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농장 효자 - 참샘골호박농원 최근명 대표

‘제가 운영하는 유튜브 ’참샘골호박농원TV‘ 링크입니다. 호박손 영상을 참고하세요. 그리고 구독, 좋아요 부탁드립니다ㅎㅎ’

참샘골호박농원 최근명 대표(69)와 전화통화하고 온 문자메시지 내용이다. 명함 대신 보내온 링크를 누르니 호박의 세계가 열렸다. 구독 이후에 직접 마주하기까지 참샘골호박농원TV 채널은 수시로 휴대폰에 진동을 일으키며 영상과 게시글이 업로드 됐음을 알렸다.

▲ 활발한 온라인마케팅으로 호박손의 부가가치를 창출한 최근명 대표가 호박손을 소개하고 있다.

모바일시대 선도하는 농튜버로 인생2막
​임산부 배뭉침에 효과적인 호박손 인기

농튜버 되다
디지털농업 1세대, 회포농촌휴양마을 위원장, 농튜버는 최근명 대표가 걸어온 발자취다.

“구독자가 1천 명 이상이면 유튜브에서 영상 말고도 게시글을 올릴 수 있는 권한이 생겨요. 구독자가 400~500명일 때가 정체기였는데 외로운 싸움이었죠.”

30년째 베타카로틴이 높은 맷돌호박을 재배하고 있는 최근명 대표. 82,600㎡(2만5000평) 노지에서 처음 호박재배를 시작했다.

디지털농업 1세대라서 모바일시대의 농업도 자신 있었다는 최 대표. 디지털에서 모바일로 변화하는 시대흐름을 꿰뚫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지인을 통해 동영상 촬영과 편집을 독학하며 미래를 준비했다. 2020년 ‘참샘골호박농원TV’를 본격 운영하면서 이제는 구독자가 3000명 이상으로 늘어 영상에 광고까지 붙었다. 월10~15만 원의 광고수익은 그의 동영상 기획에 원동력이 되는 쏠쏠한 재미다.

맞춤형 가공식품 개발
2000년에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전자상거래를 트면서 날마다 ‘호박일기’를 업로드 하기에도 부팅 시간이 오래 걸리던 시절을 최근명 대표는 건뎠다. 집집마다 컴퓨터가 없어 ‘눈팅’하는 고객도 없었지만 특유의 농부 근성으로 묵묵히 일상을 전했다.

홈페이지에 고객들과 소통하는 ‘게시판’을 열고 한 여고생의 제안을 접하면서 농업6차산업에 뛰어들었다.

‘호박아저씨 왜 호박만 팔아요? 호박이 다이어트에 좋대서 달여 마시는데 쉽게 변질돼서 먹기 어려워요. 호박 많이 먹고 미인 되고 싶어요.’

여고생의 글은 최 대표를 변화시켰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참샘골호박농원은 2차 가공식품으로 껍질을 제외한 100% 맷돌호박즙 ‘호박미인’을 소포장했다.

▲ 농원의 효자식품이 된 호박손 달인물.

호박손 부가가치 창출
이듬해 농사를 위해 밭에 거름으로만 버렸던 호박넝쿨 ‘호박손’도 임산부 고객의 요청으로 즙으로 가공했다. 호박손은 손가락처럼 줄기가 다섯 갈래로 뻗어 자라는 호박넝쿨의 일종이다.

“호박손이 임산부 배뭉침에 효과적이라고 해요. 아이를 유산한 임산부 고객이 간절한 마음으로 임신을 계획하면서 한의학에 나왔다고 설명해줬어요.”

밭에 버린 호박손이라도 보내달라는 고객의 간곡한 요청에 호박손을 따서 택배로 보내줬다는 최근명 대표. 임산부 고객은 호박손을 액상차로 지속 섭취하면서 배뭉침도 완화돼 순산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일화는 맘카페에 공유되면서 인기글로 급부상했다. 최 대표는 서산시농업기술센터 창의적손맛사업에 호박손의 기능성을 소개하면서 호박손즙을 상품화했다. 호박손즙은 전국 임산부들에게 불티나게 판매되며 효자식품이 됐다.

▲ 최 대표가 재배한 미니호박. 호박 소과종을 지역축제를 통해 홍보할 계획이다.

트렌디한 호박 되려면…
최근명 대표는 넝쿨부터 씨앗, 껍질까지 버릴 것 없는 맷돌호박 생산에 자부심을 갖는다면서, 농업인들의 온라인마케팅 역량이 미래농업에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산물이 실시간으로 안전하고 신선하게 커가는 과정을 소통하는 일은 대기업 광고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농업인들만 할 수 장기입니다. 고객들과 소통하고 발전하는 농업인이 경제 위기에도 살아남을 겁니다.”

올해 충남 보령머드축제에 최 대표는 직접 재배한 미니호박과 땅콩호박을 갖고 참여한다. 호박인형만들기체험으로 호박 소과종을 홍보할 계획이다.

“예쁜 호박도 재배해서 다함께 호박의 이미지를 쌓아나가야 호박 재베에 많은 응원을 받을 수 있어요. 땅콩호박은 1kg 내외라서 도마 위에서 식재료 활용이 편리하고, 버터향이 나서 특색있습니다.”

최근명 대표는 앞으로의 꿈을 차근차근 실행하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나이가 벌써 6학년9반이지만, 꿈이 하나 있어요. 앞으로 호박카페를 운영하면서 호박차와 호박빵을 만들고 싶습니다. 호박모양으로 개성 있는 건물을 지어서 서산맛집으로 고객들에게 건강한 호박음식을 대접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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