도세력화”를 주문했다.

강 부총장은 또 “농촌지도사업에서도 지역의 리더를 발굴·육성하고, 개발 기술이 현장에 구체적으로 제공돼야 하며, 기술과 정보교류 효율성 등을 위한 민관 협력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활개선회 미래가치는 행복미래 실천”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김미령 사무총장은 ‘농촌생활분야 농업인학습단체 주요 활동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생활개선회가 오늘에 이르기까지는 1960~1970년대의 생활개선구락부, 1980년대 새마을부녀회 생활개선구락부 그리고 1990년대 생활개선회에 이르면서 농가소득증대, 농업경영주체로서 농촌여성으로 그때그때마다 시대를 똑바로 설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은 “생활개선회의 미래가치는, 새로움을 여는 창으로서, 모두가 행복한 미래를 실천할 때 가능하다”며 “자립화, 전문능력배양, 공동체로서의 역할 강화, 생활개선회의 네이밍 브랜드화, 디지털 마인드와 지역별 혁신적 협력체계 강화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4-H본부 이은영 사무부총장은 ‘청년농업분야 농업인학습단체 주요 활동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그동안 4-H는 회원 연령이 29세에서 34세 그리고 39세까지 확대됐지만, 여전히 농촌은 고령화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청년농업인 육성과 저변확대를 위한 체계적인 육성정책의 강화 등 학생4-H, 대학4-H, 청년농업인4-H, 4-H지도자 등의 단계별 육성전략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청소년 농업소질과 인성 개발 등 잠재 농업인력, 농업 우군 육성, 예비청년농업인 육성, 자원지도자와 우호세력 육성, 기업·유관기관·글로벌네트워크로 국내외 연대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는 최종태 박사(전 강원도농업기술원장)의 진행으로,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노만호 정책부회장, 한국4-H본부 이승환 부회장, 농진청 권철희 지도정책과장, 박정화 농촌자원과장, 충남도농업기술원 구동관 기술정책과장 등이 토론자로 나서 ‘학습단체의 미래 방향과 정책적 협력 과제’ 등에 대한 다양한 방안과 의견을 개진했다.

 

■ 농촌진흥청 개청 60주년 행사 이모저모

기대이상 지역주민 참여에
농진청 “하늘이 도왔다” 흡족

디지털의 역습...‘오작동’ 곳곳서 연출

○…농촌진흥청 개청 60주년 기념행사는 농촌박람회와 함께 개최하면서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어느 정도 이끌어내는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

개청식이 열리는 대강당 뒤쪽에는 낯선 지역주민들의 모습들이 제법 자리를 잡았고, 기념식 후의 박람회장 개장에는 많은 관객들이 몰려들면서 길게 줄을 잇는 모습을 연출. 특히 박람회장 안에서는 꽉 들어찬 관람객들을 질서 있게 안내하느라 안내직원들이 진땀을 흘리기도.

한편, 농진청 기념식 준비 관계자는 “당초 400여 명을 예상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끌어내는데 조금은 성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흡족해하기도.

○…개청 60주년 기념식이 국회 개원과 맞물리면서 지역의 주요 국회의원과 지자체장, 그리고 농림축산식품부장관 등 대부분 행사에 참여하기로 했던 인사들이 줄줄이 참석하지 못하는 바람에 다소 김빠진 개청식이 됐다는 후문.

다행스러운 것은 지역주민들과 농진청 은퇴 선후배 공무원, 그리고 농산업 관계자들이 기대 이상으로 행사장에 동참해 개청 기념행사를 또 다른 의미의 축제로 치를 수 있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 이에 농진청의 한 관계자는 “오래전 퇴임한 선배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어서 특히 기분이 좋았다. 진정한 농촌진흥청이 화갑을 맞은 것 같은 기분으로 이번 행사를 다 같이 기념하고 축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놓기도.

○…농촌진흥청 개성 60주년 행사장은 모처럼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가을하늘을 연출. 사실 행사를 앞두고 최근 며칠 동안 계속 비가 내려 준비관계자들은 관객의 참여가 저조할 것을 크게 우려하기도 했다는 설명.

하지만, 개청 행사 당일인 1일 아침부터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화창하게 구름이 걷히자 모두가 절반의 성공을 예측했다고.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이에 대해 “농업과 농촌 그리고 농촌진흥청의 미래가 그만큼 밝다는 것으로 보여주는 날씨”라고 격려.

○…과학기술로 만드는 활기찬 농업 농촌을 비전 슬로건으로 치러지는 이번 농촌진흥청 개청 60주년 행사는 역설적이게도 행사장마다 프래그램들의 크고 작은 오류가 빈발하면서 관계자들이 쩔쩔매는 모습이 노출되기도.

기념식 비전 설명에서는 리모컨 작동이 잠시 멈췄고, 학습단체 토론회에서는 프로그램 화면에 태극기 노출이 사라지지 않아서 지연되는 등 난처한 상황이 벌어짐. 이에 참석자들은 “디지털의 역습이 시작됐다”며 헤프닝에 웃음으로 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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