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농업의 정석-충주 ‘슬로우파머’ 황선아· 정성훈 씨 부부

생산 ·가공 ·체험 3박자의 균형 맞춘 농장 수익구조 마련

>> 치매센터와 연계해 주기적 치유 프로그램 진행

농촌 활력의 한 방편으로 농업, 농촌자원과 관련한 활동과 자원을 이용해 국민의 심리적· 사회적· 신체적 건강을 도모하는 치유농업 육성과 활성화가 추진되고 있다. 농촌을 국민의 쉼터와 힐링 공간으로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며 적합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농가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치유농업은 코로나시대에 더욱 각광받고 있다. 충주 수안보 탑동마을에서 철저한 계획과 끊임없는 교육, 열정으로 치유농업을 완성시키고 있는 슬로우파머 농장을 소개한다.
▲ 임야를 활용해 계획 설계된 치유농장을 조성하고, 치유농업 준비를 위해 10여 년 간 각종 교육을 받으며 농장주의 역량강화에 힘써온 (사진 오른쪽부터) 황선아· 정성훈 씨 부부
 

건설업 종사하던 귀농부부가 일군 치유농장

충북 충주 수안보 인근 탑동마을에 위치한 슬로우파머 농장은 임야 20만평 중 3만평을 활용해 조성된 숲속 농장으로 황선아 · 정성훈 씨 부부가 10여년 세월동안 일군 곳이다.

도시에 살 때 남편 정성훈 씨는 건설회사에서 도시기획을, 아내 황선아 씨는 건축설계 일을 했지만 큰 프로젝트 기획을 담당하던 정성훈 씨의 스트레스가 극심해 2010년 말 사표를 내고 귀농을 결심했다.

 고향에 먼저 내려온 정성훈 씨는 차근차근 귀농을 준비했다. 몇 년 후 뒤따라 온 아내 황선아 씨와 함께 밀림같이 길도 없던 산에 길을 내고 산나물 씨앗을 뿌리고 체험장 등을 조성해 지금의 번듯한 슬로우파머 농장을 만들었고, 지난해 충청북도 치매전문치유농장으로 선정됐다.

▲ 청정 자연에서의 명상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청정 숲속에 조성된 자연주의 쉼터

“건강한 먹거리는 건강한 농장에서 나온다는 철학으로 농장을 운영합니다”

4월 초지만 아직까지 꽃이 피지 않은 숲속 농장에서 한창인 산마늘을 채취하던 부부의 말이다.

임업진흥원에서 농장의 토양과 생산작물에 대해 무농약, 무화학비료 인증인 ‘청정숲푸드’ 인증을 받은 흙에서 자라는 산마늘은 농장의 주 생산물이다. 곧 두릅과 눈개승마 등의 다양한 산나물도 본격적인 수확을 앞두고 있다. 꾸지뽕, 마가목, 엄나무, 가시오가피, 벌나무 등 약용수도 농장에서 자란다.

“우리 농장의 소득은 임산물 생산과 가공, 체험의 삼박자가 균형을 맞추고 있고, 치유분야의 소득이 늘어나는 추세죠.”

정성훈 씨는 농장의 치유분야 활용에 더 기대감을 갖고 있고 단단히 준비 하고 있는 중이다.

 

계획적인 설계로 농장 구성

슬로우파머 농장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체험장과 화장실을 만날 수 있다.

“먼 길을 온 방문객들이 제일 먼저 이용하는 화장실은 농장의 얼굴”이란 게 부부의 설명이다.

본격적으로 농장에서 체험객을 받은 2019년 하반기에만 약 1200명의 체험객이 다녀간 농장의 핵심은 트레킹 코스인 오솔길로 방문객의 시간과 체력을 안배해 3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자연을 느낄 수 있는 30분, 60분, 90분 코스로 나눠 이용할 수 있게 조성하고 중간 중간에 명상장과 숲속 놀이터를 등의 시설로 구성됐다.

“가급적 시간의 여유를 갖고 오시길 권합니다. 다양한 체험에도 참여하고 편안히 트레킹을 즐기시면 좋겠어요.”

지난해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도, 부부는 농장에서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진행해 산마늘장아찌 키트와 산마늘 생채 등을 판매해 판로를 개척했고, 크라우드펀딩도 진행하는 등 다방면으로 가공품의 판로에도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부부가 요즘 가장 주력하는 것은 치유농업 분야다. 보람도 크고 발전 가능성도 많기 때문이다. 자연에서의 경험과 시간을 제공해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한 삶을 제공하는 치유농업에 슬로우파머 농장의 청정 자연주의 환경은 말할 나위없이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 4월 초, 슬로우파머농장의 1차 생산물 소득원인 산마늘을 채취하고 있는 부부. 이외에도 두릅과 눈개승마 등의 임산물과 약용수를 이용한 가공품도 만들고 있다.

물론 유아와 초중고 학생 학부모 대상의 자연물 놀이, 생태관찰, 숲속놀이도 자연과 생태,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치고, 다육화분만들기, 향초만들기 등으로 소중한 경험도 얻게 한다. 일반인들 대상으론 봄나물 채취, 계곡탐방, 명상트레킹, 팜파티 등을 진행하며 숲에서의 즐거움을 맘껏 누릴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도 이다. 모두 예약제로 운영된다.

이곳에선 지난해 충북광역치매센터와 연계해 초기 치매환자와 가족대상 프로그램을 상하반기 9회씩 진행했다. 정원을 계획하고 텃밭을 가꾸며 자연을 느끼고 즐기는 프로그램, 인생 시기를 나눠 그림과 글로 표현하고, 매회 자연물 공예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다.

“더 세심히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치매어르신들의 자신감과 성취감을 높이고, 만족도 최상의 평가를 받아 보람이 컸습니다”

부부는 올해는 관광 의료분야와 접목해 치유관광 프로그램 운영을 준비 중인데, 고령화 추세에 치유농업 활동 대중화를 이끄는 일이기도 하다.

“그간 결코 쉽지 않았지만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자연을 활용한 보다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준비해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슬로우파머가 되렵니다”

지난해 치유농업관련 자격증을 취득했고, 매년 100시간 이상 농장운영 관련 전문분야 교육을 이수하는 등 끊임없이 자신의 역량강화에 힘쓰고 있는 정성훈 씨의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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