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 오은경 김천시농업기술센터 자원경영팀장

▲ 오은경 김천시농업기술센터 자원경영팀장

오늘날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세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돼 2000년에 고령인구 비중이 7%를 넘어서는 고령화 사회가 시작됐다. 급기야 2017년에는 고령인구가 14%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가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그 결과 1960~70년대 아이들로 가득한 농촌마을이 지금은 노인으로 세대교체가 된 지 오래다.

1970년대 우리나라는 빠른 경제성장과 함께 농촌사회에도 녹색혁명의 물결이 불었고 그 당시 생활개선회 사업으로 공동탁아소, 부엌개량, 영양개선사업을 실천하며 국가발전의 초석을 다졌다면 이제는 생활개선회가 어젠다를 ‘농촌노인 복지’와 ‘환경’으로 정하고 이 분야에서 새로운 활동모델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 일환으로 한국생활개선김천시연합회에서는 고령화율이 40%가 넘는 농업·농촌의 현실에 맞게 농촌노인에 대한 돌봄 사업의 일환으로 2021년부터 증산면 어르신 50여 명을 대상으로 김천의료원 의료진들을 도와 ‘찾아가는 희망병원’ 건강 검진 도우미 활동을 시작해 올해에도 부항면, 대덕면, 조마면에서 지역민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이어 나갔다.

찾아가는 희망병원은 김천지역 면 단위 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사업으로 취약 지역에 대한 의료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다. 김천의료원은 20여 명으로 구성된 희망병원 진료팀을 꾸려 각 면을 방문해 빈혈과 간기능, 신장기능, 지질검사 등의 혈액검사를 비롯해 심전도검사와 흉부, 기타 질환의심 부위의 방사선촬영, 골밀도검사, 초음파검사, 투약 등의 무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김천시연합회에서는 지역 어르신들에게 검진에 관한 사전 홍보를 하며 검진 당일 어르신들이 검진을 잘 받을 수 있도록 현장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간식 키트를 손수 만들어 검진을 받는 어르신들에게 훈훈한 인정까지 덤으로 나누고 있다. 

김천의료원도 무료진료사업에 생활개선회가 진료 안내와 간식 제공으로 힘을 보태는 것에 감사함을 표했다. 앞으로도 의료소외계층을 직접 찾아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함으로써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일에 생활개선회가 최일선에 나설 수 있도록 농업기술센터도 도울 것이다. 
더불어 김천시농업기술센터는 생활개선회원들이 노인 전문 강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인여가활동지도사, 치매예방지도사, 실버레크리에이션 등의 자격증 과정을 개설하고 노인들이 건강한 농촌 공동체를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저탄소 환경운동의 일환으로 회원들에게 수세미 모종을 나눠주고 천연수세미를 활용하자는 플라스틱 제로 실천 다짐 행사를 갖기도 했다.

이제 64살이 된 생활개선회가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농촌문제 해결에 앞장서 왔듯이 그 저력을 바탕으로 이제는 건강한 노인들이 농촌경관을 아름답게 가꾸고, 농촌문화를 젊은 세대에게 제대로 계승해 젊은 농업인들이 더 멋진 융·복합 농촌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농촌여성 특유의 감성과 섬세함으로 ‘농촌노인 복지’와 ‘환경’ 분야에서 제2의 녹색혁명의 주역으로 거듭나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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