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균 농협 농업박물관장

 

농협 농업박물관 소장, ‘강진 용소농기’ 등 4점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돼…내달 5일까지 특별전

 


농업박물관(관장 김재균)이 소장하고 있는 두레 농악대의 큰 깃발인 농기(農旗) 4점이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돼 농업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서울특별시 문화재자료 제43호로 지정된 농기는 전남 강진 용소농기, 전북 김제 신풍농기, 충남 서산 덕지천농기, 충남 논산 주곡농기 등 4점이다.
이들 농기들은 일반적으로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의 문구를 써넣은 보통의 농기와는 그 형태나 그림 내용, 꾸밈새가 사뭇 다른 나름의 독특한 격을 갖추고 있어 귀중한 유물이라는 가치평가를 받았다.
강진 용소농기(길이379×폭394㎝)는 1933년 제작된 것으로 무명천 3장을 이어 정사각형 모양의 기폭을 만들고 붉은색의 천으로 지네발을 만들어 3면에 둘렀다. 그림의 소재로 용, 신농씨, 잉어, 거북 등을 민화풍으로 그려넣고 앞뒷면을 채색한 독특한 형태다. 다분히 주술적인 토템을 엿보게도 하는 농기다.
김제 신풍농기(길이464×폭270㎝)는 1957년 제작된 것인데, 제작시기와 그림 그린이 등이 상세히 적혀 있다. 무명천에 구름이 싸인 청룡을 그려 넣고 황톳물을 들인 천으로 지네발을 만들어 붙였다. 용의 형상을 상당히 사실적으로 묘사한 회화성이 짙은 깃발이다.

 

<왼쪽사진부터 강진 용소농기, 김제 신풍농기, 서산 덕지천농기, 논산 주곡농기>

 

서산 덕지천농기(길이464×폭239㎝)는 1916년에 제작된 것으로 광목천에 청룡을 그려 넣었다. 깃발의 양끝에 대형 용꼬리 깃발을 덧달은 것이 이채롭다.
논산 주곡농기(길이463×폭340㎝)는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기폭에 ‘신농유업(神農遺業)’이라는 먹글씨를 유려하게 써놓았고, 청록색 지네발 외에 흰 천의 용꼬리를 단 것이 이채롭다.
농업박물관의 김재균 관장은 “농기의 문화재 지정은 우리 농민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의미를 던져주는 사건”이라며 “방치돼 사라졌을 지도 모를 농기가 이제라도 제 평가를 받은 것 같아 흐뭇하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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