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인력난에 농기계 농작업대행서비스 효율적 대안으로 부상

▲ 대월농협의 부릉부릉팀은 올해 145농가의 논두렁 조성서비스를 실시했고, 이밖에 정지작업과 이앙, 농약살포와 수확도 대행한다. 밭작업은 멀칭작업과 콩수확과 감자수확을 기계로 대행해 준다.

지속가능한 농업 위한 농작업 대행 혁신 모델 구축
편리한 농사는 물론 농가 경영비 절감에 효과

이천의 대월농협(조합장 지인구)은 벼농사, 콩 농사를 주로 하는 조합원 1500명 규모의 지역농협이다. 2016년부터 농기계 농작업대행서비스(이하 대행서비스)를 시작한 대행서비스 선도농협으로 지인구 조합장은 농기계전국선도협의회 경기도 대표를 맡고 있다. 

대행서비스는 다양한 농기계를 갖추고 농사짓는 대농보다는 농사 규모가 작은 소농과 고령농에게 호응을 받고 있는데, 대월농협 조합원 중 농사 규모 6000평 이하 농가가 300농가다.

지인구 조합장은 “농협이 직접 대행서비스를 하게 되면서 도지로 논 한 마지기에 겨우 쌀 한가마니를 받던 고령의 농업인들이 직접 농사짓고 잘 살게 됐다며 좋아하신다”고 지역의 반응을 전했다.

대월농협은 100마력의 대형트랙터 2대 등 총 4대의 트랙터와 이앙기 5대, 콤바인을 비롯해 밭작업용 농기계와 승용관리기, 광역살포기까지 총 37대의 직영 농기계를 보유해 대행서비스를 하고 있다.

대월농협 지도과 고유재씨는 “대월농협에선 논의 경우 100% 대행서비스가 가능하고, 콩과 감자 등의 밭작물도 로터리와 멀칭작업, 밭작물 수확을 대행하고 있다”고 현황을 얘기했다. 대월농협은 고정 숙련기술자 1명, 3월부터 11월까지 계절작업기술자 총 2명을 직접 농협 소속으로 고용해 ‘부릉부릉팀’을 만들어 대행서비스를 하고 있다.

전화만 하면 농사 끝나,
고령화 농촌에 혁신

올해 영농철이 시작되며 대월농협은 지난 3월7일부터 조합원 농가 대상으로 논두렁조성 사업의 대행서비스를 했다. 논두렁 조성은 낮아지고 좁아진 논두렁을 높고 넓게 조성해 농사짓기 편하게 관리하는 논농사의 첫 시작이다.

지난 12일 대월농협의 논두렁 조성 대행서비스 현장인 군량2리를 찾았을 때 이날까지 관내 총 145농가의 대행서비스가 끝나 논두렁 조성은 거의 마무리 단계였다.

부릉부릉팀의 조용태씨는 “오늘로 논두렁 조성을 마치고, 내일부터는 쟁기로 정지작업을 하게 된다”며 “예전엔 우리 논부터 해달라고 민원을 넣던 조합원들이 작업이 빨라 순서대로 해도 농사에 지장 없는 줄 알고 이젠 느긋하게 기다리신다”고 귀띔했다.

▲ 농기계 농작업대행서비스를 지켜보고 있는 대월농협 지인구 조합장(사진 왼쪽)과 논주인인 백세현씨.

부릉부릉팀의 논두렁 조성 작업을 지켜보고 있던 55년 농사 경력의 논주인 백세현 씨는 “2천 평 논두렁 조성에 10분도 걸리지 않고 금방 끝났다”며 “전화만 하면 다 해주니까 너무 좋고, 지팡이 들고 논에 가서 들여다보기만 하면 되니까 편해졌다”고 말했다.

대행서비스 비용은 100m 논두렁 조성에 1만 원, 로터리 작업은 200평 한마지기를 3번 정도 로터리 치는데 4만5000원이다. 대월농협은 조합원이 유류비 정도를 부담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지난해 수준으로 올해 서비스 비용을 유지했다.

백세현씨는 “농협에서 논두렁 만들어주고 가래질해주고, 이앙에 농약살포와 거름과 수확서비스를 해주고, 100% 수매까지 해주니 농민은 걱정이 없다”며 흡족해 했다.

벼농사는 기계화돼 밭농사에 비해 수월한 편이지만, 농가가 농기계를 모두 갖추고 농사지으려면 경제적으로 부담이 크다. 또 바쁜 영농철에 농기계가 고장 나면 때 맞춰 수리하기도 만만찮은 일이었다. 대월농협 부릉부릉팀은 큰 농기계 고장은 어쩔 수 없더라도 가벼운 고장 정도는 자체적으로 해결하며 철저히 농기계를 정비 관리하고 있다.

지인구 조합장은 “대행서비스는 수익을 기대하는 사업은 아니지만 해마다 유류비·용역비·보험료가 오르고 있어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조합원의 편의를 지원하는 농협의 원래 목적사업으로 실시하고 있고, 농작물에 대한 적정한 관리로 농산물 품질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지인구 조합장은 경영수익을 내야 좋은 평가를 받는 지역농협의 특성상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시군에서 실시되고 있는 것처럼 대행서비스에 대한 재정 지원을 지자체에서 하고 지역농협이 자체 수익금으로 예산을 보충하는 방식의 모델이 구축되길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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