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쌀가공식품 제조·판매 업체 탐방 - 충북 진천 '미잠미과'

충북 진천 ‘미잠미과’ 정보름 실장은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기능성과 가공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분질미 ‘바로미2’로 쌀빵을 개발하며 쌀 소비촉진에 기여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2019년 개발한 ‘바로미2’는 밀처럼 바로 빻아 가루를 만들 수 있는 품종이다. 특허 출원명 ‘가루미2’로 불리기도 하는데, 전분 구조가 밀가루처럼 둥글고 성글어 건식제분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 분질미 ‘바로미2’를 가공해 60종의 쌀빵을 개발한 미잠미과 정보름 실장

지역농가 쌀 수매해 구워낸 60종 빵 ‘인기’
분질미는 빵의 노화 줄이고 유통기한 개선

섭취 간편하고 포만감 길어
미잠미과는 쌀빵에 대한 애정으로 각지에서 찾아온 손님들로 인해 후끈한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주식인 쌀에 대한 호감과 빵을 집는 바스락 소리가 더해져 복작복작한 매장 분위기였다. 범국민적 쌀 소비 촉진을 위한 ‘들녘경영체 연계 쌀산업 육성 시범사업’을 통해 탄생했다는 미잠미과. 초창기에 정보름 실장은 ‘쌀로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분질미로 빵을 만들어 먹어보니 식감이 부드러워 일찌감치 쌀빵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고. 쌀빵 연구에 매진하다보니 60종에 달하는 쌀빵을 개발했다.

‘쌀빵은 쉽게 굳어 유통기한이 짧다’는 말은 밥쌀용 외에 분질미 개발이 활성화되면서 옛말이 됐다. 밀가루빵과 같이 미잠미과에서 굽는 쌀빵들도 2~3일 간 맛있게 먹기 좋다.

“대다수 사람들은 밀가루빵과 맛이 다를 바 없다고 평가해요. 먹기 간편한 데다 쌀이라서 포만감이 오래가서 재구매로 이어지죠.”

이날 매장에서 맛보게 된 쌀빵은 쫀득쫀득한 식감이 아닌 포근하고 부드러운 식감이었다. 시중에 빵집에서 판매하는 밀가루로 만든 빵과 식감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 미잠미과 매장에서는 쌀빵과 음료를 구매하고, 카페로 조성된 2층에서 먹고 갈 수 있다.

건식제분 쉬운 ‘바로미2’
정보름 실장은 미잠미과에서 처음 사용한 분질미는 ‘팔방미’라고 했다. 팔방미는 아밀로스 함량이 높고 쌀국수용에 특화된 가공용 특수미다. 그는 농진청 식량과학원에서 쌀빵 개발에 대한 컨설팅을 받으며 ‘바로미2’ 품종을 접하게 됐다.

“바로미2는 싸래기처럼 가벼운 특수미에요. 직접 가루로 가공해보니 가벼워서 잘 부서지고 짧은 시간에 분쇄돼 시설이나 규모가 영세한 소규모 가공업체에서도 손쉽게 건식제분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요. 가공 시간이 짧아지니 팔방미를 사용할 때보다 경영비도 절감됐어요.”

게다가 바로미2는 곱게 갈려 빵의 식감도 훨씬 부드러워졌다. 정 실장은 팔방미를 전부 사용하면 내년부터는 바로미2만 집중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미소에서 40년 외길
정보름 실장이 60종에 달하는 쌀빵을 개발할 수 있었던 건 미잠리에서 40년간 정미소를 운영해온 그의 아버지 정찬선 대표의 응원이 있어 가능했다. 정찬선 대표는 지역농업인들과 들녘경영체를 설립해 농가와 미잠미과의 원활한 관계로 유지될 수 있도록 보조해주고 있다.

“대표님이 들녘경영체 조합원들의 논에서 농기계를 운용해 방제해주면서 상생을 적극 실천하고 있어요. 벼를 생산해주는 농업인들과 돈독한 관계에 나서줘 감사한 마음입니다.”

정 실장은 정미소에서 도정한 쌀눈이 함유된 쌀눈쌀식빵을 개발해 특허 출원했다. 현미와 백미의 중간 단계인 쌀눈쌀은 희소성이 있다. 정미소를 직접 운영하지 않으면 손에 넣기도 쉽지 않다. 쌀눈이 함유된 쌀은 미강층이 있어 식빵에서 구수한 맛이 나 인기몰이하고 있다.

쌀빵도 예쁘고 맛있게~
“요즘에 소금빵이 유행인데, 미잠미과에서는 3년 전에 이미 개발해 판매하고 있었어요.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는 빵을 개발하려고 쌀스콘, 쌀브라우니, 쌀페스츄리 등 젊은이들 입맛을 사로잡고 싶어요.”

정보름 실장은 블로그, 인스타그램, 지마켓, 옥션 등 온라인마케팅으로 다양한 연령층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매장까지 방문한 손님들은 대부분 ‘큰손’인 경우가 많아 쌀빵을 한아름 구매해간다고 했다. 또한 쌀 소비 확대를 위해 전국 택배 발송도 겸하고 있다.

“쌀빵에 대한 편견을 뛰어넘어 소비자들에게 감각적이고 새로운 쌀빵을 먹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어요.”

쌀빵의 새로운 장을 열어 나가는 미잠미과. 우리 쌀빵의 다양한 변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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