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마을은요~ - 당진 마을융화교육

충남 당진시농업기술센터는 귀농귀촌인과 원주민의 화합을 위해 마을로 찾아가는 융화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융화교육은 주민들이 즉흥적으로 연극배우로 참여하면서 진행된다. 농촌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주제로 ‘선녀와나무꾼’ 이야기를 각색해 선보인다. 융화교육은 당진시 읍면 마을회관 10곳을 순회하며 진행되고 있는데, 첫 번째로 연극의 막이 오른 산성리마을회관을 찾아 주민들을 만나봤다.

▲ 마을회관에서 주민 참여형 연극으로 진행된 마을융화교육에 주민들이 빨래터로 꾸며진 무대에 나와 참여했다.

마을 찾아오는 교육연극에 주민 호응
“원주민·귀농귀촌인 소통기회 많아져야”

마을회관 연극에 주민 화색
“영화관은 몰라. 아가씨 때 옛날 극장에나 가봤지. 마을회관에서 연극을 보여준다니까 좋아. 가까운 곳으로 와주니까 고마워서 구경하러 왔어.”

기대감으로 한껏 상기된 표정의 어르신들이 의자에 앉아서 말했다. 눈길이 집중된 마을회관 입구는 순식간에 무대가 됐다.

극을 이끄는 단체는 당진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창고 마주’ 극단이다. 이곳의 전문배우 4명이 연극에 참여했고, 교육연극을 기획한 작가진이 의상과 소품 음향 등을 준비했다. 이들은 교육적 의미를 담아 각색한 ‘선녀와나무꾼’이 큰 틀에서 이야기가 벗어나지 않도록 이끌었다.

주민 의견을 중심으로
1부는 상황을 보여주고 관객이 토론하는 ‘포럼연극’으로 꾸며졌다. 사슴을 쫓는 사냥꾼이 등장하는데 문한석 이장이 사냥꾼 역할에 나섰다. 연극은 장면마다 질문이 주어졌고, 주민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임신한 아내가 있는 사슴을 살릴까요? 어린 딸을 키우는 사냥꾼을 살릴까요?”

“사슴네 뱃속에 아들 들어서 죽이면 안 되지.”

“그래도 사람을 살리야지.”

“그러면 새끼사슴은 죽이고?”

“그럼! 사슴은 잡아먹는 고기니까.”

주민들은 저마다 의견이 갈린다. 사냥꾼과 사슴 갈등 장면은 귀농귀촌인과 원주민 간의 소통 부재를 은유적으로 비유했다. 서로의 입장 차이를 이해하는 내용 통해 타인을 배척하지 않고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 됐다.

사냥꾼역의 문한석 이장은 “주민들이 연극을 통해 갈등을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게 의미를 전달해 선택을 도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 ‘선녀와나무꾼’을 교육연극으로 각색한 당진시 문화예술창고 마주 극단 배우들.

귀농귀촌인과 오해 풀려
2부에서 주민들 대다수가 무대로 이동했다. 빨래터에 빨랫감을 쥐고 대거 참여하면서다.

“귀농인이 빚내서 무리해 농사 지었는데 논둑이 무너져 피해를 입었대요.”

“나라에서 도와줘야지. 마을에서 도울 방법은 없을까?”

“마을회의 해서 인력지원을 해줘야 해요.”

빨래터에서 주민들은 마을 소식을 공유하며 피해를 입은 귀농귀촌인에게 마음을 여는 방법을 연습했다.

“마을잔치 개최를 준비하면서 주민들에게 각자 가져올 음식을 물어보는데, 귀촌인들은 참여하라고 권해도 안 나와요.”

“우리도 농촌에 처음 시집와서 어색한 환경 겪어봤으니 이해를 하니까 귀촌인들과도 친해져서 마을잔치에 데려오도록 합시다.”

“원주민 중에 젊은 사람이 먼저 다가가서 귀촌인과 친해지고 동네잔치를 열어도 괜찮겠다는 날짜를 정해 다 같이 열어요.”

연극의 막이 내리고...
빨래터에 배우로 참여한 주민들에게 마주극단은 각티슈를 선물했다.

“마을 일을 같이 해결하니까 아름다워요.”

“교육이라고 해서 딱딱하게 앉아서 듣는 건 줄 알았는데, 직접 연극에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마을에서 같이 대화했더니 해결 안 되는 게 없었어요.”

현재도 농촌지역으로 이사 온지 한참 지났지만 마을에 섞이지 못하는 외부인이 많다. 마을융화교육이 농촌사회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방안을 이끌어내는 소통의 장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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