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외식을 할 때 가장 먼저 김치 원산지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안산시청 맞은편에서 배달 없이 홀을 두고 장사하는 중국음식점을 자주 간다. 주인장은 원산지 표시제에서 짬뽕에 산지직송 고춧가루를 쓴다며 강조하고, 전복도 완도산으로 상단에 자랑스레 밝히고 있었다. 그런데 밑반찬으로 나오는 배추김치는 중국산이다. 이마저도 원산지 표시제의 맨 하단에서 커피머신기에 가려져 있어 신경 써서 봐야 알 수 있었다. 나도 모르게 탄식이 나왔다.

요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식용유 대란에 이어 원자재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밥상물가까지 요동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식당에서는 김치 대신 단무지를 밑반찬으로 내놓고 있어 국산 김치는 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단무지는 김치보다 손이 덜 가고 특별한 맛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남기기 일쑤다. 식당에서 단무지를 더 달라고 요청하는 손님도 드물다. 밑반찬에서 손님의 기호는 뒷전이다.

경기 연천에서 만난 한 농촌여성은 만두집을 운영하며 모든 반찬을 농사지은 텃밭에서 재료를 공수해온다고 했다. 식당을 방문한 사람들은 외할머니가 해준 밥 같다며 입소문이 났다고 한다. 그녀가 만든 손만두 맛이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불안한 밥상물가가 하루빨리 안정화되고 국민들에게 먹는 즐거움과 여유가 찾아오길 기원해본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