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이 뛴다 ··· 충북 진천 덕산농협 천세미 상무

▲ 천세미 상무가 담당하는 덕산농협 하나로마트 입구엔 진천에서 재배되는 다양한 꽃들을 배치해 놓았다. 장미와 프리지아 등은 아침에 농장에서 따다가 진열한 상품으로 가격도 착해 다발에 5000원이다.

충북 진천 덕산읍은 인구 3만 명을 돌파한 혁신도시다. 진천 덕산농협 하나로마트는 로컬푸드직매장을 같이 운영하며 지역주민에 신선하고 안전한 진천산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진천지역의 다문화여성 교육을 성공리에 이끌며 지역민과의 소통과 화합에 앞장선 덕산농협은 천세미 상무가 하나로마트 점장을 맡아 또 다른 혁신을 이뤄내고 있는 곳이다.

-일찍 상무에 올랐다. 비결은?
2018년에 덕산농협 하나로마트점장 겸 상무가 됐다. 농협은 보수적인 조직이라는 편견을 깬 일이었다. 농협은 승진과 인사에서 연공서열을 중시한다지만 개의치 않고 지역민들과 소통하며 맡은 바 일을 열심히 해왔기에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농협에 근무하며 여자일 남자일 따로 구분하지 않고 하려고 노력해 왔으며 덕산농협에서 남녀 차이 없이 같은 조건과 같은 자격으로 대우받고 일했다고 자부한다.

-주로 어떤 일을 담당하고 성과를 냈나?
진천은 교통이 편리하고 결혼이주여성도 많이 거주하고 있다. 다문화여성을 농촌의 인력자원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2012년부터 2018년 승진하기 전까지 거의 모든 다문화여성 업무를 담당했다. 다문화사업은 법무부나 농식품부의 지원사업이 대부분으로 우리 지역 다문화 여성들을 위해 어느 부처의 사업이든 해보겠다고 손을 번쩍 들고 신청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역농협에선 조합원을 위한 영농자재 환원사업 등에는 예산이 충분히 배정되지만 다문화여성은 예산지원을 충분히 할 수 없는 환경이기라 정부의 지원사업이나 공모사업에 적극 도전했다. 무슨 일이든 겁내지 않고, 또 찾아서 하는 편이다.

-어떤 다문화사업을 해왔는지...
사회통합프로그램인 다문화여성을 위한 한글교육은 모두 참여했다. 법무부 주최의 다문화합창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내기도 했다. 합창대회를 준비하고 또 무대에 올라 발표하며 다문화여성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기회가 됐다.

한해 20명씩 진행하는 결혼이민여성 기초농업교육과 일대일 영농맞춤교육, 전문농업인 교육 등도 빠지지 않고 진행했다. 이들 중 단 몇 명이라도 우리 농촌의 소중한 자원인 여성농업인으로 양성된다면 그 이상의 보람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몇 명 다문화여성들은 우수한 농촌의 인적자원으로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진천 특산물인 수박농사에 도전한 다문화여성이 시설하우스를 늘려가며 여성농업인으로 우뚝 서게 되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 당시 교류했던 다문화여성들과 요즘도 서로 생일을 챙기고, 함께 나들이를 가며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나 역시 힘들고 고달픈 한국 생활에서 그들의 선생님이자 언니이자 엄마가 돼줄 수 있어 기쁘고 보람 있다.

-하나로마트 운영에서 특히 주력하는 점은?
우리 매장은 하나로마트와 로컬푸드직매장이 결합된 매장이다.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지역 농업인들의 농산물 판매와 소득 창출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 한 예로 작은 상처 등이 있는 소위 B급 농산물은 상품으로 팔리기 어려워 농민들이 가공회사 등에 헐값으로 넘기는 경우가 흔했지만 우리 매장에선 B급 농산물농산물을 로컬푸드 코너 내에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에겐 저렴하게 농산물을 공급하고 농민에겐 수익을 올려주고 있어 반응이 좋다.

다문화여성들이 직접 우리 땅에서 재배한 공심채·오크라·고수 등의 아열대 농산물도 로컬푸드매장에 마련했다. 다문화여성들에게는 자국 음식을 우리 땅에서 직접 농산물을 재배해 만들 수 있다는 즐거움을 주고 있고, 다양한 식재료를 선호하는 요즘 트렌드에도 적합해 인기다.

무엇보다 결혼이민여성 농업 성공사례가 많이 알려져 다른 다문화 여성들도 의지를 갖고 도전할 수 있고, 또 유통면에서도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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